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채집하는 모바일 사운드 디자이너

‘Social LG전자’에서는 자신의 일과 삶에 대한 열정과 패기 가득한 LG인을 릴레이로 소개합니다. 오늘은 그 열한번째 주자로 소리의 경험을 디자인하는 모바일 사운드 디자이너, MC 연구소 원윤찬 주임연구원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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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피플 ⑪ MC연구소 UX실 사운드팀 원윤찬 연구원

모바일 사운드 디자이너의 작업 책상으로 보이는 어느 책상. 은색의 노트북이 펼쳐져 있고, 노트북 화면 안에는 음악 작업을 위한 프로그램이 켜져 있다. 실제로 음악 작업이 이루어지는 듯 화면 위에는 막대들이 가로로 펼쳐져 있다. 노트북 옆에는 검은색 헤드폰과 미니 키보드가 놓여 있다.

“문자왔숑~”, “배터리가 없어요, 밥 주세요!” 이따금씩 휴대전화가 말을 걸어오고 요상한 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우리는 전혀 낯설어하지 않는다. 이미 그 ‘경험’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그 안에서 나오는 소리들에 의문을 품어본 적이 있는가? 모바일 안에서 나오는 모든 생동감 넘치는 소리들은, 수많은 경험들을 청각적으로 디자인한 모바일 사운드 디자이너의 작품이다.

AUI (Auditory Users Interface), 사용자 경험을 돕는 소리의 디자인

사용자 경험을 의미하는 AUI, 그러니 AUI 사운드 디자이너는 곧 사용자 경험에 도움이 될 만한 소리들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소리 디자인의 종류는 다양하다. 영화나 광고 등에 사용되고 있는 많은 소리들 역시 AUI 사운드 디자이너들에 의해 만들어진 소리다. 실제로 우주에서 어떤 소리가 나는지 알 수 없지만, SF영화에서 나오는 우주의 소리에 대해서는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다.AUI 사운드 디자이너는 상황에 맞는 소리를 가정해서 만들어내고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실제로 우주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한다.

예를 들어 보자.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나오는 유령의 소리는 어떤가. 유령의 소리를 들어본 사람은 없지만 자연스럽게 영화를 보는 이들이 그 소리를 받아들인다. 그 상황에서 났을 법한 소리를 음악까지 곁들여 가장 유사하게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음악과 효과음을 만들고 여러 요소들이 어우러지면 비슷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키패드를 누를 때도 일반적인 글자를 쓸 때와 backspace키를 누를 때의 소리가 다르면 자판을 치다가 소리를 통해 잘못 눌렀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것들은 소리가 주는 감성적인 경험 이외의 사용성을 높여주는 또다른 경험인 것이다.

모바일 속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있는 일상의 소리들

처음에는 모바일 사운드 디자인이 벨소리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게 됐지만, 요즘에는 진동이나 사운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효과음도 많고 반응에 관련된 소리가 많아졌다. 과거에 좋은 ‘소리’를 만들어내는 경쟁력이 그저 화음을 얼마나 더 많이 넣느냐에 따른 것이었다면,이제는 얼마나 더 ‘매력적’인 소리를 만들어내느냐에 달렸다. 특히 요즘의 스마트폰에서는 더 이상 벨소리가 승부처가 아니다.카메라 셔터소리부터 터치패드를 누를 때 나는 소리까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나는 모든 소리가 사용자가 느끼기에 이질감이 들지 않도록 단순하면서도 매력적으로, 그리고 자연스럽게 모바일 안에 녹아 있어야 한다. 모바일 사운드 디자이너는 소리를 좀 더 섬세하게 고민하고 연구한다.

소리를 디자인하는 것은 기본적인 일, 이에 더해 소리가 인터페이스에서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이렇게 만들어낸 소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UI에 잘 녹여내는 것 또한 모바일 사운드 디자이너의 몫이다.시청각을 도울 수 있는 공감각적인 요소를 만들어내는 일,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AUI 사운드 디자이너, 모바일 사운드 디자이너다.

LG전자 MC연구소 UX실 사운드팀원윤찬 연구원이 작업 책상 앞에 앉아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그는 청남방에 회색 니트 가디건을 걸치고 헤드폰을 끼고 있다. 그의 책상에는 하얀색 노트북과 미니 키보드가 놓여 있고, 원윤찬 연구원이 한 손으로 키보드를 누르고 있다.

Q1. 정확한 직업명은 무엇인가요?

AUI라고 많이 지칭하는 소리 디자인은 영화나 광고 등에 많이 사용되죠. 그 중에서도 저희는 모바일에 들어가는 소리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모바일은 보다 사용성에 초점을 맞춰 만들어진 소리를 필요로 하죠. 정확한 직업명은 ‘모바일 사운드 디자이너’라고 하는데, 저희끼리는 ‘AUI 디자인을 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사용자에게 ‘경험’을 전달하는 일이니까요.

Q2. 모바일 사운드 디자이너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요?

모바일에 들어가는 모든 소리를 만든다고 보시면 됩니다. 주 업무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요. 하나는 소리를 만드는 일, 둘은 소리를 튜닝하는 일입니다.사용자들은 잘 인지하지 못하지만 모바일 안에는 100가지 정도의 소리가 들어가요. 벨소리와 알람 소리, 그리고 알림이나 효과음도 내장되어 있죠. 그런 소리를 만들어내는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기획하고 연구하여 만들어낸 소리를 휴대폰에 맞게 튜닝하는 일입니다. 휴대폰의 스피커는 일반적으로 듣는 소리보다 작은 스피커에서 나오기 때문에 같은 소리라고 하더라도 컴퓨터에서 나오는 소리와 휴대폰에서 나오는 소리가 다를 수 있어요. 그것을 비슷하게 맞추고, 거기에서 나는 소리를 적절한 크기로 나올 수 있게 맞춰주는 일을 하는 것이 두번째 일입니다.

Q3. 모바일 사운드 디자이너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적합한 요소에 적절한 소리들을 배치해서 손가락을 움직였을 때 착용감을 높여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죠. 단순한 감성적 만족 이외에도 사용자에게 ‘소리가 실존한다’는 느낌을 주게 되면 소리를 사용함으로써 사용성을 높일 수 있는 거잖아요.
사운드 디자이너로서 우리의 브랜드와 기능을 잘 알리기 위해 디자인을 잘 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역할입니다. 소리를 쓰지 않는 사람도 결국 이 소리를 듣고 매력적으로 느껴서 쓰게 하는 것, 기억에 남는 소리를 만드는 것이 제 역할인 거 같아요.

다양한 소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LG 전자 UX실의 풍경

LG전자 UX실의 풍경. 왼쪽 사진은 누군가의 작업 책상으로, 책상 앞에 운전대와 게임 스틱이 설치되어 있다. 그 뒤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많은 전자 기기가 놓여 있다. 오른쪽 사진은 휴게실과 같은 공간인 듯 보이는 곳으로, 베이지색 소파와 검은색 빈 소파가 놓여 있으며 그 옆에는 인조 나무가 한 그루 놓여 있다.

Q4. 모바일에 내장되어 있는 소리를 만드는 과정을 간단하게 말씀해 주세요.

아이콘을 클릭할 때 나는 소리와 같이 세세한 부분도 그 이름과 성격에 맞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예를 들어 아이콘 이름이 ‘크리스탈’이면 실제로 수정에서 연상되는 소리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 소리가 어느 시점에 나야 하는지 까지도 저희가 설계를 합니다. 터치를 했을 때 그 소리가 나야 하는지, 터치한 손을 뗐을 때 나야 하는지 말이에요.
그 소리들은 직접 녹음해서 만들거나 녹음된 샘플들을 변형해서 쓰기도 합니다. 컴퓨터에서 휴지통을 비울 때 종이를 구기는 소리 같은 경우에는 실제로 종이를 구기면서 녹음을 하기도 하죠. 물 흘러가는 소리의 샘플이 20가지가 있다면 상황에 적합한 것 몇가지를 따서 섬세한 뉘앙스를 풍기게 변형시키기도 하고요

Q5. 소리와 경험이라는 말을 같이 쓸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음악을 들을 때는 원하는 것으로 골라서 듣지만 소리는 듣는 게 아니라 들리는 거잖아요. 자신이 원하는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어떤 상황이 닥치면 그 소리가 들리는 거죠. 배터리가 없을 때나, 문자가 왔을 때와 같은 상황 말이에요. 그런 일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경험이 되는 것 같아요. 휴대폰을 사용하는 한 언제나 그 소리를 들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사운드 디자인도 사용자 경험에 일조하는 분야 중 하나인 거 같아요. 그래서 제가 있어야 하는 곳이 UX(User experience)실이라고 생각하고요.

취재 현장에서 촬영한 어느 테이블의 모습. 나무로 된 둥그스름한 모양의 테이블 위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과 딸기 타르트 한 조각이 놓여 있다. 테이블 한쪽 옆에는 하얀색 카메라와 인터뷰 질문지가 놓여 있다.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소리는 새로운 소리를 위한 소재다.

Q6. 어떤 경험이 소리를 디자인하는 데 도움이 되나요?

모든 경험이 소리를 위한 영감이 될 수 있어요. 어떤 것을 봄으로써 그 경험을 토대로 어떤 소리를 만들지 구상할 수 있으니까요. 시각적인 것을 청각적인 것으로 치환시키는 것이죠.처음에 어떤 소리의 컨셉을 정할 때는 오히려 여러 가지 사진을 많이 보기도 해요. ‘이런 소리를 만들어야지’하고 소리를 찾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이런 느낌의 소리를 만들어야지’하고 노을진 바다의 사진을 여러장 펼쳐놓고 보기도 하고 사진을 보면서 느껴지는 감정들에서 많은 생각을 하고 표현하려고 합니다.

Q7. 모바일 사운드 디자이너로서 일이 가장 즐거울 때와 보람될 때가 있다면요?

제가 직접 만든 소리를 누군가 쓰고 있을 때 신기하고 보람있죠. 여러 사람이 모인 곳에서 사람들이 카메라로 사진 촬영을 할 때, 제가 만든 소리가 들릴 때 특히 재미있어요. 다른 사람들은 의식 못하지만 저는 제가 만든 소리를 구분할 수 있잖아요. 가끔은 드라마에서도 나올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때 참 뿌듯하고 보람을 느끼죠.
다른 음악이나 소리와 달리 모바일 사운드는 딱 쓰는 사람, 사용자를 생각하면서 만든다는 점이 매력인 거 같아요. 확실하게 내가 해야할 목표가 있으니까, 무언가를 예상하면서 하는 일이 굉장히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원윤찬 연구원이 책상 앞에 앉아 헤드폰을 쓴 채 미니 키보드를 누르며 환하게 웃고 있다.

Q8. 모바일 사운드 디자인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능력이 있나요?

소리에 대한 관심이죠. 저는 대중 교통을 이용할 때도, 영화를 볼 때도 여러 소리에 집중하곤 합니다. 광고 소리나 사물의 소리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어떻게 만들어진 소리인지, 어디에서 나는 소리인지 의문을 가지기도 하고요. 당연히 좋은 음악을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음악 이외의 다양한 소리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죠? 소리에 대한 관심을 가지면 좋은 소리와 안좋은 소리를 구분할 수 있는 연습이 되기도 하거든요.이 소리가 쓰이면 좋겠다, 나쁘겠다 하는 것을 나눌 수 있는 감이 있어도 도움이 될 거 같아요. 경험에 남는, 기억에 남는 소리를 어떤 요소에 배치할 수 있을지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감각이 있거나 관심을 가지고 감각을 키우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거 같습니다.

원윤찬 연구원의 사운드 작업 모습. 왼쪽 사진은 노트북과 미니 키보드를 책상 위에 두고 그 앞에 앉은 원윤찬 연구원이 카메라를 보며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고, 오른쪽 사진은 원윤찬 연구원이 헤드폰을 쓰고 미니 키보드의 코드를 누르며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소리가 얼마나 사람들에게 감성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지, 나아가 사용자에게 얼마나 좋은 경험을 남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 모바일 사운드 디자이너. 디자인은 자신의 의사를 상대방에게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하는지에 대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한들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청각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UI 디자인, 모바일 사운드 디자인은 앞으로도 전망이 밝고 사용자에게 꼭 필요한 디자인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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