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미국 애틀란틱 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기사가 실렸다. 

“83세의 플레이보이 메이트고 B급 영화의 배우였던 이베트 비커스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미이라가 된 채로 발견되었다. 아무도 그녀가 언제 죽었는지 알 수가 없다. 이 소식이 나간 후에 16,057개의 페이스북 포스팅과 881개의 트윗이 그녀의 죽음에 대해서 올라왔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전화한 기록을 보면 친구나 가족에게 한 것이 아니라 팬 모임이나 인터넷 사이트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한 것이다. 이 사건은 우리 시대의 새로운 공포, 즉 증가하는 외로움에 대한 공포에 대한 아이콘이다”

[한상기의 소셜미디어와 사회변화] ⑧온라인 친구와 진짜 친구의 차이는?

 

크리스마스날 밤 페이스북에 안녕을 고한 후 자살한 시몬 백의 기사

| 크리스마스날 밤 페이스북에 안녕을 고한 후 자살한 시몬 백

2010년에는 영국의 시몬 백이라는 42세의 여인이 크리스마스날 밤에 모두에게 안녕을 고하는 글을 올리고 자살을 했으나 그의 페이스북 친구 1,082명 누구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 사건은 여러 미디어에 보도가 되면서 과연 우리가 갖고 있는 온라인 친구와 진짜 친구의 차이는 무엇인가에 대해 많은 논란이 이루어졌다.

가끔 내 페이스북 친구들의 포스팅에 올라오는 글 중에 친구를 정리한다, 그 동안 교류가 없었던 친구들을 삭제한다고 통보하는 글이 올라온다. 다들 뭔가 미안한 감정을 표현하면서 양해를 구하고는 한다.

온라인 친구와 진짜 친구의 차이는?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친구와 온라인 친구란 어떤 차이가 있는가? 대부분의 소셜미디어에는 다른 사람과 어떤 새로운 관계를 맺도록 유도하고 있다. 우리가 예전에 경험한 싸이월드에서는 일촌이라는 관계가 있었으며, 이는 사실 매우 신뢰할 수 있거나 친밀한 관계를 의미한다. 사람들은 일촌을 개방하고 확장했다가 좋지 않거나 당황스러운 경험을 하고 다시 일촌 관계를 매우 조심스럽게 관리했다.

SNS채널인 트위터와 페이스북 링크드인의 로고 이미지 이다

트위터는 팔로잉이라는 단 방향 관계이기 때문에 보다 더 쉽게 관계를 맺었다. 한국에서는 70% 이상이 ‘맞팔’이라는 ‘서로 팔로잉하는 관계’를 맺음에 따라 단지 정보 네트워크이면서 뉴스 전달의 새로운 체계라고 하는 트위터를 SNS 중 하나로 인정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페이스북이나 링크드인은 친구 맺기를 요청하고 이를 수락하는 양방향 관계이기 때문에 보다 조심스럽게 관계가 형성된다. 두 서비스에서도 페이스북의 사용자는 현실에서 아는 사람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친구를 맺는 경향이 있으나 링크드인은 자신의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확장하기 위해 지인을 기반으로 보다 많은 사람에게 친구 신청을 하는 경향이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한 SNS나 소셜미디어에는 온라인 관계가 갖는 의미와 특성은 서로 매우 다르다. 특히 자신의 정체성을 어디에 기반을 두는가에 따라 친구 맺기 행동이 달라지게 된다. 가장 기본적인 차이는 익명성과 실명을 기반으로 하는가에 따른다.

실명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내가 아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친구 맺기를 하지만 익명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는 새로운 친구를 만들어 내는 것이 하나의 즐거움으로 활용되고 자신의 새로운 정체성이나 친구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된다.

한 사람이 필요로 하는 친구의 숫자는?

이 칼럼을 통해서 여러 번 소개한, 영국 옥스포드 대학의 인류학자 로빈 던바는 이런 인간 관계의 다양한 특성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상대방의 상황을 인지하면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친구의 수의 한계라는 ‘150명의 던바 숫자’를 생각하면, 300명을 넘어서는 온라인 친구는 정확한 모습이나 상태, 그 배경을 잘 모를 수 밖에 없다. 우리 대뇌의 인지능력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다.

로빈 던바 교수는 그의 책 ‘한 사람이 필요로 하는 친구 숫자는 얼마인가?’에서 다시 사람들의 관계 수준에 따른 친구 숫자나 지인의 숫자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친구의 숫자는 50명이며, 가장 친한 친구는 5명 정도에 불과하다.

 로빈 던바의 <한 사람이 필요로 하는 친구는 얼마인가> 책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 로빈 던바의 <한 사람이 필요로 하는 친구는 얼마인가>

그래서 한 때 싸이월드의 일촌의 평균 숫자는 47명이었고, 새로 만든 데이비 서비스의 친구 숫자를 50으로 제한한 것이다. 이는 미국의 패스(Path)도 초기 에 친구를 50명으로 채택했다가 이제는 150으로 숫자를 늘렸다. 이런 모든 숫자에는 ‘던바 넘버’가 숨어져 있는 것이다.

온라인 친구는 외로움을 달래는 감정적 관계

온라인 친구 관계에 대해서 매우 흥미로운 글은 2009년 더 크로니클 리뷰에 실린 윌리엄 데레시비츠(William Deresiewicz)의 에세이 ‘거짓 우정’이다. 예일대 영문학과 교수였던 그는 과거 그리스 신화 시절부터 현대까지 우정의 개념이 어떻게 변해 왔는지 장문의 에세이에서 설명하면서, 페이스북 같은 SNS에서 친구는 나를 중심으로 하는 서클 안에 있지만, 그들 간에는 서로 친밀감이나 친구 관계가 없을 수 있음을 지적했다.

친구 관계는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나눌 수 있다는 관계에서 단순 감정으로 변화했으며, 전자 동굴에서 외로워하는 우리들이 서로 개별적으로 포옹하는 정도, 외로운 아이가 인형을 갖고 노는 것과 같은 연결 토큰으로 재배치되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커뮤니티도 이제 공동체가 아닌 그냥 공동체 ‘느낌’이 되었으며, 집단적 경험이 아닌 개인 감정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제 페이스북 친구를 살펴보는 것은 연결의 감각일 뿐 실제 연결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킬레스와 페트로클루스와 같은 연인같은 친구 관계나 괴테와 실러와 같은 상호 존경하는 친구 관계를 SNS에서 찾는 사람도 없겠지만,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믿을 수 있는 온라인 친구 관계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온라인에서 내 모습이 진정한 내 모습(사실 진정한 내 모습이 무엇인가도 다시 생각해 봐야겠지만)과 다를 수 있듯이 온라인 친구라는 것은 명칭만 친구이지 외로움을 달래는 감정적 관계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우리는 정보가 부족한 상대에게는 전반적으로 판타지와 상상을 덧붙이기 때문에 온라인 친구는 매우 멋지고 다정하고 인간성이 좋은 사람이라고 상상한다. 세상에 그런 친구는 거의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