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보급률과 미디어 이용률은 이미 PC를 추월했다. 세계통신연합(ITU), 시장조사전문기관(이마케터) 등에 따르면 지난해(2014년말 기준) 스마트폰 보급률은 24.5%로 PC 보급률(20%)를 앞질렀다. 출하량 기준으로는 이미 지난 2010년 4분기에 스마트폰이 PC를 추월한 바 있다. 미국의 경우 스마트폰을 이용한 미디어(동영상 시청, SNS 이용 등) 활동이 PC를 넘어섰다. 이제는 모바일로 검색하는 비율도 PC를 넘어서게 된 것이다.

골든크로스는 단기 주가이동 평균선이 중장기이동 평균선을 아래에서 위로 뚫고 올라가는 것을 말하는 주식 용어로 대개 주가 ‘상승 트렌드’를 보여주는 신호(시그널)로 해석된다. 모바일 골든크로스는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인터넷, 라이프가 PC 중심의 고정형 인터넷, 즉 지난 20년간 오프라인이 온라인으로 디지털화된 흐름을 뚫고 넘어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손재권의 디지털 인사이트] ⑥ 모바일 시대, 기다림이 ‘재고’다

모바일 골든크로스 시대가 열리다

페이스북의 월 활성 이용자 수(MAU)가 14억 명을 넘어선 것도 세계 최대 인구 보유국인 중국(13억 명)을 추월한 것도 ‘골든크로스’ 신호로 해석된다. 이는 페이스북에서 한 달에 한 번 이상 접속, 좋아요(Like)를 누르거나 사진을 올렸거나 뉴스를 공유한 `경제활동 인구’가 14억을 넘었다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PC vs 모바일 기기 글로벌 판매량. 2015년 태블릿과 스마트폰 판매량이 데스크탑, 노트북컴퓨터의 판매량을 넘어섰다.

PC vs 모바일 기기의 글로벌 판매량

이처럼 ‘모바일 골든크로스’가 벌어진 것을 어떻게 사회적 의미, 비즈니스 관계로 해석해야 할까? 모바일 골든크로스는 사람들은 이제 무엇을 원하든(I want to do), 어디에 가고 싶든(I want to go), 무엇을 사고 싶든(I want to buy), 기다리지 않고 즉시 해결하기를 원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기다리지 않는다. 스마트폰이 있으니까.

사실 새로운 현상도 아니다. 주말에 어디를 놀러 갈까, 어버이날, 스승의 날 때 무엇을 사야 하나, 오늘 점심 저녁 약속은 어디에서 할까 라는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당연히 스마트폰을 꺼낸다. 구글에 따르면 소비자의 50%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 18%는 직접 구매 행동에 검색이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사 결과 저녁(또는 점심) 약속할 때 무엇을 먹어야 할지 정하지 않아도 약속 1시간 전까지 사람들은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즉, 약속 시간에 임박해도 검색으로 해결하겠다는 뜻이다. 약속 장소에 갈 때도 마찬가지이며 약속 장소에 가기 위해 이동 수단을 결정할 때도 상황은 비슷하다. 미리 행동하지 않고 있다가 결정적 `순간’에 스마트폰을 꺼내 해결한다. 스마트폰을 한시도 놓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은 언제나 즉각적인 서비스를 원한다.

모바일 시대, ‘기다림’과 ‘재고’를 없앤다

그런 의미에서 모바일 시대엔 ‘타임(Time)’도 재해석되어야 한다고 본다. 즉시성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타임은 우리말로 ‘시간(時間)’으로 번역된다. 시간은 60분, 3600초다. 모바일 시대엔 타임은 눈깜짝할 사이를 뜻하는 ‘순간(瞬間)’으로 재해석되어야 한다고 본다. 시간은 타임이지만 더이상 타임이 시간은 아니다. 모바일에선 시간은 너무 길다. 순간이다. 그런 의미에선 타임은 시간이 아니라 순간인 것이다.

한 남성이 산등성이에 앉아 무릎 위 노트북을 바라보고 있다.

예를 들어 ‘Working Time(업무 시간)’을 뜻하는 나인투식스(9to6)란 말이 있다. 업무 시간은 모두 일하는 시간으로 잡힌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업무 시간에 일만 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으로 쇼핑을 하며 주말에 무엇을 할 지, 저녁엔 무얼 먹을 지 궁리한다. ‘워킹 타임’을 업무 시간이 아니라 ‘업무 순간’으로 해석한다면 새롭게 시간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모바일은 그동안 관행적으로 생각해오던 모든 개념을 바꾸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스마트폰을 꺼냈음에도 직시 해결하지 못한다면 뒤도 안 돌아보고 제품(서비스)를 떠난다. 그러다 팔지 못한 제품(서비스)는 재고(Inventory)가 된다.

모바일은 기다림을 없앨 뿐만 아니라 실제 ‘재고’마저 없앤다. 예를 들어 예전엔 기차역에서 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거나, 무인 판매기에 저열한 UX를 참아가며 회원번호나 주민등록 번호를 눌러야 했다. 아니면 PC를 켜서 인터넷으로 예매해야 했다.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코레일 앱에 접속해 실시간으로 표를 구매할 수가 있고 언제든 취소하고 다시 구매할 수도 있다. 고속버스도 모바일 결제 앱으로 실시간 자리 확인이 가능하고 심지어 5분 전에도 버스 정류장에 뛰어가면서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모바일 앱 덕택에 코레일이나 고속버스는 좌석이 빈 채로 떠나는 일이 많이 줄어들었다. 역에 나와 줄 서는 시간 때문에 포기하는 사람들이 줄어서 빈 좌석을 없애고 있다. 이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코레일은 출범 10년만에 사상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순간(Micro Moment)’에 관한 내용을 보여주는 영상

모바일에 익숙한 사람들은 기다리지 않는다. 즉시 서비스를 제공해주거나 정보를 주지 못하면 금새 시선을 옮긴다. 더구나 스마트폰은 기다림을 참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제조업에서는 재고를 최소화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다. 어떤 회사는 ‘재고는 암이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급망관리(SCM)도 만들고 물류를 최적화한다.

LIFE ISN’T LIVED IN YEARS OR DAYS OR EVEN HOURS. IT ISN’T LIVED IN MOMENTS. 문구가 보인다.한 여자가 계단으로 내려와 운동화를 신는다. 스마트폰 화면에 나이키 러닝 앱이 보인다.

한 여자가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다 드라이기가 고장이 나고 스마트폰으로 드라이기 쇼핑 검색을 한다.

한 남자가 자동차를 고치다 스마트폰으로 ‘자동차를 고치는 법’을 검색한다.

창밖의 내리는 눈을 보고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스마트폰으로 눈썰매를 검색한다.

한 아이가 미식축구에서 점수를 따내고 아이의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부모는 스마트폰으로 근처의 아이스크림 숍을 검색한다.

RIGHT NOW PEOPLE ALL OVER THE WORLD ARE TRYING TO MAKE THE MOST OR EVERY MOMENT. ㅁARE YOU THERE? 문구가 보인다.

스마트 시대에는 ‘기다림이 재고’다. 즉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모바일 골든크로스는 브랜드, 그리고 마케팅, 전략에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의식과 행동은 모바일로 넘어갔다. 기존 기업들이 요구에 못 맞추고 있을 뿐이다. 모바일에 최적화된 비즈니스를 하는 신생기업(스마트업)도 아직 적은 수준이다. 그래서 모바일 혁명은 이제 시작일 뿐이란 말을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