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LG전자’에서는 자신의 일과 삶에 대한 열정과 패기 가득한 LG인을 릴레이로 소개합니다. 오늘은 그 열 네 번째 주자로 한국법무지원팀 문민정 과장을 소개합니다.

열정피플 인터뷰 배너. 다양한 LG전자 직원들의 모습으로 구성됐다.

열정피플 ⑭ 그림 읽어주는 여자, 휴먼 라이브러리 문민정 과장

LG전자 한국영업본부는 ‘LG 휴먼 라이브러리’라는 사내 지식나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식을 공유하고 싶은 사람(휴먼 북, Human Book)’과 ‘지식을 찾는 사람(휴먼북을 열람하려는 독자)’을 이어주는 ‘오픈 소통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민정 과장이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미소를 짓고 있다.

‘휴먼 라이브러리(Human Library)’ 란?

사람이 ‘휴먼북(Human Book)’이 되어 가치있는 경험과 이야기를 ‘청중(독자)’과 공유하고 소통하는 토크형 세미나 모임입니다.

2000년 덴마크에서 시작한 ‘휴먼 라이브러리’는 종이책 대신에 사람을 빌리는 도서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휴먼 북과 마주 앉아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고 하죠. 살아있는 책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일반 도서관과 다른 점입니다.

‘LG 휴먼라이브러리’ 는 임직원의 재능 기부로 운영 중인데요, 휴먼북이 되고 싶은 사람이 자발적으로 신청합니다. 물론 동료가 추천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사내 게시판을 통해 휴먼북 리스트를 공지(발표자&주제)하면 열람하고 싶은 독자의 신청을 받아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반 세미나와 다른 점은 깊이있는 소통을 위해 1회 당 독자 수를 선착순 10명으로 제한하고 있는 점이 독특합니다.

 

오늘의 주인공인 문민정 과장은 ‘휴먼북’이 되어 ‘그림으로 만나는 신화’에 대한 지식을 공유했는데요, 직접 휴먼북으로 나선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1. 간략한 자기 소개와 본인의 업무는?

법무지원팀에서 채권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법학을 전공했고 공정거래, 수금관리, 사고채권 회수 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그림과는 별로 관련없는 전공과 업무를 하고 있죠.(웃음) 소송, 경매 등 법조치를 시행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채무자들을 자주 만나다보니,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이런 일하게 안 생기신 분이….”랍니다.

Q2.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3학년, 수능을 마치고 유럽 배낭여행을 떠났었는데요, 그 때 루브루박물관과 오르셰미술관에 가서 뭘 보고 왔는지 기억도 하지 못할만큼 그림에는 문외한이었죠. 그 명작들 앞에서 말이에요.

오르세미술관전 안내 브로셔와 티켓의 모습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11년에 열렸던 샤갈 전시회 때였습니다. 저도 그림을 전혀 몰랐지만 미술관에 처음 가보는 친구를 샤갈전에 데리고 가야 하는 상황이 생겼어요.

안내해야 하는데 아무것도 모르면 안될 것 같아서 책을 사다 공부하기 시작했죠. 그러면서 차차 그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때 ‘그림이 이렇게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처음 갖게 됐어요. 아마 그때부터 그림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 같네요. 지금도 갓 결혼해서 깨소금 쏟아지는 신혼생활을 하고있는 후배들을 보면 아내인 벨라와 함께 하는 샤갈의 그림들이 떠오른답니다. (참고 : 서울시립미술관 ‘색채의 마술사 샤갈 展’)

그 후 1년 2개월 동안 영국 런던에 체류할 기회가 생겼는데 이 때가 제가 그림을 본격적으로 가까이 접한 기회였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서울에서도 기획전시를 통해 많은 그림을 접할 수 있지만 런던에서는 상설로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도 공짜로요!!! 그 물가 비싼 런던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교통비만 들고 나서면 세계의 명화들을 무료로 만나볼 수 있으니 이런 기회가 어디 있겠어요? 내셔널 갤러리, 코톨드 갤러리, 테이트 브리튼, 테이트 모던, 월레스 콜렉션 등등…가서 하루종일 앉아있어도 전혀 지루하거나 심심하지 않았답니다.

이 때 다양한 명작들을 접하게 되면서 ‘흥미’가 ‘학습’의 차원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각종 강의도 듣게 되었고 한국에서 책을 공수해 읽으며 차츰 지식을 쌓아가게 되었습니다.

Q3. ‘휴먼 라이브러리’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요?

그림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 문민정 과장의 모습

영국에 있을 때부터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일상을 담은 그림 이야기를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그림 일기처럼, 짤막한 글과 함께 어울리는 그림을 올렸죠.

문민정 과장이 카카오스토리에 클림트의 헬레네에 대한 감상을 적은 것을 캡쳐한 화면  '클림트의 그림 중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결혼한 남동생이 일찍 죽은 후 남겨진 1살도 채 되지 않은 조카 헬레네... 클림트는 헬레네의 후견인을 자처하며 그녀를 살뜰히 보살핍니다. 이 그림을 볼 때마다 6살의 어린 조카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아빠미소를 짓는 클림트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어린 헬레네에게 클림트 삼촌은 키다리아저씨와도 같은 존재였을 듯 싶습니다. 어리지만 어린아이같지 않고, 순수하지만 슬퍼보이는 그녀의 모습이 왠지 낯설지 않습니다. 누구나 마음 속에 자기만의 슬픈 눈망울을 지니고 살아가기 때문일까요... '

문민정 과장이 카카오스토리에 마그리트의 그림에 대한 감상을 적은 것을 캡쳐한 화면. '밝은 낮의 깊은 숲 속.... 나무그늘에 가린 어둠 속에서는 모든 것이 두렵고 혼란스러울겁니다. 어둠의 두려움에서 고개를 조금만 들어 가로등빛을 바라보면 어떨까요? 깊은 숲의 어둠 속에 밝은 빛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되면 깊은 숲속이 더이상 두렵지도 겁나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어둠을 두려워하기보다는 본질인 빛을 바라보기로 했습니다. 낮이 지나 밤이 오고 더 짙은 어둠이 깔리더라도 밝은 빛이 있기에, 밝은 빛이 있음을 알기에 더 이상은 두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문민정 과장이 카카오스토리에 드가의 그림에 대한 감상을 적은 것을 캡쳐한 화면. '울적한 마음에 한 잔 하고픈 날엔 드가의 압생트를 떠올립니다. 불신당하고 있다 느껴지는 날, 상사에게 혼나고 의기소침한 날, 내게 주어진 과제가 무거워 멘붕이 오는 날이면 나도 그녀처럼 독한 압생트 한 잔 놓고 앉아 아무 생각이 없어질 때까지 취하고픈 생각에 빠져드는 것입니다. 그녀에게 압생트가 한잔, 두잔 들어가면 그녀는 어느새 부끄러움도 체면도 잊은 채 옆자리에 앉은 모르는 이와 즐겁게 말을 섞을지도 모릅니다. 흥겹게 수다떨고 즐거워하며, 때로는 슬픔이 북받쳐 울기도 하겠지요. 그러다가 술이 깨면 아무일 없다는 듯 탁탁 털고 일어나 집으로 향할 겁니다. 좋은 척, 동의하는 척, 괜찮은 척, '척'권하는 사회에 지친 날이면 나 역시 한 잔 술에 취해 '척'의 두께를 벗고 밝게 웃겠지요. 그러다 밤이 깊어지면 훌훌 자리를 털고 일어나 택시를 향해 손을 뻗을 겁니다. 그녀처럼요.'

문민정 과장이 카카오스토리에 제임스 앙소르의 그림에 대한 감상을 적은 것을 캡쳐한 화면. '제임스 앙소르의 가면 속의 자화상을 볼 때마다, 에곤 실레의 이중자화상을 볼 때마다 떠오르는 노래가 있습니다. 그들의 마음 속에는 너무 많은 자아가 살았고, 그들이 살던 시대는 그들을 이해하지 못했으며 그들이 꿈꾸었던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그들을 무거운 삶의 무게로 짓눌렀을 겁니다. 이렇게 터질듯 눌려있던 자아, 본능과 이성적인 방어기제의 충돌은 이렇게 일그러진 자화상으로 표출되었을 겁니다. 왠지... 그들은 평생 외로웠을 것만 같습니다. 그들의 거친 자아는.. 너무도 고독했을 것만 같습니다. 가시나무 - 하덕규 내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곳 없네 내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곳 없네 내속엔 내가 어쩔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자리를 뺏고 내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숲 같네 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바람만 불면 외롭고 괴로워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이를 즐겨읽던 직원이 ‘함께 나누어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해 사내에서 구성원 토크콘서트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조직문화팀에서 업무를 벗어난 직원들의 공유와 소통의 장을 마련해 보자는 취지로 ‘휴먼 라이브러리’를 제안했죠. 그 취지에 공감하여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한국경제 기사에도 실리고..MBC에도 살짝 등장하고요. ^^


Q4. 참석한 직원들의 반응은?

업무를 벗어난 주제로 편하게 의견을 나눌수 있고, 행사를 통해 다른 부서의 직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하네요.

업무에 찌든 일상중에 잠시 업무에서 벗어나 그림을 접하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듣다 보면 마음의 에너지가 충전되어 새로운 오후를 시작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제일 많이 들었어요. 제가 강의를 통해 의도했던 바가 ‘그림을 통한 힐링’인 점이 분명하게 전달된 듯 싶어 뿌듯하더라구요.

혼자서 접근했다면 소화하기 어려울 수 있는 새로운 분야의 이야기를 우리 구성원의 언어로 접하니 쉽게 다가갈 수 있어 좋았습니다. 우리 회사에 이런 분이 있었다니.. 열린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는 덤이구요. _AE사업본부 칠러담당 안재웅 사원 

 

문민정 과장이 책상에 앉아서 웃고 있다

Q5. 그림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보통 미술 전시회에 함께 가자고 하면 ‘어렵지 않아?’라든가 ‘난 그림 하나도 몰라’ 이런 대답을 듣게 되는데요, 저도 예전에는 그랬습니다. 그림이라면 어렵고.. 뭔가 대단한 사람들만 감상하는 것 같고요.

하지만 그림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다양합니다. 꼭 미술사를 알아야 하고 화가를 알아야만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건 아니더라고요.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작품들을 접하다 보면, 마음 속에 화첩이 생기고, 그 화첩 안에 자신만의 카테고리를 만들어 작품들을 담아놓을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어떤 상황, 어떤 감정이 느껴질 때 그 그림들을 떠올리면서 위로 받기도 하고, 공감하기도 하고, 기쁨을 극대화시키기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다양하게 접하다 보면 슬플 때 슬픈 가락의 노래를 떠올리듯 자연스럽게 그림을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그림 감상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비전공자, 비전문가인 저는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고 그림을 보기 시작했기에 더욱 감정에 충실하고 많은 감동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림을 모르더라도 ‘열린 마음’으로 그림을 접한다면 더욱 삶이 윤택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러분도 저처럼 그림으로 ‘힐링’해 보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