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910리터 LG 디오스 V9100의 개발 주역들

LG전자 창원공장에 있는 냉장고 연구소. 분주한 연구원들 사이에 매끈한 외관을 자랑하는 제품이 한 대 놓여 있습니다. 바로 세계에서 용량이 가장 큰 가정용 냉장고 타이틀이 붙은 910리터 대용량 ‘디오스 V9100’ 냉장고인데요.

디오스 V9100 사진

3~4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할 꿈의 용량이라고 하는 이 910리터 디오스 V9100를 개발한 연구원들에게 제품 개발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직접 들어보았습니다.

용량은 세계 최대인데, 외관 크기는 그대로?!

세계 최대 용량인 910리터라고 하지만, 외관 크기는 800리터대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요.김영남 수석연구원은 “그것이야말로 핵심 기술”이라고 말합니다.

디오스 V9100 사진

김영남 수석연구원 : 소비자들이 점점 더 많은 식재료를 한 번에 보관하기를 원하면서 2009년 이후 냉장고 대용량 경쟁이 벌어졌습니다. 문제는 국내 주방환경에 맞추기 위해 제품 외관을 마냥 키울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는 거죠. 자연스럽게 내부 용적만을 늘리는 것이 연구원들의 지상과제가 되었습니다.

이문석 책임연구원 : 내부 용적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용량이더라도 경쟁력 있는 소비 전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두 가지를 해결하기 위해 주목한 것은 단열 기술. 집안 공기 온도와 냉장고 내부 온도 차이로 생기는 열 교환을 차단하기 위해 냉장고 내벽에 단열재를 넣습니다. 이 단열재 두께를 줄이면 외관은 유지한 채 내부 용적만 넓힐 수 있죠. 보통 냉장고 두께가 1~2mm 줄면, 용량은 10 리터가 늘어납니다.

최성엽 연구원 : 보통 단열재는 진공>기체>액체>고체 순으로 열 차단을 잘 하는데, 전력 소비 효율도 뒤따른다고 보면 됩니다. 이번에 적용된 진공단열재는 말 그대로 심재(Core Material)를 진공상태로 만들어 알루미늄으로 밀봉한 단열재입니다. 단열성능이 뛰어나 보통 우주선이나 인체 장기를 긴급 이송하는 의료용 보존박스에 쓰입니다. 대개 기존 폴리우레탄 단열재 대비 외벽 두께를 30% 가까이 줄이고 단열 성능은 4~5배 향상시킵니다.

발로 뛰고, 수백 번의 테스트로 만든 세계 기록

2000년대만 해도 일본 파나소닉 등을 제외하고는 고효율 진공단열재 기술을 가진 회사가 없었습니다. 이에 LG전자 냉장고연구소는 2009년 본격적으로 진공단열재 국산화에 나섰고, 마침 단열재 시장을 주목하던 LG하우시스와 개발 수요가 맞아떨어지면서 두 회사의 공동 태스크포스(TF)가 탄생했습니다. 그 결과, 2010년 북미시장용 냉장고와 지난해 출시한 디오스 870 리터 제품에 자체 개발한 고효율 진공단열재를 적용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910 리터 제품 기획에 들어가면서 더 얇고 성능 좋은 진공단열재가 필요했습니다.

이문석 책임연구원, 여화영 연구원, 김영남 수석연구원 사진

이문석 책임연구원 : 기획된 제품대로 만들려면 더 나은 효율의 심재가 필요했는데, 국내에서는 업체를 찾을 수가 없더라고요. 지난 몇 개월간 중국 대륙을 뒤져가며 업체를 찾아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여화영 연구원 : 단열재를 개발했다고 끝이 아니에요. 소비자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조건을 고려해서 최적화된 단열벽 축소 작업이 진행되어야 합니다. 단열벽이 얇아질수록 이슬맺힘이나 소비전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거든요.

김영남 수석연구원 : 단열재가 얇아지다 보니 생산라인도 개선되었습니다. 골고루 단열재료가 잘 충진되어야 해서 제품 내부공간의 위치별로 단열 밀도나 열전도율을 체크했습니다. 개발 과정에서만 수십 대, 제조라인에서 만들어진 양산품도 매일 이런 테스트가 진행되었죠.

사용자 관찰과 조사로 더 편리한 냉장고를 디자인하다

현재 910리터 제품에 들어간 진공단열재는 870리터 냉장고에 적용한 단열재보다 단열 효율이 30%가량 높고, 냉장고 외벽 두께도 29㎜(기존 40~45mm)에 불과합니다. 통상 양산까지 100대 남짓 만들어지는 샘플이, 이번에는 350대나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만큼 엄청난 양의 성능 테스트가 진행된 것은 두말할 나위 없습니다. 세계 최대 용량 구현 외에 연구원들이 꼽는 910리터 디오스 V9100의 베스트 기능을 물었습니다.

디오스 V9100 사진최성엽 연구원 : 저는 위 냉장, 아래 냉동 구조를 들고 싶습니다. 냉장고 사용 패턴을 조사하니 문 여는 빈도 수가 냉장실 80 : 냉동실 20이더라고요. 그래서 자주 사용하는 냉장실을 위로 올린 거죠.

이문석 책임연구원 : 냉장실 하단에 보면 수납코너가 있잖아요. 그 뒤로 냉장고 내벽이 있는데요. 기존 냉장고에서는 생각도 못했던 죽은 공간인데, 진공단열재의 위치를 이동하면서 그 공간을 육류나 유제품 등을 수납하는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온도가 0도로 유지되기 때문에 일반 냉장실보다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는 특별한 코너가 되었죠.

김영남 수석연구원 : 저는 알뜰야채실과 양념이동박스를 고르고 싶습니다. 주부들이 음식을 할 때 양념류를 가지러 가기 위해 수차례 냉장고 문을 열고 왔다갔다하거든요. 그리고 조리하다 남은 자투리 야채를 보관할 곳이 마땅찮아 곤란해 하는 점 등을 개선한 것인데요. 관찰과 조사로 편의성을 높여서 디자인되었습니다.

세계 최대 용량 외에도 자랑거리가 많아서인지 연구원들의 910리터 디오스 V9100 기능은 소개된 것 이외에도 더 이어졌습니다. 발로 뛰는 노력과 끊이지 않는 테스트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보니, 더 많은 소비자가 사용하는 게 가장 큰 보람이라고 하네요. 910리터 디오스 V9100 많은 사랑 부탁합니다. ^^

조영남 수석연구원, 여화영 연구원, 최성엽 연구원, 이문석 책임연구원 사진

왼쪽부터 조영남 수석연구원, 여화영 연구원, 최성엽 연구원, 이문석 책임연구원

디오스 V9100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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