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과장의 IT 캐스팅] ② 기획자들이여 개발자들의 언어를 이해하자

해커, 긱(geek), 구루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개발자를 지칭하는 용어들입니다. 물론 각각의 의미는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인이 이해하는 것과는 달리 좋은 의미로써 사용됩니다. 얼마 전 IPO를 한 페이스북 CEO 마크주커버거는 페이스북 경영철학으로 ‘해커 정신’을 이야기하였고, 세계 최고 부자가 된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는 ‘어떻게 긱들이 세상을 바꾸었는지’를 이야기 하였답니다. 더불어 최고의 개발자에 대해서는 구루라고 지칭하기도 합니다.

또한 많은 개발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개발자 커뮤니티, 오픈소스 프로젝트 사이트, 메일링 리스트를 한번 방문해 보신적이 있으십니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카페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사이트로써 대부분의 기획자들이 알지 못하는 이야기들과 용어들이 넘쳐나는 광경을 쉽게 목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개발자들의 세계에는 그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의 수만큼이나 기획자들이 알지 못하는 용어와 약어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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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공대생이랑 같이 일하는 문과생을 위한 지침서’가 공개되어 인터넷을 달구었던 일이 있었습니다. 공대생이라고는 하지만 실제 개발자들을 이해하기에도 아주 훌륭한 지침서가 되는 것 같아 잠시 소개해볼까 합니다.

공대생이랑 같이 일하는 문과생을 위한 지침서

1) 용어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고 정확히 사용하려고 애써라 – 오해가 줄어든다.
2) 그들이 ‘쉽게 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것은 실제로 ‘쉽다’는 뜻이 아니다.
3) 집중할 때 건드리지 마라.
4) 공대생이 ‘하면 되겠죠’라고 말하는 것은 실제로 하면 된다는 뜻이 아니다.
5) 생활 패턴이 불규칙한 경우가 많다.
6) 노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노는 것이 아닌 경우가 많다.


지침서의 많은 내용에 공감을 하지만 이 지침서에서도 가장 먼저 용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상대방의 말을 전부 자기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이해합니다. 그러나 말에는 공통성은 있지만 동일성은 없습니다. 이런 말의 특성 때문에 기획자와 개발자가 제대로 된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기획자 스스로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용어를 사용하거나 처음 듣는 전문용어를 아는 척하고 넘어간다면 이는 엄청난 불행의 시작이 됩니다. 용어의 잘못된 이해로 인한 업무진행은 실제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결과를 만들어내고, 그런 과정이 반복된다면 기획자의 업무 지시가 개발자에게 심정적으로 무시되거나 자동 필터되어 명확한 의사전달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즉 개발자 스스로 기획자의 이야기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IT 업계에서 쓰는 전문용어는 인터넷 검색만 해봐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개발자가 그들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위해 자료를 찾고, 공부하듯 기획자도 개발자들의 언어, 전문용어에 대해 별도로 학습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만일 대화 중 모르는 용어가 나온다면 그냥 고개를 끄덕이지 말고 바로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기획자와 개발자 모두가 행복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최소한의 길입니다. 나는 ‘아’라고 이야기 했는데, ‘어’라는 결과물로 인해 당황하신 경우가 있으십니까? 혹시 서로 다른 의미의 같은 용어를 사용한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