안녕하세요~ 더 블로그 필진 허우범 대리입니다. 제가 얼마전 출장 차 독일을 방문하던 중에 잠깐 여유가 생겨 주위의 디자이너들에게 ‘정말 괜찮다’고 추천을 받은 아우토스타트(Autostadt)에 다녀왔습니다. 독일 베를린에서 기차를 타고 한 시간가량 서쪽으로 가다 보면 볼프스부르그(Wolfsburg)라는 작은 도시가 나오는데, 아우토스타트는 바로 그곳에 있는 자동차 테마파크입니다. 아우토스타트(Autostadt)는 ‘자동차 도시’라는 의미로 2000년 6월, 독일을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 폴크스바겐 공장 바로 옆에 세워졌다고 하네요. 건립에만 약 5천억 원이 들어갔다는 이 특별한 곳을 오늘은 여러분에게 소개 해드릴까 합니다.

자동차 테마파크 사진

한 눈에 다 볼 수 없을 만큼의 거대한 역사관
기차를 타고 볼프스부르그 역에 도착해서 보이는 첫 풍경은 해마다 500만 대 이상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도시라 여겨지지 않는(?), 꽤 모던한 멋이 풍기는 곳입니다. 여기에는 오래된 듯한 철길과 소박한 자연환경이 한몫을 하고 있죠. 일단 이런 기분 좋은 풍광을 뒤로 한 채 아우토스타트에 발을 들여 놓았습니다.

가장 먼저 돌아본 곳은 자동차 역사관입니다. 자동차의 역사를 한눈에, 아니 한눈에 보기엔 너무 많아(!) 놀라운 곳입니다. 1800년대 마차처럼 보이는 100마력도 되지 않는 초기 모델부터 미끈하게 빠진 최신 자동차까지…. 층층이 자동차의 역사가 빼곡히 들어차 있습니다. 무엇보다 옛 자동차들의 복원 상태가 아주 훌륭해서 전시장을 돌아보다 보면 마치 그 시대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까지 들더군요.

옛날 자동차 사진옛날 자동차 사진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화두를 던지는 환경관
역시 요즘 어딜 가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지구 환경 문제는 아우토스타트에서도 비켜가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환경관이라고 해서 단순 홍보용이겠지 했는데, 인터랙티브한 요소와 재미있는 비주얼 아이디어를 결합해 관람객이 환경 문제를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꾸며놓았습니다. 가령, 한 달에 고기를 얼마나 먹는지, 일 년에 비행기를 얼마나 타는지 등을 입력하면 자기가 지구에 남기는 안 좋은 발자국을 바닥에 그려준다든가, 각 대륙의 물 소비량을 분수처럼 보여주는 등등 인상적인 전시물이 많았습니다.

환경관 사진
독일의 대표 자동차가 궁금해? 브랜드관
독일의 대표 브랜드인 아우디, 폴크스바겐, 람보르기니 등은 각 브랜드 별로 특색있는 개별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아우디관은 주로 ‘첨단 이미지’에 주력하고 있더군요. 지금은 일반적인 기능이 된 주차 가이드나, 뒤에서 차가 빠른 속도로 접근하면 알려주는 기능, 도로 라인에서 벗어날 때 경고 기능 등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얼마나 인간공학적인 설계를 중시하는지도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아우디관의 모든 시뮬레이션 조작은 실제 아우디 모델의 조작 패널에 적용된 방향키를 사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아우디의 브랜드를 일관성 있게 유지하고 있음을 은근히 자랑하고 있더군요.

브랜드관 사진
다음은 폴크스바겐관입니다. 폴크스바겐 그룹과 LG는 얼마 전 2012년부터 2018년까지 7년간 3억 7천만 달러(약 4천3백억 원) 규모의 카오디오(Car Audio) 시스템 납품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지요. ^^ 폴크스바겐관을 들어가면 중심엔 커다란 구가 있고, 시간이 되면 구 한쪽에서 문이 열립니다. 구 안은 폴크스바겐의 홍보 영상을 보여주는 곳으로 360도 천장 전체를 스크린으로 사용, 시야 안으로 영상을 가득 볼 수 있습니다. 몇 개의 짧은 에피소드 영상인데, 아주 걸작입니다. 부녀간의 이야기, 잘 풀리지 않는 스키 점프 선수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폴크스바겐과 함께 펼쳐집니다. 운전 면허를 따고 10년 동안 운전대 한번 잡아보지 않은 저조차도 당장 폴크스바겐을 한 대 뽑고 싶게 만드는 브랜드 스토리였습니다.

브랜드관 사진

유머러스한 위트로 가득찬 가상 자동차 시승
이곳에서 ‘가상 자동차 시승’도 경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극장식으로 꾸며진 작은 공간에 입장하면, 마치 자동차에 탄 것 같은 느낌으로 스크린 상의 가이드를 따라 오토스타트 곳곳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이 가이드는 무척 유머러스해서 자동차를 물 속에 처박히게 했다가, 높은 타워에서 떨어뜨리기도 하고 장난이 아주 심하답니다. ^^ 독일어로 말하는 통에 도저히 무슨 뜻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함께 타는 사람들의 반응만으로도 충분히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자동차의 엔진 떨림과 소리, 코너링의 느낌까지 느낄 수 있는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우토스타트는 오후 몇 시간의 관람만으로는 다 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볼거리와 체험 거리가 있는 곳으로, 자동차 자체에 대한 관심이 그닥 높지 않은 저조차도 폐관 시간을 아쉬워했답니다. ^^;; UI 디자인인 저는 자동차 설계에서 인터페이스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잘 알 수 있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 기업들이 판매에만 열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고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각종 아이디어를 적용해 전시관을 마련한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제품 뿐만 아니라 그들의 브랜드와 철학 등을 알리려는 노력도 돋보였구요. 혹시 여러분도 독일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넉넉히 하루를 투자해도 아깝지 않을 아우토스타트를 꼭 한번 들러보세요!

* 잠깐 팁!  LG는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LG 인화원’에 역사관이 마련되어 있는데요, 1960년에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선풍기와 1966년 국내 최초로 만든 TV 등을 볼 수 있습니다. LG전자도 지난해 50주년을 맞아 온라인에 사이버 역사관(http://history.lge.co.kr)을 오픈했습니다. 누구든지 쉽게 방문하실 수 있으니 꼭 한번 들러주세요!

창업의 시기 캡쳐

Writer

허우범 대리(u:)
는 LCD TV UX그룹에서 제품을 편리하고 재미있게 만드는 사용자 경험(UX)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흥미롭고 매력적인 UI를 만들고 싶어한다. ‘가지고 놀고 싶은’ 제품을 만들고 싶어하고, ‘노래 만들기’와 ‘음식 만들어 남 먹이기’를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