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옵티머스G의 번들이어폰 쿼드비트는 단기간에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인기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화제를 모으며 인기를 끈 2012년 최고의 히트 상품입니다. 업계 집계를 살펴보니 쿼드비트는 두 세달 사이에 약 40만 여개가 팔려나가는 기염을 토하며 이어폰의 메가 히트작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수치죠.

오늘은 제가 더 블로거 7기 자격으로 직접 쿼드비트의 제작자인 LG전자 MC연구소의 나용혁 주임을 만나 옵티머스 G 번들 이어폰, 쿼드비트에 대해 우리가 궁금했던 얘기들을 직접 물어보았습니다.

[더 블로거가 간다] 쿼드비트 이어폰 개발자, MC연구소 CT실 나용혁 주임

쿼드비트는 다이나믹 드라이버가 사용된 커널형 이어폰으로, 통화 마이크가 부착된 4극 플러그 이어폰입니다. 골든이어스의 호평으로 항간에는 10만원 이상의 이어폰에 버금가는 모든 음역대의 소리를 완벽히 들려준다고 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쿼드비트 이어폰을 끼고 있는 개발자 나용혁 주임

쿼드비트 개발의 주역, 나용혁 주임은?

뮤직 마스터링을 공부하고 싶어 영국 유학길을 떠났던 남자.. Southhampton Univ.(ISVR)에서 음향학 학사를, Edinburgh Univ.(ISVR) 에서 전자 음향학 석사를 마치고, Sound Multimedia 관련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다가 현재 LG전자 MC연구소에서 이어폰의 사운드 튜닝과 제작 총괄을 맡고 있다. LG전자에서 BA유닛이 들어간 F700을 제작한 그의 대표작은 프라다폰의 번들이어폰, 그리고 쿼드비트다.

Q1. 쿼드비트, 이름이 마치 뮤직플레이어 이름 같은 느낌인데요, 어떻게 탄생했나요?

당시 이어폰을 개발에 참여하신 많은 분들이 모두 모여서 공들여 만든 네이밍입니다. 당시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어요. 무엇보다 번들이어폰에 이름을 지어준다는 것 자체가 생소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신경을 더 많이 쓴 것 같습니다. 제가 밀었던 이름은 사실 ‘엘리어’였어요. (웃음) 많은 의견을 받은 가운데 초기 쿼드비트의 형상이 4개의 조각으로 나뉜 것 같은 모습에 착안하여 ‘쿼드’, Music에서 중요한 요소인 ‘비트’를 더해서 ‘쿼드비트’로 최종 결정되었습니다. 지금 제작자로서 뒤돌아보면 꽤 만족스런 네이밍입니다.

쿼드비트 이어폰 제품 이미지

Q2. 쿼드비트, LG전자가 직접 만들었는지 의문을 갖는 분들이 계시던데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 쿼드비트 제조과정은 협력업체인 아이사운드에서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쿼드비트에 대한 모든 가이드는 제가 속한 LG전자에서 만들었습니다. 이 제작 가이드에는 다양한 테스트를 통한 유닛의 개발부터 디자인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어요. 무엇보다 제작 완성 단계를 맡은 중소기업과 제작 가이드를 만든 LG전자의 협업이 잘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모든 소비자가 듣는 쿼드비트의 음향은 LG전자에서 공들인 결과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나용혁 주임Q3. 장안의 화제 쿼드비트 대란, 어떻게 보셨어요?

기쁘기도 하고 벅차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처음에는 황당하기도 했죠. 왜 사람들이 갑자기 관심을 가지는지도 몰랐던 게 사실이에요. 쿼드비트에 새로운 신기술이 들어간 것도 아니고, 기존 이어폰에 비해 이상하게 변형이 이뤄진 것도 아닌데 말이죠. 일반 스마트폰 번들 이어폰에 들어가는 보통의 다이내믹 유닛이 들어간 것이거든요. 근데 요즘 소비자들의 분위기를 보면 기존과 꽤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소리(음향)에 대한 관심, 그리고 일반 사용자들의 번들이어폰에 대한 욕구가 더 커졌다는 것을 이번 ‘쿼드비트 대란’으로 인해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Q4. 쿼드비트 성공 요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첫 번째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프리미엄 번들 이어폰에 대한 욕구가 시기적으로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소비자들 스스로 번들이어폰에 대한 관심이 많이 늘어났음을 실감하게 합니다. 이전부터 사용자들에게 ‘스마트폰에 좋은 이어폰이 기본으로 들어 있으면 좋겠다’는 내재된 니즈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두 번째는 쿼드비트를 만들 당시 즐겁게 일할 수 있었던 것이 좋은 결과로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상품기획부터 자재구매, 부품개발실, 디자인 연구소의 협력이 너무 잘 이루어졌죠. 죽이 잘 맞았다고나 할까요? (웃음) ‘우와 그거 재미있겠는데? 잘해보자구!”하는 마음으로 모두 하나가 되어 열정적이고 매끄럽게 결과가 나왔습니다.

프라다 번들이어폰

번들이어폰이 그냥 끼워주는 제품이 아니라 제대로 된 소리를 들려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예전 초창기 프라다 번들 이어폰부터 축적된 설계 노하우를 기반으로 첫 유닛부터 공들여서 만들었지요. 이어폰 개발하는데 보통 1년 걸린 적이 없는데 이 제품은 1년 넘게 한 것 같습니다. 근데 주위에서 ‘번들이어폰 음질이 좋을 필요가 있나?’ 하는 말을 할 때 가장 마음이 아프더군요.

Q5. 제작자로서 쿼드비트의 음질에 대한 평가를 내린다면?

쿼드비트는 다이내믹 드라이버 유닛의 해상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사실 음향 개발하는 사람의 욕심은 더 좋은 부품과 더 뛰어난 재료를 사용하고 싶지만 번들 이어폰의 한계도 분명 있기 때문에 현실의 벽에 부딪혔습니다. 번들이어폰이라는 특성상,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프리미엄의 효과를 느낄 수 있도록 주안점을 두고 노력했습니다. 또, 이는 상대적으로 비싼 BA가 아닌 저렴한 다이내믹 드라이버로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봤지요. 제작사가 원하는 음질이 고객과 잘 맞았을 때가 가장 좋은 결과물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음악에 중저음 비트가 있는 곡들이 정말 많아졌습니다. 사용자들이 평소 듣는 음악들로 이어폰을 평가하게 되면 정말 음질이 좋다고 결론을 내리게 되지만, 오히려 평소 듣지 않던 낯선 음악 장르의 소리에는 민감해지기 마련입니다. 이번 쿼드비트는 사용자의 음질 선호도에 집중해서 체크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음질들에 대한 성향을 파악하고 반영했습니다. 최근 비트 있는 음악들에 잘 맞는 튜닝이 된 이어폰의 음질이 아닐까 싶습니다.

 

Q6. 항간에는 골든이어스에 제품 홍보를 위해 음질 테스트를 맡겼다는 의구심도 있던데.

그 부분을 오해하시는 분들이 가끔 계시더군요. 골든이어스는 일반 커뮤니티처럼 가입하면 멤버가 됩니다. 저도 음향에 관심이 있었기에 일반 멤버로 가입하고, 개인적으로 이어폰의 음질 평가 신청을 한 결과입니다. 홍보의 목적이 없는 순수한 의도였죠. 사실 이 골든이어스의 음질 평가는 쿼드비트가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기존 제가 처음으로 제작을 담당한 LG전자 이어폰 F700 모델도 골든이어스에 평가를 받은 바 있는데 그 당시는 큰 반향이 없었거든요. 제작자로서는 슬픈 일이지만요. (웃음)

쿼드비트 이어폰 제품 사진

이어폰의 음질 평가는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골든이어스는 음향을 테스트하고 평가하는 기준이 잡혀 있어요. 그런 면에서 리시버의 음향 평가, 그 기준을 만들어가는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사실 번들 이어폰까지 신경을 쓰지 못했었습니다. 근데 쿼드비트가 골든이어스를 통해 좋은 평가를 받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덕분에 LG전자는 물론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현재 프리미엄 번들이어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중이네요.

Q7. 옵티머스 뷰2에 쿼드비트가 포함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쿼드비트는 애초부터 옵티머스 G의 개발과 맞물려 컨셉이 ‘G’에 맞춰 나온 특별한 녀석입니다. 제조사 전략에 따라 프리미엄 번들이어폰이 들어가는 기종이 있고, 아닌 기종이 있다는 부분, 소비자들께서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Q8. 쿼드비트 스페셜 에디션이 출시되는데 전작과 차이는 무엇인가요?

기존 쿼드비트에 대한 평가가 고음역은 좋은 편인데 중저음대역은 약하다는 평가가 많더군요. 그 원인은 이어 팁 재질이 너무 말랑말랑해서 소리가 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었습니다. 중저음역대의 소리가 함께 빠져 나가는 것이었죠. 어떤 사용자들은 사제 이어 팁으로 교환해서 이용하면 더 좋다고도 하고, 기존 폼 팁으로도 가운데로 모아 접어 사용하면 더 좋은 음질을 들을 수 있다는 제안도 해주셨습니다. 정말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되었죠.

쿼드비트 스페셜 에디션은 기존 쿼드비트에서 나왔던 소비자 불만사항들을 대폭 개선한 제품입니다. 대부분 이어폰 자체의 음질은 좋지만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이어 팁을 바꾸면 소리가 더 좋아진다는 평가가 있더군요. 또한 음향에서도 저음이 좀 약한 것 같다는 평가를 대부분 취합했습니다. 사용자 평가대로 저음 부분이 약했던 드라이버 유닛을 개선하고, 기존 착용감이 좋지 않던 기본 말랑말랑하던 이어 팁에 탄성을 더 줘서 착용감과 음질을 개선했습니다.

여기 있습니다. 한 번 써보세요.(쿼드비트 스페셜 에디션 블랙과 화이트를 건네는 나용혁 주임, 선물에 기뻐하며 좋아하는 질문자) 아, 이 부분도 변화가 있네요. 기존 번들 이어폰은 제 주변에 그 누구도 신경도 쓰지 않았는데 지금은 ‘번들이어폰 하나 달라’며 관심 갖는 분들이 늘어났다는 것이죠. 제작자로서도 뿌듯한 마음입니다.

Q9. 쿼드비트 스페셜 에디션에서는 개선된 점이 있나요? 앞으로 어떤 스마트폰에 적용되게 되나요?

쿼드비트 스페셜 에디션의 리모트는 3버튼으로 되어 있어서 쿼드비트에서 기본 제공되었던 재생/정지는 물론 선곡과 볼륨 조절도 가능해졌습니다. 쿼드비트에 대한 아쉬운 부분들이 이번 쿼드비트 스페셜 에디션에서 채워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쿼드비트 스페셜 에디션은 앞으로 출시될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기본 제공될 예정입니다. 쿼드비트가 옵티머스 G에 제일 잘 맞는 음질을 들려줬다면, 쿼드비트 스페셜 에디션은 향후 출시 될 LG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돌비모바일 음장까지 신경써서 최상의 싱크로율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Q10. 까칠한 질문에 성실히 답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번들이어폰이 어떻게 발전할까요?

이어폰의 역사가 수십 년간 지속되었습니다. 이어폰에 대해 연구하다보면 이어폰의 발전은 끊임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음질은 정의가 없습니다. 음질은 사용자의 선호이며 음질의 평가는 모두 형용사입니다. 선명하다. 날카롭다. 또렷하다. 단어로 풀어내는 음질의 평가는 꽤 모호한 편이 많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단어들은 말이죠. 사용자들은 음악도 다양하게 듣습니다. 소리는절대 하나가 아닙니다. 따라서 정말 다양한 제품들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분들 기다려 주세요. 쿼드비트는 중간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좋은 것을 더 만들고 싶습니다. 이어폰의 소리를 바꿀 수 있는 요소들은 너무도 많습니다. 더 다양한 소재로 바꿔보고 더 많은 시도도 해보고 싶습니다. 남 들은 저를 엔지니어라고 부르겠지만 정작 저는 테크니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많은 요소들을 조합하여 다양하고 좋은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죠. 단 하나의 제품에 너무 만족 하시거나, 너무 실망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LG전자의 스마트폰은 물론 이어폰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