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글로벌 전략 모델인 매직 스페이스(Door in Door) 냉장고가 지식경제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KIDP)이 주관하는 ‘2011 디자인 코리아 우수 디자인(Good Design) 선정’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제품의 디자인을 주도한 디자인경영센터 HA 디자인연구소 유선일 전문위원을 직접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혁신적인 디자인을 이끌어냈을 때의 성취감이 가장 크다는 천상 디자이너, 유선일 전문위원을 서초 R&D 캠퍼스에서 만난 것은 가을 빛이 완연한 어느 오후였습니다.



디자인 히어로즈 ⑥
HA디자인연구소 전문위원 유선일 연구위원

유선일 연구위원 사진

– HA자인연구소 전문위원
▲ 2011년 한국 Good Design Award 대통령상 수상
 2010년 IF Award 수상 (“Door-in-Door” 750시리즈)
 2010년 세계최초 4-Door Stand Type 김치냉장고 개발
 2010년 세계최초 Global “Door-in-Door” Top-Freezer 냉장고 개발
 1990년 제25회 대한민국디자인전람회 “대통령상” 수상
 1986년 11월 LG전자 입사( 舊 금성사 )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일반 냉장고가 대통령상을 수상한 것이 이례적이라고 들었는데요.

대통령상 수상은 2005년 초슬림 슬라이드폰, 2006년 아트 디오스 프렌치 냉장고 이래 5년 만의 수상인데요, 이 제품은 중남미 고객의 생활 문화를 연구해 감성적으로 해 최근 트렌드인 양문형 냉장고가 아닌 일반형(Top-Freezer) 냉장고의 가치를 재조명했다는 데에서 그 혁신성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쁩니다.

디오스 냉장고 사진

매직 스페이스(Door in Door) 냉장고는 고객의 사용성을 변화시키는 새로운 방식의 혁신적 Top-Freezer 냉장고입니다. 냉장고에서 사람들이 가장 자주 찾는 음료수나 과일을 냉장실의 큰 도어를 열지 않고서도 쉽게 꺼낼 수 있도록 디자인했습니다. 일반형 냉장고 디자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과감히 탈피하고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고객들이 즐거운 사용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전 세계 어떤 냉장고에도 없는 차별화된 요소를 발굴하고자 노력했죠.
이번에 수상한 ‘매직 스페이스(Door in Door)’의 디자인 콘셉트를 소개해주신다면?

사실 이 제품은 국내가 아니라 중남미 시장을 타겟으로 출시한 제품입니다. 저희 개발팀은 고객들의 잠재된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직접 브라질의 여러 가정을 방문해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관찰했습니다. 그들의 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 들어가 보기로 한 거죠. 브라질 가정의 주방은 폭이 채 1.6미터가 안 될 정도로 좁고 길어서 냉장고 문을 여닫기가 불편해 지날 때는 냉장고 문을 닫아야 하더군요. 또, 맥주나 음료수 등을 냉장고 도어에 넣어두고 TV로 축구를 보면서 냉장고 도어를 자주 열어 자주 꺼내먹는 생활 패턴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좁은 부엌에서도 냉장고 문을 편하게 여닫을 수는 없을까…

냉장고 도어를 자주 열지 않고 수납,인출이 잦은 식음료를 쉽게 인출하는 방법은 없을까?

아! 냉장고 도어에 작은 문을 내 보는 거야!

유선일 연구위원 사진

막상 아이디어가 나온 후에는 이를 어떻게 디자인에 적용할지에 대해 고민이 많아지더군요. 제품을 구매할 때 고객들의 눈을 매혹시킬 수 있는 차별화된 매력 요소를 발굴하는 것이 핵심 과제였습니다.

결국 고민 끝에 냉장고에서 사용 빈도가 가장 높은 식음료를 서랍식으로 쉽게 꺼내먹을 수 있는 도어 인 도어(Door in Door)의 디자인 콘셉트를 이끌어냈고, 맥주 캔도 최대 8개까지 한번에 꽂아 보관할 수 있는 제3의 신개념 냉장 보관 공간(매직 스페이스)을 고안해낼 수 있었습니다.

사실, 도어 인 도어(Door in Door) 방식은 2010년에 이미 디자인이 완료되어 디자인, 상품기획, 개발자들이 브라질에 직접 냉장고 목업을 들고 가서 고객 대상으로 사용성 비교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디자인의 만족도는 높았지만 Door in Door 방식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발포, 단열 등 해결해야 할 기술적인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아무리 크리에이티브한 디자인이라도 이를 제품에 구현하려면 기술력과 브랜드가 뒷받침이 되어야 합니다. 제가 고안해 낸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많은 기술적 어려움과 단가 등의 한계를 극복하고 제품 양산으로 이끌어냈을 때의 성취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이 뿌듯하답니다. 제품 혁신은 내부 부서간 협업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2010년 브라질에서 LG 냉장고의 시장점유율은 로컬 브랜드에 비해 미미했을 뿐만 아니라 Top-Freezer 방식은 대형화에 밀려 점차 축소되고 있는 제품군이었습니다. 매직 스페이스(Door in Door) 냉장고는 치밀한 고객 사용성 조사를 통해 고객이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던 니즈를 끄집어 내 고객 인사이트를 반영한 혁신적인 제품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 제품을 처음 CEO에게 보여주면서 문을 열고 시연을 해보였을 때 첫 마디가 “지금 마술하느냐?”였으니 반응은 그야말로 매직(Magic)인거죠^^ 한국시장에도 사용자 반응을 보니 싱글족이나 소가족이 선호할 것으로 보여 출시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냉장고 디자인의 매력과 어려움을 꼽자면! 

 

유선일 연구위원 사진

 

 

냉장고 디자인은 유행에 크게 민감하지 않고 교체 주기도 긴 편이라 별로 디자인할게 없어 보이지만, 그래서 차별화가 더 쉽지 않습니다. 가전제품 중에 인테리어(interior)와 익스테리아(exterior) 모두를 요구하는 유일한 제품이다 보니 디자인할 것이 더 많습니다.

최근 한국시장에서는 냉장고에 대한 고객 생활 패턴을 조사한 결과를 반영해 아파트 문화에 맞게 인테리어 매칭을 위해 군더더기 없는 외관 디자인을 제공하고, 싱크대 높이에 맞춘 수평 핸들, 매직 스페이스( Door in Door)에 식음료 도어 바스켓을 적용하여 사용의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디자인(Good Design)이란?

좋은 디자인은 설명이 필요 없죠. 고객의 입에서 ‘와우’소리가 나오는 것이 좋은 디자인입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생각하는 좋은 디자인은 기대하지 않았던 감동을 주고, 사용할수록 즐겁고, 고객의 눈을 사로잡는 매력을 갖추면서도 가정 내 인테리어와도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좋은 디자인이란 디자이너 마음에 든다고 좋은 디자인이 아니라 고객의 눈과 마음을 흡족하게 해주고 생활의 편의를 제공해주는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겠죠. 또, 기업 디자이너는기업에 이윤을 가져다 주는, 잘 팔리는 디자인을 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오스 냉장고 사진

혁신으로 기억되는 멋진 디자이너가 되고파

앞으로도 고객들이 자신도 미처 알아채지 못하는 고객의 잠재 니즈를 적극 찾아내 도어 인 도어(Door in Door)와 같은 LG만의 혁신 고객 가치요소를 발굴해 냉장고 뿐만 아니라, 조리기기와 청소기와 같은 제품에도 시장을 선도하는 혁신 디자인을 지속적인으로 발굴해 나가고자 합니다.

저는 다정다감한 성격은 아니지만 일에서는 맺고 끊는 것이 분명한 스타일이에요. 제가 나이가 들어서 호호 할아버지가 되어도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혁신적인 제품으로 승부하는 그런 멋진 디자이너로 기억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