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이나 연초가 되면 세계 주요 미디어와 시장 조사 기관, 컨설팅 기업에서는 내년의 기술이나 IT 산업, 기타 과학계의 주요 트렌드를 예측한 결과를 소개합니다. 물론 여러 경제 연구소에서는 사회와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주요 트렌드를 선정하고 이에 대한 보고서를 내거나 책자를 내기도 합니다.

[한상기의 소셜미디어와 사회변화] ⑨ 2014년 주목할 만한 10가지 인터넷 기술 

이번 칼럼에서는 인터넷 산업 분야 영역에서, 제 나름대로의 시각으로 예측하는 10가지 주요 변화와 큰 흐름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간략한 정리라 부족한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상세한 문서는 다른 버전으로 존재합니다.

1. 모바일 퍼스트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모바일 인터넷의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강화된다

모바일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는 이제 모든 인터넷 기업의 존속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었으며, 대부분의 대형 인터넷 기업은 모바일 우선 정책에서 모바일 중심 정책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기업의 핵심 역량을 총 동원하고 있습니다.
이미 페이스북의 모바일 월 사용자는 8억 7천만 명이 넘었고, 유튜브의 트래픽 40%는 모바일에서 나옵니다. 인터넷 트랙픽의 15% 이상이 모바일 트래픽이고 국내에서도 포털 검색 질의 비중에서 모바일이 PC를 넘어섰습니다. 페이스북 매출의 40%가 모바일에서 발생하면서 페이스북은 완전히 모바일 회사로 거듭났습니다. 페이스북은 이제 모든 서비스 요소를 모바일에서 먼저 구현한 후 이를 웹으로 확대해 나가는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모바일 페이스북 데이터로 UV의 추이를 PC와 모바일로 나누어 그래프로 나타내고 있다.

2. 프라이버시에 대한 논란이 가속되며 정부와 기업의 긴장이 지속된다

미국 NSA의 프리즘 문제뿐만 아니라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세계적 기업의 프라이버시 정책은 사용자들에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대간이나 교육 수준에 따라 프라이버시에 대한 태도는 차이가 있지만, 근본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사용자들의 태도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서비스 제공자는 가능한 많은 개인 정보와 행동 데이터를 수집해 보다 효과적인 마케팅을 하고자 하는 목적 사이에 갈등을 지속할 것입니다.
각국 정부는 이러한 시민들의 요구에 따라 기업에 대한 조사와 감시가 이루어질 것이고 기업은 로비와 새로운 기술, 서비스 전략을 통해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 사이에 긴장이 계속될 것입니다.

3.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이 올드 미디어를 넘어서다

많은 분들이 이미 느끼고 있지만, TV를 포함한 미디어 소비는 더 이상 기존 미디어 채널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소비합니다. 미국의 넷플릭스가 HBO의 유료 가입자를 넘어섰다는 뉴스는 이런 변화에서 큰 축을 이뤘습니다.
로쿠, 크롬캐스트, 애플TV 등은 TV와 모바일 기기 및 PC를 연결해서 사용자들이 방송이 아닌 콘텐트를 소비하게 하고, 사람들은 TV 콘텐트를 언제 어디서나 시청합니다. 이제 모든 미디어가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에서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가 하는 숙제를 신문, 방송 모두가 풀어야 합니다.

웹 OS기반의 TV로 화면에는 다양한 카테고리가 있으며 화면 배경에는 들판 위에 풍선을 들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웹OS 기반의 LG TV

4. 웨어러블 컴퓨팅 시대의 본격 시작되다

대부분의 해외 미디어는 2014년을 웨어러블 제품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선보이는 한 해로 예측합니다. 스마트 왓치나 구글 글래스로 관심이 커졌지만,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LG ‘라이프밴드 터치’, 나이키 퓨얼밴드, 핏빗의 포스, 조본 업 같은 행동 트래커일 수 있습니다.

라이프밴드 터치의 모습으로 블랙, 화이트, 레드의 색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l LG전자의 ‘라이프밴드 터치’

여러 시장 조사기관들은 2014년 웨어러블 시장은 40억 불 정도 규모로 발전할 것으로 봅니다. 이러한 기기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킥스타터나 인디고고 같이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크라우드 펀딩이 이루어지면서 작은 기업들에 의한 혁신적인 제품이 등장할 것입니다.

5. 공공 부문에서의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서비스 본격화된다 

각국의 정부나 공공기관은 그 동안 기존 소프트웨어 환경에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2013년 영국 정부가 이에 대한 큰 변화로 G클라우드 전략을 발표했고 이제 클라우드스토어를 통해 7천 개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미국 공공부문의 CIO 94%는 퍼블릭이나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전환을 고려중이며 CIA가 아마존 클라우드를 채택한 것은 큰 사건이었습니다. 민간 부문의 경험이 이제 본격적으로 공공 부문에 영향을 줄 것입니다. 국내도 미래부가 전자정부 프레임워크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진화시키겠다는 발표를 해서 이 흐름에 따라갈 전망입니다.

6.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의 플랫폼화 가속화되다 

메시징 앱의 본격적인 경쟁이 전세계적으로 올해 일어날 것입니다. 그 동안 세력을 확장한 라인, 위챗과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가 결국 한 두 개의 주력 메신저가 되기 위한 싸움을 벌일 수 밖에 없습니다.
플랫폼화 되는 것이 옳은지 아니면 본질적 메시징 기능에 더 중심을 두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지속할 것이지만, 저는 결국 각 시장과 문화에 맞는 메시징 플랫폼 방향이 맞을 것으로 봅니다. 스냅챗이나 인스타그램 다이렉트도 이 영역의 흐름에 영향을 받을 것이고요. 국내의 카카오톡은 글로벌 플랫폼이 되는 시점을 놓친 듯합니다.

각종 메신져 서비스의 아이콘으로 카톡과 위쳇 등 다양한 아이콘의 모습이 보인다.

7. 미국 주도의 인터넷 거버넌스에 대한 저항과 논의가 활발해 질 것임

얼마전 국내 잡지의 커버 스토리가 흥미롭습니다. 그 동안 자유와 개방의 인터넷을 지키는 선도자의 이미지를 가졌던 미국이 갑자기 인터넷의 공공이 적이 된 느낌입니다.

한겨레 이코노미인사이드의 커버 스토리로 인터넷 독재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법이라는 제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겨레 이코노미인사이트 12월 1일 커버 스토리

미국의 NSA 프리즘 프로젝트는 미국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리게 만들었고 인터넷 거버넌스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ICANN이나 W3C에서도 미 정부의 인터넷 관여를 배제하고 국제화 노력을 하자는 ‘인터넷 협력의 미래에 대한 성명’을 냈습니다. 유엔의 인터넷 거버넌스 포럼이나 ICANN의 ‘글로벌 인터넷 협력의 미래에 대한 패널’ 등의 역할이 앞으로 더 주목 받을 듯 합니다. 2014년 부산에서 열리는 ITU 전권회의는 이 점에서 큰 관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8. 소셜 비디오의 성장: 새로운 서비스로 부각되는 것뿐만 아니라 중요한 마케팅 기법으로 활용 

바인이나 인스타그램 비디오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소셜 비디오는 페이스북에서 비디오 광고를 채택하면서 보다 더 많은 관심과 확산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가장 유용한 광고 수단이면서 소셜미디어 공간에서도 영향이 지대한 비디오는 모바일 플랫폼과 연계하면서 급성장할 것입니다.
소셜 비디오 영역에서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서비스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으며, 사진이 아닌 영상을 통한 메시징과 콘텐트 전달은 모바일 기기의 기능 진화와 더불어 2014년에 큰 성장을 보일 듯합니다.

소셜비디오인 바인과 인스타그램의 아이콘이다.

9. 교육의 혁명: 무크(MOOC)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이 된다

대규모 온라인 교육 방식인 코세라, 유다시티, 에드엑스 등의 실험은 이제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고 있습니다. 결국 글로벌 교육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시대가 되는 것인데, 미국 대학의 이러한 혁신은 타 국가에서 대응하거나 또는 참여하는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수 십만이 등록하는 교육과정이 얼마나 효율적이거나 실제 유용한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나오거나, 미국 최상위 대학의 영향력 증대의 문제점이 지적되지만, 결국 재교육, 좋은 교육기관이 부족한 지역이나 기존 지역 대학의 수준 향상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매김 할 것입니다. 2014년 이 영역에서 다양성과 효과를 위한 노력, 교육 플랫폼의 오픈 소스 진화 방향 등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봅니다.

10. HTML5로 대표되는 새로운 웹 표준의 확산

2014년 말에 확정 표준이 결정되는 HTML5는 이제 웹 표준 기술의 대표적인 상징이 되었습니다. 아직 실용성에서 부족한 몇 가지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기존 운영체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네이티브 모드와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유지될 것입니다. 그러나 다중 플랫폼 지원이나 전체 개발 비용 절감 측면에서 앞으로 점점 더 모든 웹 사이트는 HTML5 기반으로 개발될 전망입니다.

문제는 국내 사정과 같이 과거 기술에 발목 잡혀있는 나라에서는 앞서가는 서비스 환경과 큰 격차를 보일 것입니다. 국내는 다시 웹에서 갈라파고스가 되는 불편한 상황이 벌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