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시그니처' 마스터 디자이너, 톨스텐 벨루어를 만나다

지난 ‘CES 2016’에서 LG전자는 ‘더 나은 삶을 위한 혁신’을 담은 ‘LG 시그니처(LG SIGNATURE)’ 제품들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LG전자가 처음으로 프리미엄 통합 브랜드를 선보이고, 올레드 TV와 세탁기, 냉장고, 공기청정기를 출시한 것인데요. 초(超)프리미엄 가전답게 최고의 성능뿐만 아니라, 디자인 또한 고급스러움의 정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LG 시그니처(LG SIGNATURE)’의 마스터 디자이너인 톨스텐 벨루어(Torsten Valeur)를 만나 디자인 스토리를 들어보겠습니다.

# ‘LG 시그니처’ 마스터 디자이너 – 톨스텐 벨루어 인터뷰

LG 시그니처 디자이너 톨스텐 벨루어(Torsten Valeur)

 LG 시그니처 마스터 디자이너 톨스텐 벨루어(Torsten Valeur)

Q1. 어떻게 덴마크를 대표하는 세계적 디자이너가 되었나요?

어렸을 때부터 레고를 가지고 무언가를 만들어내거나, 나무로 장난감을 만들거나, 멀쩡한 물건들을 분해해서 새로운 방식으로 다시 만드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디자이너나 건축가 집안은 아니었기 때문에 아름다운 디자인 물건들에 둘러싸여 자라진 않았지만 부모님과 뭐든 함께 만들고 변화를 주는 집이었습니다. 문을 옮겨서 새로운 벽을 짓고, 또 없애기도 하면서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코펜하겐에 있는 건축학교, ‘Royal Danish Academy of Fine Arts’에서 도시계획이나, 집과 집 사이의 공간에 대해서 배웠고, 그 과정에서 건축에 대해 굉장한 매력을 느껴 주위 환경을 둘러보며 “좋은 공간” 이 어디인지에 대해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1995년에 입사해 지금 CEO를 맡고 있는 ‘David Lewis Designers’는 덴마크 코펜하겐에 위치한 독립적인 산업 디자인 스튜디오입니다. 저희는 우아하면서도 오랫동안 지속 가능한 제품을 디자인하는데 전문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1980년도 초반에는 ‘Bang & Olufsen’이 David Lewis를 수석 디자이너로 임명했습니다. 이 독특한 자유계약관계는 수많은 국제적인 디자인 아이콘을 만들어냈습니다. 스튜디오는 아직도 작지만, 민첩하고 또 각각의 디자인에 존재해야 할 각각의 독특한 이유를 부여했습니다. 우리는 고객들과 오랫동안 지속되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Q2. ‘LG 시그니처(LG SIGNATURE)’ 디자인에 참여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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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LG전자 디자인센터 경영진들이 제 스튜디오를 방문했는데 그때부터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프로젝트의 결과도 만족스러웠고, 결과적으로 LG와 저의 관계도 더 돈독해지게 되었습니다. 고객과 관계를 맺는 것은 저한테 굉장히 중요한데요, 서로에 대한 신뢰와 좋은 관계를 토대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경험상 저도 편하게 일할 수 있고, 프로젝트도 더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객과 오랜 관계를 지속시키는 것에 많은 가치를 두고 있습니다.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건설적인 논쟁과 토론을 거치면서 서로의 어려움도 이해할 수 있고, 서로에게 많은 것을 배우며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찾아내곤 합니다. 1+1은 3인 셈이지요.

저는 LG에서 열정적이며, 재능이 뛰어난 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함께 일할 때 오픈 마인드로 저를 대해 주었고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지금은 제 친구들이 되었죠. ^^   

LG전자는 글로벌 기업인만큼 제가 함께할 수 있는 프로젝트도 다양했습니다. 처음 ‘LG 시그니처’ 제품에 대해서 알게 되었을 때 무척 흥분됐습니다. 초기 라인업은 LG전자 디자인팀에서 시작하고, 중요한 제품을 전략적으로 만들기 위해 각각의 부서와 협업을 했습니다.

저는 프로젝트 초기부터 참여해 ‘LG 시그니처’ 생활가전 제품 전반의 콘셉트와 경쟁력 등에 대해 디자이너들과 활발히 논의하고 코칭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중 세탁기는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David Lewis Designers’와 LG전자 디자인팀이 공동작업을 했습니다.

Q3. ‘LG 시그니처’ 제품을 디자인할 때 추구한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저는 각 제품의 본질이 부각되도록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용자가 제품을 사용할 때, ‘이 제품을 만든 사람이 나의 욕구(wants)와 필요(needs)를 이해하고 만들었구나’라고 느껴야 합니다. 저는 ‘LG 시그니처’의 특징인 ‘영속성(Timeless)’와 ‘높은 완성도’를 고객들이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하고 싶었습니다.

LG SIGNITURE 냉장고의 모습

프리미엄 제품들은 다양한 측면에서 최고만을 뽑아 만든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리미엄 제품은 손에 넣으면 어떤 각도에서 보든, 만지든, 가지고 놀든, 아주 작은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모두 신경 써서 만들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떤 측면에서도 타협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그래서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욕구가 생기게 되며, 한번 사용하게 되면 중독이 돼서 놓고 싶지 않아지죠.

전 세계는 많은 회사들이 출시하는 같은 제품들로 가득 차서 우리는 항상 비슷한 제품들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가격이 유일한 차별점이지요. 이런 점들을 타파하고 다른 제품들과 차이를 주려면 회사는 존재의 가치가 더 확실하고 독창적인 프리미엄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탄탄한 시리즈의 제품들은 제품뿐만이 아니라 회사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역할도 할 것입니다.

프리미엄 제품을 생산하는 또 다른 이유는 제품을 제작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제품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조사를 하다보면 한계를 뛰어넘게 되고 회사의 내부적인 노하우가 한층 더 높아집니다.

Q4. ‘LG 시그니처’ 세탁기 디자인 과정에 함께 하고 냉장고와 공기청정기 제품에도 참여했다고 들었는데요.

‘LG 시그니처’ 세탁기는 ‘David Lewis Designers’의 디자인팀과 LG전자가 협력해 공동작업을 했습니다. 냉장고나 공기청정기 같은 경우에는 디자인 고문으로서 LG전자 디자인팀에서 구상해 놓은 디자인을 보고 가이드를 하고 수정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LG SIGNITURE 세탁기의 모습

LG 시그니처 세탁기는 깔끔하고 순수한 디자인 외관을 최대한 살려 고급스러움을 더했습니다. 또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는 직관적이고 쉽게 작동하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디스플레이 산업에 강점이 있는 LG의 특징을 살려 곡선 모형의 유리를 담았는데 현대적인 느낌을 잘 살린 거 같아 만족스럽습니다.

LG 시그니처 냉장고도 고급 유리를 사용한 디자인이 들어갔는데요, 원할 때 노크하면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디자인한 투명 도어는 LG디자인팀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졌습니다. 제가 원했던 느낌과 굉장히 비슷합니다.

LG 시그니처 공기청정기도 먼지 농도를 수치로 표시하고 4가지 색상으로 소비자들이 공기 청정 상태를 쉽게 알 수 있게 했습니다.

LG SIGNITURE 공기청정기의 모습

Q5. 아시아와는 어떤 인연이 있었나요?

저는 오랫동안 아시아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1988년 여름에는 상하이 고등학교에서 2개월간 교환학생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거기에서 중국어도 배우고, 요리나 서예, 그리고 우슈나 타이치 같은 문화적인 주제가 담긴 활동도 했습니다. 그 나이 또래가 그렇듯이 당시 학교에서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었는데, 그 친구와 저는 지금 25년째 결혼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동북아시아의 동양 문화의 어떤 면에 매력을 느꼈고, 이것이 제 디자인에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순수하고 심플하면서도 세밀한 물건, 공간, 그리고 목재로 만든 자연과 상호 작용하는 모든 것들에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테이프를 쓰지 않고도 정사각형의 종이로 선물을 포장하는 방법만 해도 그렇습니다. 또 정통적이지 않은 영화나 노래도 저에게 영감을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저에게 가장 영감을 주는 것은 사물이나 모양에서 특정 이미지를 찾아내는 능력입니다. 특히 이런 동북아시아 지역이 이러한 능력이 발전되어 있습니다. “The old guard”라고 이름 붙여진 돌부터 그림이나 서예에서 찾을 수 있는 숨겨져 있는 그림, 그리고 언어의 표현 방법에서도 이러한 것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두 번 반만 그으면 하나의 사자가 그려지기도 하고, 상상 안에서 그 물건을 살아 움직이게 합니다저는 디자인할 때 이렇게 보이지 않는걸 보려고 하거나 단어와 단어 사이를 읽어내 디자인에 적용하려고 노력합니다.

또 저는 차를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요즘에는 제주도산 차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차는 제가 디자인할 때 뭔가 창의성 있는일을 하는 기분을 만들어주곤 합니다. 

Q6. 자신의 디자인 철학은 무엇인가요?

저에게 디자인은 물건에게 형태를 주는 것입니다. 저는 모든 제품이 존재해야만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목적을 위해서라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거나, 하나의 제품은 억지로 만들어내지 않고도 발견될 수 있는 그 제품만의 논리가 있습니다.

저는 제품이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에게 어필될 수 있도록 디자인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처음 접하고 수 년이 지나고도 아직 기다리는 그런 제품처럼요. 저는 제품을 처음 봤을때 바로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기억이 가능한, 뚜렷한 정체성이 있는 디자인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주변 환경이나 생명에 대한 존중이 필요합니다. 필요할 때 당신의 주목을 끌고 가장 직관적인 상호작용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LG SIGNITURE TV의 모습

정말 좋은 디자인은 트렌드나 유행을 뛰어넘어 물건의 가장 순수한 정체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디자인의 본질은 새롭기도 하면서 근본적이고 직감적이면서도 명백합니다. 궁극적으로 이런 디자인은 주위 환경과 잘 어울리면서도 뚜렷한 정체성으로 새로운 팬들을 만들 것입니다. 

Q7. 디자인 영감은 주로 어디서 받나요?

저는 나무 밑에서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만 기다리면 영감이 그냥 생길 거라고 믿지 않습니다. 영감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일을 하면서 얻을 수 있죠. 저는 프로젝트의 처음 일을 시작하는 날부터 굉장히 열심히 일합니다. 디자인을 하면서 중간쯤 되었을 때 감각이 점점 집중되면서 주위에 연결이 될만한 것들이 어떤 건지 깨닫게 됩니다. 영화를 보거나 길거리를 걷거나 혹은 사람들이 내놓은 집을 구경하거나,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거나 그들의 대화를 듣는 등 모든 것들에서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그러다가 보면 제 머리 안에 있는 자료실에서 이미 알고 있거나 본 정보들을 기억하기 시작합니다.  

또 일이 진전되지 않을 때 갑자기 영감을 얻기도 하는데 이건 정말 행복한 순간이죠. 이런 순간은 제가 정말 평안하고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만 일어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녹차를 한 잔 마신다든지 음악을 듣는다거나, 아내와 산책을 할 때 그런 순간이 찾아옵니다. 아니면 제가 모형 모델을 만들다가 실수를 할 때도 그런 순간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갑자기 제게 의도하지 않은 일이 생긴다면 항상 잠시 멈추고 그 순간에 머물러있어야 합니다. 이럴 때 그 동양의 장점인 물건에 형상을 가해 주는 능력이 가능해지는 것이지요. 정말 순수한 눈으로 아무런 선입견 없이 바라본다면 새로운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뇌가 편안해질 때 정말 영감이 분출될 수 있게 올바른 길이 나오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창조의 킬러라고도 할 수 있죠.

Q8. 올초 ‘CES 2016’에서 직접 ‘LG 시그니처’를 발표하셨는데요, 앞으로 LG전자 마스터 디자이너로서의 꿈이나 계획은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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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CES 2016′ 무대에서 ‘LG 시그니처’를 발표했습니다. 드디어 우리의 결과물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관객들은 거의 저널리스트나 기술 관련 종사자들이었는데 ‘LG 시그니처’ 제품을 보고 놀라워하고 감탄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LG와 함께 계속 진실성이 담긴 제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사용자들이 제품을 사용해봤을 때 사랑에 빠지고, 오랜 시간 사용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싶은 열망이 생길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저를 비롯해 제품을 디자인하는 모든 분들이 함께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는 제품을 말입니다.

언젠가는 우리가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장정운 아바타Opinions 벳지

디자인센터에서 디자인 경영과 디자인 홍보 업무를 맡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우수한 디자인이 나올 수 있도록 supporting하고,대외적으로는 LG전자의 우수한 디자인 성과가 제대로 communication될 수있도록 불철주야 노력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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