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최단기간 국내 판매 100만 대를 돌파한 옵티머스 G Pro의 가파른 상승세가 주목할 만합니다. 5.5인치 풀HD IPS 화면이 탑재된 옵티머스 G Pro는 LG전자가 내놓은 역대 스마트폰을 통틀어 가장 빠른 판매 속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역시 이러한 인기에는 디자인이 큰 역할을 했죠. 옵티머스 G Pro를 디자인한 안유신 선임을 만나 옵티머스 G Pro의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옵티머스 G Pro의 인기비결(3) 디자이너 인터뷰편

LG 옵티머스 G Pro


디자이너 안유신은?
 

예술중학교, 예술고등학교를 나와 대학에서 공업 디자인을 전공했습니다. 제품 디자인에 오랫동안 선망을 가지고 제품을 보다 예쁘게 꾸미는 것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2002년에 LG전자에 입사하여 제품 디자인으로 한 길을 걸어오고 있는데요. 디자인 경영센터에서 MC 사업본부 디자인을 담당하는 MC디자인연구소에 근무하고 있으며 그동안 루비폰 및 다양한 폰 디자인을 담당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번 옵티머스G 프로의 디자인에 참여했습니다.

디자이너로서 실제 만져본 옵티머스 G Pro의 디자인 완성도는?

Q1. 옵티머스 G에 이어 예상보다 빠르게 옵티머스 G Pro가 출시되었는데, 디자인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 안유신 선임 : 사실 많은 제품들이 그렇지만, 옵티머스 G Pro도 여러번 수정된 것은 물론이고, 또 중단될 뻔하기도 했던 프로젝트였습니다. 실제로 선정되고 완성 제품으로 양산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죠.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요즘 시장에 따라 프로젝트도 꽤 많이 변화의 과정을 거치기 마련이랍니다.

쉬운 예를 들면, 마치 이상형 올림픽처럼 디자인들이 내부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통해 결정됩니다. 이 경쟁을 통해 사용자에게 딱 맞는 디자인이 나오게 되는데 최종 선택이 되더라도 이어지는 디자인 수정은 디자이너로서는 여간 고생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도 그만큼 만족스러운 디자인이 나오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닌가 싶네요.

예전에는 개발 중인 제품 디자인이 기술적인 문제로 똑같이 출시되기 어려운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그런 경우가 거의 없어 실제 개발 과정의 디자인이 출시 제품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LG전자 MC연구소는 모두가 혁신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는데요, 디자인팀과 개발팀사이에 항상 발전적인 다툼이 있습니다. 다 제품을 좋게 만들자고 하는 거니까요.

Q2. 예전 해외 향으로 판매된 일명 루비폰(KP100)을 디자인했는데, 피처폰과 스마트폰의 디자인은 어떻게 다른가요?  

* KP100 루비폰은 세계적으로 3000만대가 팔려나간 메가 히트 휴대폰입니다.

루비폰 KP100

▶ 안유신 선임 : 피처폰과 스마트폰의 디자인은 큰 차이가 존재합니다. 피처폰을 디자인할 때는 바폰, 슬라이드폰, 폴더폰 등 계속해서 시도할 것들이 많아서 재미있게 디자인을 했습니다.

또한 슬라이드 폰의 경우는 키패드 모양도 제각기 달라 제조사의 개성을 잘 살릴 수 있는 포인트들이 많았구요. 그러나 스마트폰으로 변화하면서 기존의 하드웨어들이 모두 화면 속 소프트웨어로 바뀌고부터 디자인은 고민에 빠지게 되는 거죠. ^^;

피처폰의 디자인이 덧셈이라면, 스마트폰의 디자인은 뺄셈입니다. 화면을 먼저 그리고 최소한의 디자인 요소만 집어넣는 노력을 하기 때문입니다. 옵티머스 G Pro의 디자인을 놓고 처음 생각한 것이 바로 ‘화면만 보고 생각하자’라는 것이었는데요, 5.5인치의 큰 화면을 기본으로 놓고 쓸데 없는 것들은 모두 제거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Q3. 디자이너로서 실제 만져본 옵티머스 G Pro의 디자인 완성도는 어떤가요?

▶ 안유신 선임 : 처음에는 예뻐서 사용하지만, 사용하다보면 점차 사용성이 좋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유선형으로 가공되어 그립감이 참 좋죠. 배터리커버에 은은하게 후가공으로 들어간 디지털큐브 패턴은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블링블링 스타일을 완성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패턴이 요즘 패션 트렌드에도 적합하지 않나 싶습니다. 배터리도 은색으로 시각적 일체감을 보여주고 있어 내부까지 세심하게 완성해낸 것이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여성 유저들도 선호하는 대화면의 옵티머스 G Pro

Q4. 여성이 사용하기엔 5.5인치 대화면 스마트폰이 크다고 느끼지 않나요?

▶ 안유신 선임 : 대화면의 스마트폰은 이미 대세가 되었습니다. 사실 손이 크던 작던 모두가 대화면을 쓰고 싶어하는 것이 현실인데요, 기존 피처폰에서는 여성들은 큰 화면을 원하지 않았던 사용자 군입니다. 제 자신도 피처폰으로 만족스럽다고, 4인치의 화면이면 만족한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요가 어플 같은 것을 틀어놓고 따라하다보니 화면이 너무 작다고 느껴지더라구요.(웃음)

그제서야 왜 태블릿 PC를 쓰는지 스마트폰에서 더 큰 화면을 쓰는지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옵티머스 G Pro가 모든 여성들에게 크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손이 작은 저도 현재 잘 쓰고 있으니까요. (웃음)

Q5. 옵티머스 G Pro 출시 전부터 경쟁사 제품과 닮았다는 루머로 맘 고생이 심했을 것 같습니다.

▶ 안유신 선임 : 옵티머스 G Pro가 처음 나왔을 때, 누군가 디자인 전문가처럼 정확히 비교해 놓은 글을 보고 놀랐습니다. (주석 : 그것은 바로 제 포스팅(http://dicagallery.com/140180557421)이었죠. 순간 멈칫,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인터뷰를 이어나갔습니다.)

스마트폰의 디자인은 확실하게 누구의 것이라고 정해 놓은 것이 없습니다. LG전자는 물론이고 세계 그 어느 스마트폰 제조사도 특정한 디자인을 맡아 놓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라운드 디자인

옵티머스 G Pro의 특징은 5.5인치의 대화면 디스플레이인데, 커지는 화면 때문에 외관을 더 키워야 한다면 아무도 좋아하지 않겠죠? 따라서 디자인하면서 옵티머스 G Pro는 라운드를 완만하게 깎아주는 것이 사용에 도움을 준다는데 모두 의견을 모았습니다.

유선형이 각이 지면 누가 봐도 예쁘지 않다는 것에 동감할 수 있었죠. 눈에 보기에 좋은 것이 사용자들이 보기에도 좋고, 사용하기에도 예쁜 것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따랐을 뿐입니다.

Q6. 옵티머스 G Pro가 옵티머스 G의 디자인을 계승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는데…

▶ 안유신 선임 :  ‘이것이 자사의 아이덴티티입니다’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 요즘인데요. 그때 그때 유행에 따라서 스마트폰 디자인은 계속 변화합니다. 따라서 “컨셉을 가져가는 것이지 형태를 가져가는 것은 아니다.” 라고 말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카메라 데코(렌즈 테두리 금속 부분)와 리시버 데코(통화용 스피커 금속 부분)를 살펴보면 이전 제품과의 통일성을 발견할 수 있고, 옵티머스 G를 옵티머스 G Pro처럼 크게 해보면 R값(라운드 각도)이 거의 동일하답니다. 겉보기로만 디자인을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옵티머스 G Pro를 만져보고 있는 안유신 선임

Q7. “LG의 디자인은 각진 것이다.”라는 의견이 있는데 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안유신 선임 : 프라다 폰과 같이 전략적인 역할이 필요한 디자인에선 좀 더 강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 차별화가 강한 디자인을 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일반적으로 트렌드에 부합하는 디자인을 추구해 왔는데 이전의 이미지가 기억에 오래 남아서 그런 것이 아닐까요?  

디자이너의 고충

Q8. 자신이 디자인한 스마트폰에 대해 ‘어디선가 본 듯한 디자인이다’라는 평을 들으면 기분이 어떤가요?

▶ 안유신 선임 : 스마트폰의 디자인을 보고 여기저기서 따온 것이 아니냐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 말대로 기존 제품의 좋은 것만을 따라한 것이라고 보는 것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네요. 스마트폰의 디자인 하나하나에는 모두 그 이유가 존재합니다. 출시된 제품의 결과만을 보고 판단하는 것도 이해는 합니다만, 그 디자인이어야만 했던 이유도 나중에는 꼭 알아주면 좋겠다고나 할까요?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정말 많은 디자인을 만들고 그 중 단 하나 최선의 디자인만이 선택받는다는 사실,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제품의 디자인이 비슷하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실 사용자들에게 진정한 평가와 인정을 받을 날이 올 것이라 믿습니다. 소비자들은 항상 새로운 것, 다양한 것, 그리고 더욱 발전된 모습을 기대하는데 그 기대에 부응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 꼭 기억해주세요~

Q9. 까칠한 질문에 고생하셨습니다. 진부한 질문으로 마무리할까 하는데요, 본인이 꼭 만들고 싶은 스마트폰은 어떤 디자인인가요?

▶ 안유신 선임 : 옵티머스 G Pro의 컬러는 현재 인디고 블랙과 펄 화이트로 출시되었습니다. 사실 열정적인 색상인 레드도 후보에 있었으나 결국에는 빠졌죠. 여성들이 선호할 핫핑크 색상이 나오길 바랐는데 그러지 못해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입니다. 일러스트 작가들의 작품을 넣어서 디지털아트가 들어 있는 스마트폰을 상상해 본 적도 있습니다. 혹은 현재 퀵커버 7종이 출시되어 있는데 다양한 컬러로,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한 케이스도 괜찮을 것 같네요.

현재의 스마트폰은 화면 중심으로 흘러가지만 언젠가 또 변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버튼이 여러 개 있는데 이런 키들을 한 곳에 모으고 미니멀한 디자인, 손에 걸리는 것이 없는 디자인으로 완성하고 싶네요. 많은 이들이 사고싶은 디자인을 완성하는 것이 최종 목표랄까요?

 

인터뷰를 마치며…

옵티머스 G Pro의 판매량과 판매속도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중 단연 으뜸입니다. 디자인을 담당한 안유신 선임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잘 팔리는 스마트폰’을 만든 디자이너의 뿌듯함과 함께 정말 많이 고민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품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관심도 증폭되어 그만큼 많은 의견이 나오는 거겠죠? 옵티머스 G Pro에 쏟아지는 의견을 소중하게 듣고 앞으로도 최고의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제품을 디자인하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