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의 아름다운 도전! LG컵 국제여자야구대회 현장

뒤늦은 장마가 물러간 지난 8월 22일, 경기도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LG컵 국제여자야구대회(LG Cup International Women’s Baseball Tournament 2014)’의 막이 올랐습니다. 한국여자야구 사상 국내에서 열린 첫 국제대회인 만큼 뜨거운 관심 속에 개막한 이번 대회는 한국(2개 팀), 미국, 일본, 대만, 홍콩, 호주, 인도를 포함한 7개국 8개팀 150여 명의 선수들이 참여해 숨 막히는 열전을 펼쳤습니다.

LG컵 국제 야구대회개막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선수들

특히 이번 경기가 열린 ‘LG 챔피언스 파크’는 개막 당일 준공식을 한 LG스포츠의 새로운 2군 연습 구장입니다. 과연 신축구장의 ‘처음’을 장식한 ‘LG컵 국제여자야구대회’에선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그 뜨거웠던 현장을 공개합니다!

* 완봉승! 대한민국, 첫 경기 완승을 하다

그라운드 위에 서 있는 각국의 선수들

개막식을 위해 그라운드에 나란히 선 선수들은 밝은 표정으로 동료들과 이야기하거나 기념 촬영을 하며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평균 연령이 가장 어린 호주의 ‘오지 쿠커브라스(Aussie Kookaburras)’ 팀의 파이팅 넘치는 모습에 현장에 있었던 선수들 모두 미소지었다는 후문입니다. 이번 대회를 위해 한국어로 유니폼을 맞춰 입어서 눈길을 끌었는데요. 백넘버 위에 한글로 쓴 ‘소피’라는 이름이 인상적입니다.

호주팀 선수들이 한국어 이름이 써 있는 유니폼을 입고 있다

개막식에서는 LG전자 구본준 부회장을 비롯해 이광환 한국여자연맹 수석부회장, 조병돈 이천 시장, 허구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등 야구계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습니다. 특히 구본준 부회장은 개회사에서 “앞으로 여자야구가 세계 최고의 스포츠 종목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다하겠다.”라고 밝혀 큰 박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개막식에서 시구를 하고 있는 LG전자 구본준 부회장과 조병돈 이천시장

한편 구본준 부회장과 조병돈 이천시장은 개막전인 한국 ‘KOREA’팀과 대만 ‘밴가드’ 팀 경기의 시구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특히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사회인 야구팀에서 활약할 만큼 야구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구본준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역투를 선보이며 지켜보는 이들을 감탄하게 했습니다.

진지한 자세로 경기에 임하고 있는 선수들. 배트를 휘두르기 직전 선수의 모습(좌), 화이팅을 하는 선수들의 모습(우)

“나이스 피치” “화이팅”
한 구 한 구 던질 때마다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동료들의 경기를 응원하러 온 한국 ‘KOREA’팀은 프로야구 부럽지 않은 응원전을 펼치며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었습니다. 이 덕분일까요? 한국의 ‘KOREA’팀은 대만의 ‘밴가드 팀’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치며 12:0으로 콜드게임 승을 거뒀습니다.

한국팀 투수가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는 완봉승의 주인공이 탄생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한국 ‘KOREA’팀의 선발 강정희(28, 리얼디아몬즈) 선수였는데요. 경기 내내 호투를 펼친 강정희 선수는 2피안타 4사사구 4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한국 ‘KOREA’ 팀에 승리를 안겼습니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도 일말의 흔들림 없이 침착한 피칭을 펼쳐 지켜보는 이들을 감탄하게 하였습니다.

* 운명의 라이벌, 결승전에서 만난 한국과 일본

8월 25일 18시 30분부터 열린 결승전에는 운명의 라이벌, 한국과 일본의 맞대결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대회 전부터 우승 후보로 손꼽힌 두 팀인 만큼 경기 결과에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었는데요. 일본 ‘오사카체육대학(Osaka University of Health and Sport Sciences)’ 팀은 경기 초반부터 막강한 화력을 앞세워 한국팀을 압박했습니다.

한국팀과 일본팀이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코치의 말을 듣고 있는 투수(좌), 공을 잡기 위해 점프하는 한국팀 선수와 미끄러져 들어오는 일본팀 선수(우)

최종 스코어 19:1. 최선을 다했지만, 세계 최강인 오사카대 여자야구팀의 조직력 앞에서 ‘KOREA’팀도 무릎을 꿇고 말았습니다.

몸을 날리는 일본 선수와 한국 선수

경기 종료 후 이어진 시상식에서 ‘LG컵 국제여자야구대회’는 팀 부문과 선수 부문으로 나누어 시상을 했는데요. 이번 대회 우승은 일본의  ‘오사카대 여자야구팀’에게 돌아갔습니다. 준우승은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인 한국 ‘KOREA’팀에, 3위는 대만의 ‘밴가드’ 팀을 13:6으로 누른 한국의 ‘WBAK’ 팀이 차지했습니다. 한편 MVP는 우승팀인 일본의 토미모토 미유키 선수, 타격상은 시바노 사야카 선수, 투수상은 노마 레이나 선수가 수상했습니다. 이 밖에도 베이브 루스 상, 파인 플레이 상, 포토제닉상, 미기상, 열정상 등 다양한 부문을 시상해 지난 4일간 최선을 다한 선수들을 격려했습니다.

챔피온 카드를 들고 기뻐하는 외국인 선수들의 단체 사진

* “We’re All in This Together”, 다 같이, 다 같이, 모두 다 같이! 

경기장에서는 한 치의 양보 없는 냉혹한 승부를 펼치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여자야구’로 똘똘 뭉친 동료들입니다. 대회 기간 내내 동고동락한 만큼 선수들 간의 유대감이 매우 끈끈했는데요. 하는 일도, 나이도, 심지어 국적까지도 다른 선수들이지만 야구 앞에서는 모두 하나였습니다.

참여한 모든 팀 선수들이 함께 장기자랑을 선보이고 있다

경기가 끝난 후 장기자랑에서 신 나는 음악에 맞춰 미국팀 선수들이 춤을 추자 무대를 빙 둘러싸고 손뼉을 치던 다른 나라 선수들도 어느새 무대에 올라 비트에 몸을 맡겼습니다. 순식간에 무대는 빨간색, 파란색, 회색, 검은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로 가득 찹니다. 그 순간 국적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야구로 똘똘 뭉친 그녀들에게는 국적 이상의 ‘무언가’가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 여자야구, ‘It’s all possible’

미국팀 '베이스 포 올'의 감독 저스틴 시걸이 유니폼을 선물하고 있다

시상식 후 단상에 선 미국 ‘베이스볼 포 올’의 감독 저스틴 시걸은 편지를 낭독하며 “함께 할 기회를 만들어 주신 LG전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습니다. 메이저리거 최초의 여성 배팅볼 투수인 시걸 감독은 편지와 함께 자신의 유니폼을 LG전자에 기증하여 우렁찬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야구를 즐기는 여성 인구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수들이 실력을 겨룰 수 있는 대회는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클럽 대항 국제여자야구대회는 홍콩의 피닉스 컵 대회와 이번 대회가 유일합니다. 사회인 야구 인프라가 세계 최고 수준인 일본의 경우, 여자야구 독립 리그가 운영되기는 하지만 프로야구에 비하면 미미합니다. 우리나라 사정은 조금 더 열악합니다. 많은 여자야구단이 연습할 구장이 없어 떠돌이 신세로 매주 연습장을 찾아다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이 공과 배트를 놓지 않는 것은 야구에 대한 순수한 열정 때문입니다.

경기가 끝난 후 한국 선수들이 단체로 화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LG전자 구본준 부회장은 갈라 디너에 앞서 건배 제의를 하며 기업 슬로건이기도 한 ‘It’s all possible(매 순간 가능성이 열린다)’이라는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구본준 부회장은 이어 “선수들의 야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 큰 꿈이 세계여자야구 역사에 깊이 새겨질 것”이라고 전하며 여자야구 선수들의 열정을 응원했습니다.

‘야구는 남성의 전유물’, ‘야구는 보는 스포츠’라는 편견에 당당하게 도전한 150여 명의 선수들. 그녀들이야말로 ‘It’s all possible!’, 매 순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최고가 되는 그날까지, 그녀들의 도전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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