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구암동에 위치한 작은 평수의 아파트. 가구나 살림살이가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어머니께선 두어달에 한 번은 가구 구조를 바꾸거나 집안 분위기에 변화를 주곤 했습니다. 아버지께서 회사를 그만두시고 개인사업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그 횟수가 잦아들었죠. 15년도 더 된 일입니다만, 집에 오면 혼자 무거운 가구들을 옮기고 계시던 그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피는 못 속이는 법. 대학교 시절 원룸 자취방에 벽면을 페인트칠하고, 포인트 벽지를 붙이고, 적갈색 싱크대가 눈에 거슬려 죄다 분리해 사포질에 페인트까지 칠했던 적이 있습니다. 보기 좋게 바뀌었다고 생각했지만, 주인 아저씨의 면박을 피해가지는 못했던 웃지 못할 사연입니다.

나만의 공간, 내 취향을 완벽하게 반영하다

저는 지난 2월 아담한 복층형 오피스텔을 얻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여기저기 더 손볼 데가 없는지 두리번거리는 중입니다.

창가 사이로 빛이 살짝 들어오고 오렌지색 작은 쇼파가 놓여있다. 그 위에는 작은 쿠션과 스탠드가 놓여있고 쇼파 끝 쪽에 제습기가 설치 되어있다.

작은 소품들이 숨어있는 공간

복층형 구조의 장점은 높고 넓은 유리창입니다. 아직까지 추운 느낌이 들어 뽁뽁이(?)를 유리창에 덧대어 놓았고, 브라운 톤의 블라인드를 달아놓았지만 여전히 서늘한 바람이 들어옵니다. 집이 대체로 추운 편이라 소파만큼은 따뜻한 색으로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픽사(PIXAR)社가 연상되는 독서등 역시 제가 아끼는 소품입니다.

오렌지색 쇼파 옆에 LG제습기가 놓여 있는 모습이다.

베란다가 없는 오피스텔에 제습기는 필수품입니다. 빨래건조 기능을 이용해 빨래를 얼른 말리고 수납장에 넣어버려야 집안을 좀 더 넓게 사용할 수 있죠. 공기청정 기능은 덤이구요.

창가 옆에는 스탠드가 있고 반대쪽에는 헤드셋을 끼고 있는 고릴라 그림이 걸려있고 그 밑에는 검은 책상과 의자가 놓여있다.

도배를 언제했는지 모르겠지만, 창가 바로 옆 벽이 누렇게 변색되어 있어 침팬지 두 마리를 입양했습니다. 낄낄거리며 쳐다보고 있는 녀석과 그윽하게 쳐다보는 녀석이 있어서 절대 외롭지 않습니다. 절대로… ^^;

미니 화분으로 봄을 먼저 맞이하다

테이블 위에 미니화분이 놓여져 있고 주방의 가스레인지 주위에는 갖가지 와인과 와인 잔이 놓여있다.

먼저 봄을 맞이하고 싶은 마음에 여기저기 미니화분을 올려다 놓았습니다. TV 옆에도, 책상 위에도, 그리고 주방에도… 눈치채셨겠지만 조화입니다. 키우기 쉽다는 산세베리아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과거가 있는 제게 생화는 아직 무리입니다.

눈에 거슬리면 막아버리고, 바꿔버리고!

오렌지색 쇼파 위에 얼룩말 그림이 그려진 두꺼비집 뚜껑이 있고 얼룩말 그림을 살짝 밀면 두꺼비 집이 나온다.

소파 위에는 보일러 조작기가 달려 있습니다. 꽤 오래된 보일러라 그런지 여간 보기 싫은 게 아닙니다. 인터넷에서 구입한 두꺼비집 뚜껑으로 덮어버렸습니다. 훨씬 깔끔하지 않나요?

제 눈에 거슬리는 것은 보일러 컨트롤러가 다가 아니었습니다. 색이 조금 바랜 듯한 전등 스위치 또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문득! 전등 스위치로 작은 액자를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포켓포토를 이용해서 말이죠. 나무결 모양 시트지로 스위치 테두리를, 포켓포토로 내부를 채우면 그럴듯한 모양이 나올 것 같습니다. 일단 열심히 찍었던 사진부터 골라봅니다.

바닥에 포켓포토로 뽑은 여러장의 이미지들이 펼쳐져 있다

포켓포토를 이용한 전등스위치의 색다른 변신

준비물이라고는 마트에서 구입한 나무결모양 시트지와 칼, 가위, 자만 있으면 됩니다. 시트지는 할인점 시트지 코너에서 구매했습니다. PVC재질로 되어있고, 나무 결모양이 그대로 들어가있어서 나무와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저렴한 가격도 마음에 들었죠.

가위와 자, 칼, 우드띠 장식과 포켓포토로 뽑은 이미지등의 준비물이 준비 되었다

그렇다면 이제 재단에 들어가야겠죠? 사실 재단이랄 것도 없습니다. 시트지를 ‘스윽스윽’ 잘라서 ‘턱’하고 붙인 뒤 모서리를 따라 칼로 잘라주기만 하면 됩니다.

전등스위치 변신을위해 나무결 모양의 시트지를 잘라서 전등 옆에 붙인다

“대충 썰어서, 턱!”

전등스위치 변신을위해 나무결 모양의 시트지를 스위치 옆 부분에 붙인다

“모서리까지 구석구석 붙여주고, 집도(?)를 시작합니다”

테두리를 다 붙였다면 포켓포토로 인화한 사진을 붙이면 됩니다. 포켓포토 신모델부터는 스티커 인화지가 나오니 작업이 한결 수월하겠죠?

전등 스위치에 붙은 포켓포토로 뽑은 이미지와 나무결 모양의 시트지가 둘러져 있다.

칼질에 능숙한 사람이라면 5분이면 가능한 작업입니다. 볼품없던 전등 스위치가 미니 액자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아래 사진을 처음 본 사람이 저걸 전등스위치라고 생각할까요, 아니면 미니 액자라고 생각할까요? 저희 집에 사는 침팬지 역시 고민이 많이 되는 듯 합니다.

싱글남의 집에 변화를 준 전등스위치 모습과 고릴라가 헤드셋을 끼고 있는 모습의 사진이다.

지금까지 소소한 재미가 있는 싱글남의 집이었습니다. 남자의 침실은 공개하지 않는 편이 여러모로 좋을 듯하여 과감히 생략했습니다. 봐서 좋을 것 하나 없거든요.(웃음)

강아지모양의 사진이 붙은 전등 스위치 모습이다.

여기저기 사연이 묻어있는 직장인 남자의 집. 한 번 구경하러 오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