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휩쓴 패키지 디자이너를 만나다

LG전자의 친환경 패키지가 2011년 레드닷(Reddot Design Award)에 이어 2012년 iF(International Forum Design Award), IDEA(International Designers Society America)까지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를 휩쓸었습니다. 짝짝짝~. 주인공은 바로 프린터 잉크 카트리지 패키지인데요. 사용자와 환경을 배려한 디자인이 높은 평가 받았습니다. 이런 성과의 견인차 역할을 한 LG전자 친환경 패키지 디자이너 김문화 선임과 윤영미 선임을 만나보았습니다.

디자이너 김문화 윤영미 사진

Q1.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수상을 축하 드립니다. 간단한 자기 소개와 업무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김 선임: 현재 PI(Package Innovation)팀에서 선행 패키지 디자인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후 2004년에 입사해 그 동안 패키지 디자인과 로고 및 매뉴얼 디자인 업무를 했었는데요. 3년 전부터 패키지 디자인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윤 선임저저도 같은 팀에서 선행패키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고, 입사 초에는 패키지를 포함해POP나 로고 등 다양한 그래픽 관련 업무를 하다가, 한 5년 전 부터 패키지디자인에 집중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reddot design award winner 2011 이미지

Q2. 이번 ‘친환경 패키지’에 3가지 차별화된 컨셉을 담았다는데…?

김 선임:  모(母)제품 프린터의 가장 큰 특징인 빠른 출력속도와 선명한 색 표현력을 패키지 디자인으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잉크 카트리지가 소모품이다 보니 개봉이 쉬워야 했고, 패키지는 좀 더 친환경적이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잉크 카트리지 교체방법을 별도의 종이 설명서 대신 박스 안쪽에 인쇄했습니다.

잉크 박스 사진

Q3. 패키지 디자인에 친환경적인 요소를 접목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김 선임: 현재 어떤 친환경 소재가 개발되고 있는지 꾸준히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티로폼을 대체할 소재나, 콩기름을 대체할 다른 잉크, 재생지 종류에 대해 조사합니다. 국가별 환경규제에 대해 공부하기도 하구요. 환경인증은 수출이나 판매에도 영향을 미치니까요.

윤 선임: 그와 별도로 1년에 한 번씩 열리는 패키지 쇼에도 참관합니다. 선진 친환경 기술이나 최신 트렌드를 접할 수 있기 때문이죠. 당장에 양산하기 어려운 제품들도 많지만 참관 경험이 큰 자산이 되는 것 같습니다.

김 선임: 재생지와 콩기름 잉크를 쓴다고 모두 친환경은 아닙니다. 생산에서 운송까지 모두 환경을 생각해야 하죠. 즉, 단순한 패키지 디자인뿐 아니라 제품의 생산, 운송, 판매의 전 과정을 살펴봐야 하는 것이죠.

윤 선임: 많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 친환경 디자인인데요.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는 재사용 제품도 친환경이라 할 수 있습니다. 친환경 패키지 디자인이 정착되기까지 디자이너들이 의식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이너분들이 잉크박스를 들고 있는 사진

Q4. LG전자 친환경 패키지 디자인의 특징은?

김 선임: 친환경 패키지에 대해 회사 내부적으로 상당히 오래 전부터 고민해왔습니다. 5년 전에는 제품 파손 방지를 위해 사용하던 스티로폼을 에어캡으로 대체해 폐기물을 줄인 패키지 디자인을 하기도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상용화 되진 않았죠. 새로운 공법 도입에 어려움이 있었거든요. 친환경 디자인은 한 번에 크게 진행되는 게 아니라 날마다 조금씩 발전하는 것 같아요. 3~4년 전부터 유해물질을 줄이고 코팅 횟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친환경 패키지 디자인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윤 선임: 이번 잉크 카트리지 패키지에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친환경이면서, 얼마나 아름답게 보일 수 있는가?’였습니다. 실제 친환경 패키지는 디자인할 때 한계가 있어요. 색상의 톤 등이 일반 패키지에 인쇄하는 것과 차이를 보입니다. 종이 골판지에 레드 컬러를 인쇄했을 때 어떻게 보일까 고민이 많았죠. ㅎㅎ 친환경 패키지의 역사가 오래되지 않은 만큼 지금도 LG전자만의 친환경 디자인은 진행중입니다.

Q5. 잉크 카트리지 박스 내부에 설명서를 인쇄하는 등 참신한 아이디어가 많은데  주로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얻나요? 

김 선임: 제품을 사용하는 특정 상황을 상상하면서 ‘어떤 디자인 요소가 들어가면 편리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집니다. 이번 경우는 친환경 패키지 인쇄는 실제 색상보다 톤 다운이 되기 때문에 색상 톤 차이를 역으로 이용하면 풍부한 색감을 보여줘 제품의 장점을 살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윤 선임: 저도 생활에서 직접 느끼는 어려움들을 디자인적으로 개선하고자 노력했죠.

Q6. 디자인 분야 중 패키지 디자이너의 길을 선택한 계기는?

디자이너 김문화 사진김 선임: 그래픽 디자인 분야 중 인쇄 분야에서 가장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패키지 디자인에서 인쇄 디자인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현 소속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같은 색을 인쇄해도 패키지 재질마다 색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돌발적인 상황과 작업에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윤 선임: 전자제품은 자칫 딱딱한 느낌을 주지만 패키지로 제품 이미지를 부드럽게 해 줄 수 있는 점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LG전자의 패키지에 변화가 많았는데 제품과 상황에 맞춰 변화하는 패키지 디자인을 직접 볼 수 있는 점도 좋았던 것 같아요.

Q7. 기억에 남거나 선호하는 디자인 스타일은?

윤 선임: 제가 했었던 프로젝트 중에서는 뷰티폰 패키지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프로젝트명이 ‘오감만족’이었는데, 말 그대로 소리, 촉감, 향기 등을 이용해 오감을 만족시키는 패키지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였어요. 그래서 카메라가 특징인 뷰티폰에 맞춰 상자를 개봉하면 ‘찰칵’ 하는 소리가 나게 제작했습니다. 일명 청각만족 패키지였죠.

특히, 뷰티폰 패키지는 구현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실제 양산된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 작업이 굉장히 어려웠고 양산까지 걸림돌도 많았지만 관련 부서 분들께서 함께 고민해주시고 협조 해주셔서 빛을 볼 수 있었습니다.

김 선임: 일상생활 속에서 의미가 있는 디자인을 선호합니다. 사용자의 환경에 적절히 녹아있으면서도 액세서리같이 보고 싶고 간직하고픈 디자인을 선호합니다. 그 예로 디자이너 ‘빅터 파파넥’의 깡통 라디오를 들 수 있는데요. 1960년대 빅터 파파넥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깡통으로 라디오를 제작해 재난경보에 유용하게 사용되었습니다. 저렴한 제작비용에 친환경적이고 사용자들이 직접 꾸밀 수 있게 여백을 남겨 본인이 직접 디자인을 할 수 있었어요. 사람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를 채워준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죠.

윤 선임: 저는 유머러스한 디자인도 좋아합니다. 보고 웃을 수 있는 디자인이요. 억지스럽거나 강요가 아닌, 봤을 때 자연스럽게 기억에 남는 위트 있고 디자인을 선호해요.

Q8. 미래의 디자이너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마디를 한다면?

디자이너 윤영미 사진김 선임: 학생 때는 자신이 앞으로 어떤 디자인을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자기계발서보다는 인문학, 사회학 지식이나 디자인 관련 공부를 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디자인은 본인의 생각을 표현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본인의 감각뿐 아니라 정보도 필요하거든요.

윤 선임: 많이 보고, 듣고,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본인 스스로가 직접 경험해봐야 다른 사람을 위한 디자인을 만들 수 있어요. 예를 들면 어르신을 위한 디자인을 제작할 때는 그분들의 생활 패턴이나 환경을 직접 보거나 경험해봐야겠죠.

Q9. 내가 생각하는 좋은 디자인(Good Design)이란?

김 선임: 선호하는 디자인과 비슷한 답변인데, 사람들에게 친근하고 친화적인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압도적이지 않고 거부감이 들지 않는 디자인. 이해하기 쉽다면 더 좋겠죠.

윤 선임: 좋은 디자인은 사람으로 비유하면 해야 할 일을 정확히 아는 사람인 것 같아요. 기능을 뛰어넘는 디자인은 좋지 않죠. 뺄 것이 더 이상 없는, 목적이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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