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생활이 편해지는 업무 노트 습관

회사에서 정신없이 바쁘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출근해서 일 하나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상사가 급히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서 다른 일을 던져주죠. 이것저것 새로운 일이 끼어들어 옵니다. 중간에 요청받은 일들을 처리하다 보니 원래 하려고 마음먹었던 일은 시작도 못 했는데 퇴근 시간이 다가옵니다. 또 야근을 해야 하나? 머리가 아파집니다.

서류를 쌓아놓고 고민하고 있는 남자 회사원의 모습

회사 생활이 힘든 이유는 대인 관계, 성과 관리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통제감의 상실입니다. 특히 시간에 대한 통제감을 느끼지 못할 때 회사 생활이 힘들어집니다. 자기 시간을 자기 마음대로 못 쓰게 되면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없게 됩니다. 회사 생활이 편해지려면 시간에 대한 통제감을 느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럼 시간에 대한 통제감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자기가 생각한 일을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할 수 있으면 됩니다. 자기 시간을 자기의 뜻대로 쓸 때 시간에 대한 통제감이 찾아옵니다.

시간에 대한 통제감을 느끼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계획입니다. 업무 계획은 회사나 상사를 위해 세우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내 시간의 주인이 되기 위해, 시간에 대한 통제감을 느끼면서 일하기 위해 작성하는 것입니다.

주간 업무 계획표로 업무를 관리해 보자

시간 관리, 업무 관리를 위한 도구는 참 다양합니다. 저는 14년간 회사에 다니면서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왔습니다. 프랭클린 플래너를 5년 넘게 사용했고, 프랭클린 플래너를 개선한 스마트플래너도 사용하였습니다. 스마트폰을 쓰면서부터는 디지털로 넘어와 Pocket Informant, Things 같은 앱으로 GTD도 사용하였습니다. GTD를 쓰다가 좀 더 단순한 앱을 쓰고 싶어 Clear, Wunderlist 같은 앱으로 갈아타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플래너도 스마트폰 앱도 쓰지 않습니다. 일반 노트만 사용하면서 업무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주간 업무 계획표 + 할 일 목록(To Do List)

제가 일하는 부서는 주간 업무 보고서를 목요일 저녁까지 작성해서 보내야 합니다. 금요일 오전에 전날 보낸 주간업무 보고서를 가지고 프로젝트 전체 미팅을 하죠. 그래서 저는 목요일 오후에 다음 주 업무 계획을 작성합니다. 차주 업무 계획은 아래와 같은 엑셀 시트에 작성합니다. 해야 할 업무의 목표, 세부 추진 방안, 예상 문제점 및 추진 방안을 씁니다. 그다음 업무의 우선순위를 매깁니다. 각각의 업무를 진행할 일정을 날자 칸에 화살표로 표시합니다.

주간 계획을 직접 작성한 예시 이미지. 우선순위, 분류, 세부 추진 방안, 목표, 예상문제점 및 추진 방안, 일정, 달성수준으로 구분되어있다.

이 주간 업무 계획표 양식을 제가 만든 것은 아닙니다. 예전에 제가 속했던 프로젝트의 리더였던 이명원 수석연구원(LG전자 소재기술원 소속)께서 만드신 양식입니다. 저를 포함한 다른 구성원들에게 이 주간 업무 계획표를 매주 작성해서 제출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때는 이 주간 업무 계획표 작성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 다음 주에 할 일을 미리 상세하게 계획하고, 실제로 진행할 일정까지 표시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웠죠. 주간 업무 미팅 때에는 실제로 계획표대로 했는지 검사까지 받았으니 계획을 대충 세울 수도 없었습니다.

2년동안 직접 작성한 노트. 일자별로 나누어 작성된 여러 권의 노트 모습

그런데 이 주간 업무 계획표 작성을 7년 이상 해오다 보니까 습관이 몸에 배면서 장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 리더와 함께 일하지 않게 된 이후에도, 누가 시키지는 않지만, 스스로 주간 업무 계획표를 매주 작성하고 있습니다. 작성한 업무 계획표는 출력해 매주 노트에 붙여두고 진행 상황을 기록합니다.

주간 업무 계획표 작성법 # 우선순위 : 업무의 중요도에 따라 우선 순위를 매김 1번 = 꼭 해야하는 최우선 업무, 2번 = 그 다음으로 중요한 업무. 우선순위를 쉽게 파악하기 위해 색상을 구분. 1번은 빨간색, 2번은 노란색으로 표시 # 분류 : 업무의 카테고리 표시(꼭 정확한 분류명으로 구분할 필요는 없어요) # 목표 & 세부 추진 방안 : 그 주에 달성해야할 업무 목표 및 구체적인 업무 내용을 적음 # 예상 문제점 및 추진 방안 : 업무를 실행하는데 예상되는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간단히 메모 # 일정 : 세부 실행에 적은 업무를 진행할 예상 기간을 화살표로 표시. 실행 단계에서 다른 색깔의 볼펜으로 실제로 진행한 기간을 표시 # 달성 수준 : 예전에는 %로 체크한 적도 있지만, 그럴 필요까지는 없더라구요. V(완료), X(취소), *(wlsgod wnd), →(연기)로 표시

주간 업무 계획표를 만들면 뭐가 좋을까요?

1. 마음이 편해진다

마음 편하게 살기 위해서는 고민이 없어야 합니다. 회사에서 마음이 편하려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면 됩니다. 주간 업무 계획표를 쓰면 회사 생활을 단순하게 할 수 있습니다.

  1. 출근하면 주간 업무 계획표에서 오늘 날짜 칸을 본다.
  2. 화살표가 있는 업무를 오늘의 할 일 목록에 옮겨 적는다.
  3. 할 일 목록의 일을 우선순위대로 하나씩 해치운다.

 

오늘의 할 일 목록(To Do List)은 작은 노트에 별도로 기록합니다. 주간 업무 계획표와 오늘 할 일 목록을 노트 하나에 같이 쓰고 싶으시면 그것도 괜찮습니다. 저는 주간 업무 계획표가 붙여진 노트를 펼쳐 놓고, 별도의 노트에 그 날 할 일을 옮겨 적는 방식이 더 편해서 할 일 노트를 별도로 쓰고 있습니다.

작성한 업무계획표를 노트에 붙여놓은 모습

주간 업무 계획표처럼 중요한 업무에는 번호에 빨간색, 주황색 동그라미를 쳐서 강조합니다. 업무를 다 처리하면 완료 표시를 합니다. 이 작은 할 일 목록 노트 한 권만 가지고 다니면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오늘 날짜에 적힌 목록을 보면서 차례차례 하나씩 그냥 하면 됩니다.계획은 짧은 시간 집중해서 고민하고, 나머지 시간 동안 마음 편하게 일하기 위해 세우는 겁니다.

2. 업무 효율이 올라간다

업무를 효율적으로 한다는 것은 짧은 시간에 많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꼭 해야 할 일은 빠뜨리지 않고 하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에 시간을 쓰는 경우를 줄이는 것입니다. 업무 효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필요하지 않은 일에 들이는 시간을 줄여야 합니다.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해야 할 첫 번째 일이 바로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입니다. 다음 주의 업무 계획을 세울 때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먼저 처리해야 하는 시급한 일은 무엇인가?

시급하지는 않아도 시간을 들여서 꾸준히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의 시간을 통해 업무 계획표에 우선순위를 매겨 놓으면, 실행의 단계에서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작용합니다.

업무노트와는 별도로 할 일 노트를 작성한 모습

미리 계획하지 않은 일이 갑자기 생겼을 때에도, 그 일의 우선순위와 오늘 하기로 계획한 일의 우선순위를 비교하면 어떤 일을 먼저 처리해야 할지 판단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상사의 갑작스러운 업무 지시에도 기준을 가지고 대처할 수 있게 되죠. 그 날 꼭 처리해야 하는 우선 순위가 높은 일이 있다면, 업무 계획표를 근거로 미리 계획한 일을 먼저 처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할수 있습니다.

주간 업무 계획표의 우선 순위에 따라 일을 하면 업무 효율이 높아집니다. 낭비되는 시간이 줄어들어 회사 생활에 여유가 생깁니다.

3. 만족도가 올라간다

직업 만족도 1위 초등학교 교장, 2위 성우, 3위 상담 전문가, 4위 신부, 5위 작곡가... 44위 의사. 통제감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이 중요!

‘11년 고용정보원 자료에 의하면 직업 만족도 1위가 초등학교 교장이었습니다.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의 직업 만족도가 높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통제감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주요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직업의 만족도가 높기 위해서는 직장에서 자신이 원하는대로 시간을 쓰고,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통제감이 있을 때 행복할 수 있습니다.

행복의 필수 요소 = 통제감. 스키장에서 점프를 하고 있는 스키어의 모습

이미지 출처 : Flickr Shay Haas

주간 업무 계획표를 통해 업무를 해나가면 자기 시간에 대한 통제감이 생깁니다. 회사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커집니다. 직장인 대부분은 하루 중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가장 많을 겁니다.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의 만족도가 커지면 그만큼 전체적인 행복의 수준도 올라갑니다. 자신이 세운 업무 계획대로 일을 하다 보면 회사 생활의 만족도도 올라갑니다.

주의할 점 : 계획의 밀도에 관하여

이 방식은 미리 여행지도와 일정표를 만들고 거기에 맞춰 여행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여행 계획을 대충 짜놓으면 여행이 엉망이 되겠지요. 너무 갈 곳을 많이 잡아 놓으면 다 가지도 못하고 지쳐버릴 것이고, 일정을 너무 느슨하게 잡아 놓으면 몸은 편하더라도 여행을 통해 얻는 것이 적을 것입니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 내가 처한 상황과 목표에 맞게 꼼꼼하게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행을 많이 다녀본 사람일수록 계획을 잘 세우겠죠. 주간 업무 계획표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는 연습이 반복될수록 더 계획을 잘 세울 수 있습니다.

계획은 고정불변의 것이 아닙니다. 주변 상황의 변화에 따라 그때그때 수정/보완하세요. 월요일에 출근하면 전주에 세웠던 주간 업무 계획을 보고 더 추가할 것은 없는지, 달라진 상황에 맞춰서 우선순위를 바꿔야 할 것은 없는지 자세히 검토합니다. 매일 아침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주간 업무 계획표를 점검하고, 수정/보완을 합니다. 미리 다른 일들의 우선순위를 표시해 놓았기 때문에 새로운 일을 끼워 넣는 작업은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나만의 방법을 찾자

제가 소개해 드린 방법이 모든 분에게 적합하지는 않을 거예요. 좀 더 정교한 방법이 필요하신 분도 있을 테고, 더 단순한 방법으로도 충분한 분들도 계실 거예요. 스마트폰 앱으로 관리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느끼는 분들도 많으실 거예요. 그냥 ‘저 사람은 저렇게 하는구나!’, 업무 관리 방법의 하나로 참고해 주시길 바랍니다. 마음에 드시면 따라 해 보시는 것도 좋겠지요. 직접 해 보시면서 자신의 스타일에 잘 맞으면 계속 쓰시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버리시면 됩니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시간 관리법을 찾아서 그 방법을 발전시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방법을 쓰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계획을 세우는 목적을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복잡한 방법은 오래 쓰기 어렵다. 단순한 방법일수록 좋다.
  • 다른 사람의 좋은 습관을 따라 해보자. 단, 쓰면서 자신에게 맞도록 변형하자.
  • 계획을 세우는 목표를 잊지 말자. 단순하게! 행복하게! 살기 위해 계획을 세우자.

제가 사용하는 주간 업무 계획표 양식을 첨부합니다. 필요하신 분은 다운받아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다운로드)

신정철 아바타커뮤니케이터 벳지

LG전자 연구원, 두 아들의 아빠로서 가정과 직장의 일상과 과업 속에서 소소한 의미를 찾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심리학, 소셜 미디어, 스마트 워킹에 관심을 갖고 글을 쓰며 삶의 지평을 넓히고자 하는 현재 진행형 관찰자입니다. '메모 습관의 힘' 저자, 블로그 마인드와칭(http://mindwatch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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