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내 손과 발이 된다!

서비스 로봇이라는 것을 접한지도 십년이 휠씬 넘어가네요. 그동안 나름대로 이런저런 고민과 상상을 해 왔는데, 마침 여러분과 의견을 나눌 기회가 주어져 기쁘게 생각합니다.

과연 미래에 로봇들이 어떤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올까요? 사람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로봇이 공존할 수 있을까요?

쉬운 주제는 아니지만, 상상 속의 로봇과 현실 세계의 로봇을 살펴보고, 그 차이가 어떻게 줄여질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어떤 모습의 로봇이 가능할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분과 의견을 나눌까 합니다.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미래] ② 로봇이 내 손과 발이 된다!  

로봇을 어디에다 쓰지? 매우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는 주제입니다. 그래서 저도 아주 개인적인 의견으로 시작할까 합니다.(^^)

저는 로봇을 구성하는 기술 분류를 크게 3가지로 정리하여 봅니다. 인식(認識), 사고(思考), 행동(行動).

‘인식’은 주어진 환경을 이해하기 위한 분야로 여러가지 다양한 센서를 활용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가장 단순하게 접촉 여부를 알기 위한 Tactile 센서에서부터, 접촉하는 그 힘의 정도를 알기 위한 Force/ Torque 센서가 있습니다. 이와 용도는 비슷하지만, 직접 닿지 않는 비접촉식으로 주변 장애물 유무를 알기 위한 초음파 및 IR 등이 있습니다. 요즘 초음파는 자동차 후진 시 경고용으로 많이 쓰입니다. 한편 영상 정보를 얻기 위한 카메라, 음성 정보의 마이크 등 다양한 용도의 센서가 많지만, 각 센서마다 가격도 부담스럽고 실사용에는 제한이 많습니다.

참, 로봇 연구자들을 얼마 전에 멘붕에 빠뜨린 센서가 있습니다. Microsoft Kinect, 들어 보셨나요?

영상 정보로부터 거리를 알려면, 카메라가 두 개인 스테레오 카메라를 써야 하는데, 쓸만한 센서는 가격이 몇 백만 원을 호가했죠.  그런데 Kinect 는 몇 십만 원이면 살 수 있으니 혁명이라고 말할 수 밖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식”을 위해서는 더 발전된 제2, 3의 Kinect 가 필요합니다.

앞에 있는 장애물을 확인할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키넥트, 기다란 모양으로 검정색이며 제품 앞쪽에 센서가 3개 있다.

Microsoft Kinect, http://www.amazon.com

 

참고로 연구용 로봇 플랫폼으로 유명한 Willow Garage 의 PR2가 있는데요. 이런, 구입할 수는 있지만 가격이 28만불이네요. ^^

연구용 로봇 플랫폼인 PR2의 모습. 왼쪽에 PR2의 각종 센서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고 오른쪽에 PR2 스케치 모습이 있다.

 

PR2 Sensors http://www.willowgarage.com/pages/pr2/specs 

 

로봇도 행동하기 전에 고민을 한다?!

두번째로 ‘사고’를 살펴 보겠습니다. ‘인식’에서 얻은 정보를 얼마나 잘 분석하고, 고민해서 행동할 지 결정해야 합니다. 사실, 저는 이 분야에 대해 기대수준을 낮춘지 이미 오래입니다. ㅠㅠ

과거 Entertainment Robot에 대해 고민할 때, 아주 큰 딜레마가 있었습니다. 당대에 유행하던 학습 이론이나 감정 혹은 성장 모델 등을 복잡하게 고려해 구현해도, 로봇이 표현할 ‘행동’ 이 너무 뻔하다는 것이었죠! 구현된 행동을 보는 사람은 로봇의 행동이 “얼마나 로봇 스스로 고민해서 나온 것인지” 차이를 알기 어려웠습니다.

 왼쪽에 엔터테인먼트 로봇 프로토의 사진이 있다. 프로토는 강아지 모양의 로봇이다. 오른쪽엔 프로토의 센서가 어떤 과정을 통해 행동을 취하는지 적혀있다.

 l Entertainment Robot Proto 및 사고(思考) 모델  

또 아주 원초적인 질문이지만,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기 어렵다”는 속담처럼 사람들 사이의 Interaction 은 아주 미묘합니다. 이런 부분까지 감당하려면..  좀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Aibo도 그랬지만, 처음에 신기한 마음에 이것 저것 해보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은 싫증을 느끼게 되죠. 그래서 고급 장난감(!)이란 얘기도 많이 했습니다.

로봇에게 관절을 줄 수 있다면

마지막으로 ‘행동’ 입니다. 사람이나 동물에게는 관절이라는 신체 부위가 있습니다. 뼈와 뼈를 이어주면서, 근육을 통해 걷거나 뛰거나 할 때 움직임의 중심이 됩니다. 이러한 움직임 중심의 가장 큰 특성은 움직임 위치에 따라 그 중심 상대 축이 변화한다는 것인데, 로봇으로 구현하려 하면 매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로봇의 경우, 상대 축이 고정형태로 회전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더불어 관절을 움직이려면 로봇은 근육대신 구동기가 필요한데, 모든 움직임에 구동기를 다 붙일 수도 없지요. 결국 로봇은 자연스럽지 못하고 뻣뻣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네요. 

결국 기본적인 기술 3가지 모두 기대수준을 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물론 몇만원 수준의 장난감에서는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겠지요. 10년전 쯤, 일본 장난감 전문 업체 Bandai 등은 자신있게 지능형 장난감을 출시했습니다.

일본 장난감 전문업체 반다이에서 만들어 낸 고양이 모양의 장난감 로봇 BN1. 왼쪽은 BN1이 누워 있는 모습, 오른쪽은 일어난 모습이다.

l Bandai BN1, http://www.theoldrobots.com/ 

장난감 업체들의 비전은 저가의 단순 기능으로 시작해도 다량 생산을 통한 지속적인 선순환 구조로 기능을 추가해 나가면, 결국은 로봇이라는 제품을 선도할 수 있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유행에 민감한 장난감이라는 속성을 크게 벗어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로봇과 장난감이 추구하는 가격, 기능, 생산량, 기술 등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는 그래프와 표

l Toy Makers Perspective

 

유용한 로봇을 만들려면?

그러면 어떻게 해야 유용한 로봇을 만들 수 있을까요?

일단 사용환경이 정형화 되어 있어야 합니다. 산업용 로봇처럼, 사용 환경이 예측 가능할 때 로봇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인식이나 행동 모두 예측 가능하며, 지능이 크게 역할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럼 서비스 로봇은 어떻게 하지?” 라는 질문에 대해 한참 고민하다 만든 그림을 소개합니다.

로봇 기술과 전망에 관한 표로 수술로봇, 청소로봇, 장난감 등의 인식, 사고, 행동 수준을 비교 분석하여 보여주고 있다.(좌)산업용 로봇을 제외한 로봇의 Application, 이에 요구되는 기술 수준은 빨간색 직선으로 표시

Toy에서 요구되는 기술 수준이 가장 낮고, 제일 높은 것은 지난 1편에서 처음 소개한 앤드류입니다. ^^ 파란색은 각 기술의 성숙도인데요. 세 분야 중에서는 행동 분야가 가장 성숙되어 있다는 판단입니다.

여기서 관심있게 봐야 할 Application이 수술 로봇입니다. 현재 로봇의 행동과 인식은 어느 정도 기술구현이 가능하지만, 사고의 차이가 매우 큽니다, 그런데, 이것을 의사가 개입하여 그 차이를 매꿀 수 있도록 했다는 점입니다. 주어진 인식 정보로 판단해서 행동을 만들 때는 사람이 관여하는 것이죠. 결국 중요한 사고와 판단은 사람이 하고, 로봇은 인식이나 행동 위주로 보조를 해준다는 점입니다. 

수술 로봇이 수술하는 장면을 보여주는 영상

수술 로봇으로 유명한 IS사의 다빈치. 왼쪽이 Master 이며, 오른쪽은 Slave로 몇 개의 로봇 팔이 달려 있으며, 각 팔의 끝에는 수술용 도구가 달려있다. 베드 위에 환자가 누워 기존 복강경 수술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수술 부위를 카메라로 확대해 Master에 앉아 있는 의사에게 보여주고, 의사는 확대된 영상을 보면서 Master 에 장착된 조작기로 수술을 하고 있다.

da Vinci Surgical System, http://www.intuitivesurgical.com 

수술 로봇으로 유명한 IS사의 다빈치입니다. 왼쪽이 Master 이며, 오른쪽은 Slave로 몇 개의 로봇 팔이 달려 있으며, 각 팔의 끝에는 수술용 도구가 달립니다.  베드 위에 환자가 누워 기존 복강경 수술 형태로 진행합니다. 수술 부위를 카메라로 확대해 Master에 앉아 있는 의사에게 보여주고, 의사는 확대된 영상을 보면서 Master 에 장착된 조작기로 수술을 합니다.

이때 의사의 손동작은 보다 세밀하게 움직이도록 로봇 팔의 수술용 도구에 전달됩니다. 의사는 그동안의 경험으로 수술을 집도하죠. 만일 수술로봇이 스스로 판단해서 수술을 하도록 했으면, 개발이 더 오래 걸렸을지도 모릅니다. 지금 이 회사의 매출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하네요. 

2012년 Robotics Business Review에서 나온 기사에 의하면, 수술 로봇 시장을 가장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 향후에도 지속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이 기사에서 다음으로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의족, 의수 분야입니다. 이 분야도 사고는 사람이 하고, 기능 구현은 로봇의 인식 및 행동 기술로 합니다.

한 남성이 오른발에 로봇의족을 착용한 채 바위에서 다른 바위로 올라가고 있다. 의쪽을 착용한 발로 옮겨가는 바위를 딛고 있다.l  http://www.ideacityonline.com/news/the-prosthetic-foot-thats-helping-paralympic-athletes-to-compete/

로봇이 스스로 판단해 가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번 편에서 얘기한 ‘생각은 사람이, 행동은 로봇이’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해 보입니다. 즉 인간의 사고와 로봇의 인식 및 행동이 만날 때 가장 유용할 듯 합니다.

마지막 편에서는 이런 관점으로 얼마 전 대한민국 R&D 대전에 전시되었던 스마트 워커(Smart Walker)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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