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버시는 ‘홀로 있을 수 있는 권리’로 보통 정의한다. 이는 1890년 사무엘 워렌(Samuel Warren)과 루이스 브랜다이스(Louis Brandeis)가  새로운 출판 기술인 신문과 사진기에 의한 프라이버시 침해 가능성에 대해 ‘프라이버시 권리’를 하버드 대학 법률 저널에 게재함으로써 널리 쓰인 정의다. 이 논문이 기술의 발달에 의한 새로운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우려와 함께 프라이버시의 기본 권리를 담은 최초의 문서로 인정되고 있다.

[한상기의 소셜미디어와 사회변화] ⑦ SNS시대 딜레마, 프라이버시 패러독스

소셜미디어에서 개인이나 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이슈는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이다. 2010년 페이스북 창업자인 주커버그는 ‘프라이버시 시대는 끝났다’라는 발언을 해서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그는 자신이 새로 페이스북을 만든다면 처음부터 사용자 정보는 모두 공개하는 방식을 취했을 것이라고 했다. 프라이버시 시대의 종말은 얘기하는 사람 중의 하나는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다. 2009년 그는 CNBC와 인터뷰에서 ‘누군가가 알기를 원치않는 뭔가가 있다면, 처음부터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우리는 이제 모든 활동이 보이는 유리 상자 또는 파놉티콘(상세 정보: 위키피디아) 안에 살고 있는 것인가?

제러미벤담의 파놉티콘 청사진이다.

▲ 제러미 벤담의 파놉티콘 청사진

마크 주커버그의 누나인 랜디 주커버그는 2012년 크리스마스 저녁 모임을 가족과 함께 하면서 사진을 찍어서 페이스북에 올렸다.

랜디 주커버그가 페이스북에 올린 가족 모임 사진으로 모두 주방에서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다.

▲ 랜디 주커버그가 페이스북에 올린 가족 모임 사진

랜디는 자기 친구들에게 공유했고, 그 중 복스미디어의 칼리 슈바르처가 이를 공개했다. 많은 사람들은 그 사진 안에 마크 주커버그가 있음을 알고 이를 공유하기 시작했고, 랜디는 이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다음과 같이 트위터에 올렸다. 그러나 흥미로운 것은 페이스북의 프라이버시 제어는 마크 주커버그의 누나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을 널리 알린 일이다.

랜디주커버그가 작성한 트위터이다.

▲ 랜디 주커버그가 작성한 트윗

2012년 네덜란드에서는 16살 소녀가 생일 파티에 초대한다는 글이 3만 명에게 전달되어 , 그 중 3천 명이 참석했다가 폭동이 일어나고 사람들이 체포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의 글의 배포 대상을 친구가 아닌 전체공개로 해 놓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소셜미디어에서 프라이버시 제어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이를 제대로 잘 선택하거나 제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도 자신의 글이 원치 않는 남에게 공개되는 경우나 때로는 보고 싶지 않는 글을 보게되어 이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키보드가 체인으로 돌돌 감겨 자물쇠로 채워져 있는 모습이다.

프라이버시를 대하는 세 가지 유형  

프라이버시에 대한 태도는 사람들의 유형에 따라, 매우 다양한 태도를 보인다. 우리는 프라이버시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때로는 아주 쉽게 이를 포기하기도 한다. 약간의 이득을 제공하면 너무나 쉽게 프라이버시를 포기하는 이 현상을 ‘프라이버시 패러독스’라고 불러왔다.

2005년 해리스 연구소 (Harris Institute)가 수행한 조사에 의하면 세상에는 프라이버시에 대한 태도에 따라 세 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다.

  • 첫째는 프라이버시 원칙주의자로 35%의 사람이 해당한다. 이들은 프라이버시가 매우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 두 번째는 프라이버시 실용주의자이다. 이들은 잘못 사용만 안한다면 기꺼이 자기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으로 전체의 55%를 차지한다.
  • 세 번째는 프라이버시 무관심자로 전혀 개의치 않는 그룹으로 10% 정도를 차지한다.

이 비율은 소셜미디어 시대에는 달라질 수 밖에 없다. 특히 밀레니엄 세대 또는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부르는 세대에서는 보다 공개적인 삶을 선택하거나 프라이버시를 포기하겠다는 비중이 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소셜미디어에서 개인 생활의 노출과 원치 않는 전파를 경험하면서 프라이버시 제어를 보다 현명하게 하고자 하는 노력을 보이고 있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2013년 5월 더 퓨 인터넷에서 틴에이저들이 소셜미디어에서 프라이버시에 갖는 태도를 조사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는 틴에이저들은 과거보다 더 많이 소셜미디어에서 정보를 공유한다. 그러나 동시에 공개로 하는 정보보다 절친한 친구에게만 공유하는 정보가 늘어나며, 이제 점차 자기 평판 관리를 하기 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자신의 프로필을 친구만 볼 수 있게 해 놓은 청소년의 비중이 60%에 달한다. 반면 트위터에서는 64%가 모두 공개하고 있다고 한다. 즉, 트위터는 보다 공공적인 공간으로 페이스북은 가능한 사적인 면을 갖고 싶어하는 것이다.

자물쇠 모양이 있는 동그란 마크의 모습이다.

청소년들조차 많은 경험을 통해서 자신의 평판을 관리하기 시작했으며,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는 글이나 사진을 삭제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59%가 과거에 올렸던 내용을 지우거나 수정했으며, 53%는 다른 사람이 올린 댓글을 삭제했다. 45%는 자기 이름이 태깅되어 있는 사진에서 이름을 지웠으며, 19%가 나중에 후회한 내용을 올렸다고 고백했다.

여러분도 프라이버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약간의 이익을 제공하면 바로 포기하는 프라이버시 패러독스를 경험해 보셨을 것으로 본다. 무료 보험이나 쿠폰, 영화 티켓을 제공한다고 하면 바로 개인의 정보를 제공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인정보와 프라이버시는 동일한 개념이 아니다. 혼자 있을 수 있는 권리는 타인에 의해 나의 삶의 공간이 침범당하지 않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내 담벼락에 글을 올리거나 사진에 나를 태깅하는 일, 원치 않는 사람이 나에게 댓글을 다는 일, 또는 내 글을 마구 전파하는 일 모두 프라이버시 침해와 관련있는 일이며, 이를 잘 제어하는 일은 SNS 활용에 있어서 매우 필요한 기본 능력이다.

지금이라도 페이스북의 우측 상단에 있는 계정 설정 부분에 가서 ‘공개범위 설정 및 기능’의 여러 옵션과 ‘타임라인과 태그 달기’ 역시 재점검하시기 바란다.  또한 모든 포스팅을 올릴 때는 공개 범위 설정을 잊지 말기 바란다. 그래도 나를 거북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을 경우에는 ‘차단 관리’를 통해 사용자와 다양한 앱/이벤트 초대를 차단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