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의 흥행 대박, 원천 콘텐츠의 힘!

지난 4월 24일 개봉한 할리우드 슈퍼 히어로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그야말로 파죽지세의 흥행세로 극장가를 압도하고 있다. 지난 5월 5일에는 이 영화가 역대 외화 흥행 5위에 등극하며 8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 기세로라면 1천 만 관객을 넘어서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영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블랙 위도우와 헐크가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스틸컷 (출처 : 네이버 영화)

[최광희의 it’ 무비] ⑤ 원천 콘텐츠의 힘

슈퍼 히어로들 총출동해 엄청난 흥행 수입 거둬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이 <어벤져스> 시리즈는 미국의 유명 만화 브랜드인 ‘마블 코믹스(Marvel Comics)’의 주요 캐릭터를 등장시킨 영화이다. 마블 코믹스의 역사는 193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타임리 코믹스’라는 이름으로 만화 사업을 시작했고, 1961년 지금의 ‘마블(Marvel)’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어쨌든 슈퍼맨과 배트맨의 친정인 DC 코믹스와 더불어 미국 만화 브랜드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마블은 숱한 슈퍼 히어로들을 통해 미국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어벤져스> 시리즈에 등장하는 캡틴 아메리카와 토르, 헐크, 아이언맨 등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낯 익은 엑스맨과 스파이더맨도 원래는 마블 가문 소속이다. 그러나 가장 유명한 스파이더맨은 마블이 경영난에 처해 있을 때 콜럼비아에 영화화 판권을 팔아 <어벤져스>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마블은 단순한 만화 비즈니스에 머물지 않고 1998년 ‘마블 엔터테인먼트(Marvel Entertainment)’를 창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영화 산업에 뛰어들었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슈퍼 히어로 캐릭터들의 엄청난 부가가치를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2009년 미국 메이저 배급사인 디즈니가 그 잠재력을 인정하고 마블을 인수하기에 이른다. 디즈니는 마블과 함께 <토르>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시리즈에 이어 <어벤져스> 시리즈까지 제작하면서 수십 조원의 흥행 수입을 거둬들이고 있다. 마블은 애니메이션 제작사 픽사(Pixar)와 더불어 디즈니의 양대 금맥으로 톡톡히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영화 아이언맨, 퍼스트 어벤져,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영화 ‘아이언맨’, ‘퍼스트 어벤져’,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만화, 드라마, 영화 등 원천 콘텐츠의 ‘원소스 멀티유즈’가 관건

<어벤져스> 시리즈의 사례에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만화가 엄청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원천 콘텐츠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일찍이 <외인구단>이나 최근 <타짜> 등 만화가 영화로 옮겨지거나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 웹툰을 영화로 옮긴 경우가 있지만, 미국만큼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만화 콘텐츠가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준은 못된다. 하지만 미국이 일찌감치 만화 콘텐츠 시장을 산업화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이것을 영화로 옮겨 전 세계 흥행 시장을 텃밭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그리고 그 힘은 결국 원천 콘텐츠, 즉 소스 시장(Sources Market)의 탄탄한 저변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런 전략은 일본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았고, 한국 드라마로도 변주된 <노다메 칸타빌레>는 니노미야 도모코가 일본 최대의 출판사 고단샤에서 낸 만화가 원작이다. 일본은 이것을 먼저 우에노 주리를 주연으로 한 드라마로 만들었고, 드라마의 인기를 고스란히 영화로 옮겨 왔다. 이런 방식을 이른바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 OSMU)’라고 하는데, OSMU에 있어서는 일본은 할리우드에 버금가는 최강의 노하우를 자랑하고 있다. 만화 뿐 아니라 문학 역시 일본의 드라마와 영화 시장에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용의자 X의 헌신, 백야행, 방황하는 칼날), 미야베 미유키(화차), 오쿠다 히데오(남쪽으로 튀어) 등의 작품은 한국에서도 영화로 만들어질 만큼 그 위세가 대단하다. 특히 일본은 추리나 미스터리 등 장르 문학의 저변이 상당히 탄탄하기 때문에 서사성을 중요시하는 영화에 걸맞은 작품의 선택폭이 상당히 넓은 편이다. 순문학적 전통이 강한 한국 문학계의 지형과는 대비되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노다메 칸타빌레 일본 원작 만화 표지(왼쪽)와 한국 드라마 포스터(오른쪽)

일본 만화 원작 ‘노다메 칸타빌레’ 표지와 한국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 포스터 (출처 :KBS2)

얼마 전 임권택 감독이 김훈 작가의 소설 <화장>을 영화로 옮겼는데, 나는 그 작품이 과연 영화로 만들어질만한 것이었는지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정유정 작가의 소설을 옮긴 <내 심장을 쏴라>나 김애란 작가 원작의 영화 <두근두근 내인생>도 마찬가지다. 모두들 흥행에서 부진한 성적을 내고 말았다. 그런 상황은 그만큼 한국의 원천 콘텐츠 시장이 빈약하다는 방증처럼 보였다.

원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작가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두터운 지지, 나는 결국 이것이 그 나라의 문화적 저력을 만들어낸다고 본다. 우리에겐 봉준호보다 윤태호 같은 작가가 더 많이 필요하다.

최광희 아바타Opinions 벳지

최광희 영화평론가는 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YTN 기자와 FILM 2.0 온라인 편집장, 서울예술대학 영화과 외래교수를 거쳐 현재 대한민국 대표 영화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KBS, MBC, YTN 등 TV와 라디오의 영화 프로그램 및 다양한 저술 활동을 통해 촌철살인의 영화평과 대중을 사로잡는 입담으로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는 영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블로그 : http://mmn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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