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지 언어에 최소 5년간 집중하라

제가 사원 3년차 시절, 일본에서 온 엔지니어와 미팅을 했습니다. 팀장님과 사수인 홍대리님은 어떻게 저렇게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을까? 한편으로 부럽고 한편으로는 배가 아파 미칠 지경이었고, 그걸 동력으로 삼아 일본어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 나도 할 수 있어!”

영어가 패티처럼 들어가 있는 햄버거와 숫자 5, 일본어가 쓰인 초밥이 나란히 팔짱을 끼고 있다. | 일러스터 : 서은주

[박헌건의 리더십 칼럼] ⑦ 한가지 언어에 최소 5년간 집중하라

다음 날부터 모든 공부를 때려치우고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거금을 들여 일본어 학원에도 등록하고, 일본어 잡지도 사고, 완전히 일본 모드로 바꿨습니다. 2~3개월 열심히 사전을 들고 다니니 일본 특허도 그림과 섞어 조금씩 해석이 가능하고 일본어로 간단한 대화는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일본어가 재미있어지고 일본 출장이라도 한 번 가봤으면 좋을텐데 하는 마음도 들더군요. 하지만 일본인 고문은 이제 더이상 오지 않고, 일본 출장도 없으니 일본인과 대화할 기회도 별로 없어 일본어도 슬슬 싫증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대만 전시회에 참여차 해외 출장을 가게 되었는데요. 전시회 주요 세미나 및 컨퍼런스 발표자들의 발표와 질의 응답이 모두 영어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발표 내용이 완벽하게 이해가 잘 되지 않아 답답한 마음이 들자 영어에 대한 투자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저녁 만찬에서 바이어들과 유창하게 영어를 하는 선배들을 보며 ‘역시 영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생각을 굳히게 되었어요.

영어를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의 일러스트. 외국인과 함께 테이블에 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역시 외국어 공부는 영어가 기본이야. 일본어보다는 전세계 공용어인 영어가 더욱 더 중요하지.’

출장을 다녀온 날부터 일본어는 그만두고 좀 더 고급스러운 영어 구사를 위해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점심시간에도 공부하고, 외국어 학원도 등록하고 영어 선생님과 함께 대화도 하면서 영어가 늘어가는 행복을 맛볼 무렵 영어 점수도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장작이 타다가 새벽이 되면 사그러지듯이… 또 다시 싫증이 나더군요. ㅠ

그러다 생산라인에 어려운 문제가 발생해 다시 일본인 고문이 왔습니다. 물론 영어로도 의사 소통은 가능했지만, 회의 정리와 특허 자료 등이 대부분 일본어로 되어 있다 보니 다시 스멀스멀 일본어에 대한 욕구가 피어오르더군요. 특허 분석을 하고 일본에 대한 고급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좀 더 일본어를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 날 영어책은 접어놓고 일본어 중급책을 들었습니다. 이렇게 영어와 일본어를 계속해서 바꿔가며 공부를 했습니다. 일본어…영어…일본어…영어…일본어…영어…

결국 저는 중간중간 공부를 쉬면서 잊어버리는 것이 많아 결국 한 가지 언어도 완벽하게 언어를 구사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한 5년간 꾸준하게 한가지 언어를 집중 공부했더라면 더욱 잘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그랬다면 20년이 지난 후에 네 가지 언어를 어느 정도 레벨 이상으로 구사했을 텐데 말입니다. 지금은 영어는 그나마 가능하나, 일본어는 겨우 밥 먹을 수 있을 정도이니 언어에 투자한 시간대비 효율은 많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이라도 5년에 한가지 언어를 집중해서 공부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20년 후에 후회하지 않도록 말입니다.

산 정상에 한 사람이 두 팔을 들어 올리며 서있다. 양쪽으로 산을 오르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최소 5년간은 한가지 언어나 업무에 매진하라

저는 지금도 후배들에게 자신 있게 이야기합니다. 영어든 일본어든, 아니면 책이든 운동이든, 자기 계발을 할 때는 한 5년 정도는 꾸준히 한 가지에 매진하라고 말입니다. 5년 정도 하고나면 좀 더 완벽하게 자신에게 체화가 되고 자신을 특화시킬 수 있는 충분한 프로페셔널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말입니다.

업무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서를 자주 옮기려고 하지 말고, 전공을 수시로 바꾸려고 하지 마십시오. 한 부서 혹은 한 가지 업무에 최소한 5년 이상 근무하려고 노력해 보세요. 그러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있을 것이고, 그 다음에 전문성을 더 심화시켜도 되고 다른 부서로 옮기셔도 됩니다.

한가지 언어를 정해서 5년간 바꾸지 마세요. 지금 하고 있는 업무 분야를 5년간 바꾸지 마세요.

박헌건 아바타커뮤니케이터 벳지

직장생활에서 소소한 일상을 ‘긍정’과 ‘행복’으로 엮어가고 있습니다. 20년 넘게 회사생활을 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활용하여 직장인들이 근심 걱정 없이 회사생활 할 수 있도록 비타민 같은 활력소를 글로서 전해드리고 싶은 오산촌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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