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 허니 베이비. 익숙한 노랫소리가 흐릅니다. 누군지 궁금해 할 필요도 없습니다. 전화오는 사람은 언제나 한 사람 밖에 없으니까요. 카톡, 문자, 페이스북 메시지… 아무튼 그런 좋은 것들 모두 놔두고 전화 먼저 거는 사람은, 제 근처엔 오직 한 사람. 공포의 L양. ㅜ_ㅜ

L양과-G군

아아, 스마트폰 괜히 사라고 했어요. 한번 사라고 했더니, 그 다음부터는 뭐가 그리 궁금한 것이 많은지 계속 전화를 걸어 물어봅니다. 오늘도 그런 전화려니 했습니다. 덥고 나른한 일요일 오후. 시큰둥한 표정으로 전화를 받았습니다.

L양 “G군 오빠야. 나다”

G군 “안다. 또 왜?”

L양  “나 큰일났다 ㅜ_ㅜ”

G군 “또 왜~~~~!!”

L양 “….야….-_-+”

(…등골이 서늘해 집니다.)

L양 “지금 칠 대사가 ‘왜?’가 아니잖아? -_-+”

G군 “… 어, 어디십니까?”

L양  “홍대”

G군 “(…아 정말 먼데 ㅜ_ㅜ) 조금만 기다려. 얼른 갈께.” 

 

정보가 우리를 괴롭힌다

카페에 앉아 SNS에 열중하는 L양

다양한 SNS 활동을 하는 L양

 

그래서 전 지금, 홍대앞 작은 카페에 앉아 있습니다. 오랫만…이 아니라 어제 보고 오늘 또 보네요. 주말 내내 보네요. 집에서 쉬고 싶었는데 ㅜ_ㅜ 그런데 표정이 정말 안좋습니다. 무슨 일일까요. 이 씩씩한(이라 쓰고 흉폭하다고 읽습니다) L양이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정말 오랫만에 봅니다. 계속 스마트폰만 만지막 만지작. 무슨 일인가 해서 들어보니, 이거 참…

그러니까 L양은 스마트폰 공부 모임을 시작한 후, 페이스북도 가입하고 트위터도 가입하고 열심히 적응하고 있었습니다. 뜸하긴 하지만 블로그도 쓰고, 구글 알리미도 등록하고, 예전에 잠시 활동했던 일러스트레이터 커뮤니티에도 다시 활동을 재개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커뮤니티에 뭔가 논쟁적인 글을 올렸나 봅니다. 그래서 댓글로 논쟁이 붙었고, 그것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는 상황. 얼핏보니 댓글이 벌써 300개가 넘어갔네요.

 

L양 “내가 뭘 잘못한 걸까? ㅜ_ㅜ”

G군 “아니. 올릴만한 글 올렸네. 아무리 친목 모임이라도 상업적인 용도로 회원들 그림 쓸거였으면 사용 허락을 받거나 돈을 줬어야지”

L양 “그런데 왜 이리 사람들이 심하게 말하지? 욕설에다 반말에다…”

G군 “이건 운영진이랑 친한 애들이 괜히 실드 쳐주려고 하는 거니까, 시간 지나면 알아서 해결될거야. 잘못한게 맞는데 변명해 주려고 하니 괜히 욕설이나 그런 것들이 더 많이 달리는 거고. 그것보다, 너 왜 이거 알림 계속 받고 있어?”

L양 “궁금하잖아. 사람들이 뭐라고 답글다는 지도 궁금하고.”

G군 “혹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알림도 다 켜놨니?, 혹시 은행일 하면서도 켜두는 것은 아니지?”

L양 “켜두는 데…”

(크아악)

G군 “일단 알람부터 끄자. 알람은 인생의 적이야. 트위터, 페이스북, 카페나 블로그 댓글 알람은 다 꺼두는게 좋아. 알람을 완전히 무시하고 살 수 있는 성격 아니라면.”

L양 “알람이 왜 인생의 적이야?”

G군 “필요없이 주의를 빼앗거든. 시스템 설정->앱-으로 들어가서, 앱 이름 아이콘을 누르면 ‘알림 표시’를 체크하는 부분이 있어. 그 부분 체크를 없애줘.”

L양 “하지만 사람들이 내 글 댓글로 계속 싸우는데…”

G군 “신경쓰지마…라고 하면 그걸 어떻게 신경쓰지 않을 수 있냐고 하겠지? 거기서부터 마음을 다잡아야 해. 너 혹시 팔로잉한 트위터 글이나 페이스북 글도 다 읽지 않아? RSS로 받아보는 글들도 다 읽지 않으면 불안하고”

L양 “잘 아네…”

 

잘 아는 정도가 아니죠. 뻔한 걸요. 옛날부터 L양은 그랬답니다. 아주 작은 것 하나도 함부로 버리지 못하는 성격. 어딜가면 혹시나 필요하지 않을까 해서 바리바리 온갖 것들을 다 싸들고 다니는 성격.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L양을 잘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은 친구입니다. 편의상 G2군이라고 부를까요. 슬쩍 G2군에게 카톡을 보내, 시간나면 여기로 한번 오라고 불러봅니다.

정보를 대하는 4가지 타입

G군 “세상 사는 사람들은 크게 4가지 타입이 있거든. 내게 필요한 정보도 알기 싫어하는 타입, 내게 필요한 정보만 알고 싶어하는 타입, 내게 필요없는 정보도 알고 싶어하는 타입. 이 중에서 어떤 사람이 가장 많을까?”

L양  “내게 필요한 정보만 알고 싶어하는 타입?”

G군 “내게 필요한 정보도 알기 싫어하는 타입은, 그런 정보를 얻게 되면 무서울 것 같아서 회피하는 타입이야. 의외로 꽤 많아. 이 사람들은 정보를 별로 모으려고 안하지. 반면 내게 필요없는 정보도 알고 싶어하는 타입은 뭔가를 안 읽고 놔두면 불안한, 잡학다식한 사람들이고.”

L양 “그래서 어떤 타입이 가장 많은데?” 

G군 “남이 다 아는 정보만 알고 싶어하는 타입.”

L양 “뭐야, 넷 중에 고르라며!!! -_-+++”

G군 “미안…-_-; 깜빡했네. 아무튼 이런 사람이 가장 많아. 남들이 하는 얘기는 알아듣고 싶어하는 사람들. 포털 사이트 실시간 인기 검색어는 반드시 클릭해 보는 사람들. 근데 L양은 잡학다식한 쪽이니까- 정보를 얻을 때 한계를 설정해 두는 것이 필요해. 뭐, 이건 나중에 얘기하자.”

L양 “하긴 다 읽을 생각하니까 정말 힘들긴 하더라. 읽느라 하루가 다 가는 기분이랄까. 그렇게 다 읽어두면 기분은 왠지 좋은데, 가끔 내가 뭐하나-하는 생각도 들고”

G군 “읽은 걸로 블로그에 포스팅은 하니?”

L양 “응? 읽은 걸로 블로그에 포스팅을 왜?”

 

퍽! …너 한다 그랬잖아요. ㅜ_ㅜ 아 정말 할 말은 많은데 또 까일까봐 차마 말은 못하겠고, 그냥 얼굴만 좀 일그러집니다. 아 왜 가르쳐줘도 하지를 못하니 ㅜ_ㅜ 그런 분위기를 L양도 눈치채긴 했나 봅니다. 

L양 “그냥 옛날 게시판에 썼던 글 다시 퍼다놓고.. 요즘 커뮤니티에 올리는 글들 가끔 백업하고.. 그냥 블로그는 그런 용도로 쓰고 있는데…요”

G군 “… 따라해 보세요. ‘너무 많은 것은 아예 없는 것과 같다’”

L양 “너무 많은 것은 아예 없는 것과 같다…요”

G군 “정보를 읽는 것은 그 정보를 쓰기 위해서거든. 그러니까 항상 어디에 쓸지를 생각해 둬야해. 정보는 그냥 심심풀이 땅콩이 아니거든.”

 

이번엔 L양이 삐졌나 봅니다. 정말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는 인생의 아름다움. 인생의 갑을관계.

포켓과 에버노트

포켓

G군 “에.. 일단 내가 쓰는 것은 포켓-이란 서비스인데… 그게.. 그러니까 정보는 일단 모아야하고.. 그래서…음…”

L양 “안 삐졌으니까 쫄지 말고 그냥 얘기해라”

G군 “예옙 ㅜ_ㅜ 그러니까 간단히 말하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정보를 처리할 때 3단계 정보를 거치게 되거든? 일단 수집. 필요하다 싶은 것들을 다 모으는 것. 그 다음이 처리. 버릴 건 버리고, 나중에 필요하겠다 싶은 것은 저장하고, 지금 처리해야 할 것들은 바로 처리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이 행동이야. 그렇게 모아진 정보를 가공해 자신의 것으로 아웃풋하는 거지.”

L양 “아까말한 포켓이란 서비스는 뭐하는 건데?”

G군 “음, 일종의 버퍼, 임시 저장소라고나 할까. 웹서핑, 이메일, 커뮤니티.. 아무튼 여기저기서 모으는 자료들 있잖아? 보통 글인데.. 그걸 다 임시로 저장해 놓는, 나중에 읽기서비스 중 하나야. 유명한 서비스가 몇개 있는데 그중 내가 이용하는 것이 포켓.”

L양 “으흠.. 일단 써봐야 알겠다.”

G군 “일단 포켓 앱을 설치하고, 웹서핑 하다가 좋은 글이나 사진을 만나면 ‘메뉴버튼->공유->add pocket’을 선택하면 다 저장해 놓을 수가 있어. 그렇게 모은 글들은 나중에 포켓앱을 통해 다운받아서 읽을 수도 있고. 다른 SNS에 공유할 수도 있고.”

L양 “근데 오빠는 에버노트 쓴다고 안했어?”

G군 “에버노트 같은 노트 서비스도 써. 보통 포켓에 넣었다가 한번 걸러진 자료들을 에버 노트에 저장하는데, 일종의 나만의 검색엔진을 만든 달까… 그런 느낌으로 저장해둬. 그러다 필요한 자료가 모두 모이면, 블로그에 바로 정리해서 포스팅하고.”

L양 “뭔가 어렵네…”

G군 “에이, 써보면 금방 알거야. 다만 익숙해 지기까지 시간이 좀 걸린 달까. 출퇴근 시간에 흝어보면서 글을 읽고 포켓에 저장해 둔 다음, 나중에 걸러서 에버노트로 모은다- 그렇게 생각하면 될듯해”

L양 “에버노트는 예전에, 자료 보관을 위해 개인용 비공개 카페 만들어서 자료 모으던 느낌이 나서 좋더라”

G군 “하여간 별 걸 다했어요”

L양 “내 관심사가 아티스트별로 그 사람들 그린 그림을 모아서 분류하는 거였거든. 옛날엔 정말 엄청나게 자료를 모았었는데…”

G군 “그거 다시 들여다본 적 있어?”

L양 “카페는 아직까지 있어. 글 안 쓴지 3년이 넘었지만”

G군 “그럼 거기에 모아둔 자료들로 블로그에 포스팅하면 되겠네. 백업도 할 겸.”

L양 “아하- 정말 그러면 되겠다. 그런데 누가 와서 읽어줄까?”

G군 “처음엔 그런 것 신경쓰지마. 일단 너한테 필요한 것들을 정리한다는 느낌으로 쓰면 돼. 파워 블로거 될 것도 아니고”

L양 “오케이. 근데 시간 엄청 들겠네…”

G군 “그거야 각오해야지. 참, 오늘은 O양은 안나왔네?”

L양 “스터디날이 아니잖… 관심있냐?”

G군 “아, 아니 꼭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예쁘니까….”

L양 “신경꺼라. 오빠 남 안준다.”

 

아, 예, 그렇죠. 그… 으응?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갑자기 뭔가 화악- 심장을 치고 지나가는 것을 느낍니다. 대체 이게 뭔소리일까요? 아까 맞은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합니다.

그때 저기서, 누군가가 저에게 인사합니다. 아까 불러낸 G2 군입니다. 오오, 진짜로 와줬군요. 이 녀석은 저와는 다릅니다. 체형이 G형이라 G군이 아니에요. 정말로 그레이트. 키 커, 말 잘해, 성격 서글서글해, 얼굴도 이만하면 괜찮아, 좋은 직장에도 다니고 있습니다. 얼핏 보면 엄친아 (얼핏 보면요;;)

하지만 무엇보다, 전국구 걸그룹 팬클럽 회장 출신입니다. 잘 뭉치지 않기로 유명한 남성팬들을 일치단결시켜 탄탄한 전국 조직으로 만든 장본인. 이 녀석이야 말로 L양의 위기 상황을 제대로 도와줄 구세주!

…어, 그런데 방금, L양의 눈빛이 살짝 반짝였습니다? 이건 또 뭔가요?

■ [SNS에서 정보를 대하는 4가지 유형] 핵심 요약

* 정보를 대하는 타입은 사람마다 다르다. 무시하는 사람, 너무 많이 먹어 체하는 사람, 남들 아는 것 정도만 알고 싶은 사람들이 대부분.

* 스마트폰의 알람 메세지는 꼭 필요한 것을 제외하면 꺼두는 것이 좋다. 알람은 몰입을 방해한다.

* 정보 처리 과정은 수집, 처리, 행동의 3단계.

* 정보 처리는 ‘버릴 것, 일단 남겨둘 것, 당장 이용할 것’의 3가지로 나뉜다.

* 나중에 읽기 앱은 정보를 모을 때 정말 유용하다. 필자는 포켓(http://getpocket.com) 서비스를 주로 이용한다.

* 모아진 정보는 에버노트에 정리해 두면 편하다. 원하는 카테고리별로 정리할 수도 있고, 정리해 둔 정보를 찾아보기도 쉽다.

* 아웃풋을 생각해야 좋은 정보를 모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