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에서 집단지성은 항상 옳은가?

매일 끊이지 않고 사회적 이슈와 사건, 정치 행위나 기업 활동에 대한 비판과 의견이 기존 언론 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에도 넘쳐난다. 때로는 근거를 알 수 없는 얘기가 확대 재생산되고, 기존 언론과 주고 받으면서 오히려 소셜미디어의 얘기가 다시 의제를 설정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소셜미디어의 확산과 사용 확대가 과연 대중의 올바른 판단과 지혜를 발휘하게 하는가, 또는 사회 자본을 증가시키는가에 대한 논의와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타인의 생각과 믿음을 접하는데, 이러한 다양한 견해와 관점이 매우 조화롭게 지혜를 만들어 낼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을 위험도 있음을 알고 있다.

 

[한상기의 소셜미디어와 사회변화] ⑥ 소셜미디어에서 집단 지성을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

그동안 소셜미디어에서 사용자의 참여를 통해 집단 지성을 이뤄낸 성공 사례가 바로 위키피디어이다. 그러나 SNS나 정보 네트워크인 트위터에서는 집단 지성의 모습 뿐만 아니라 그룹 편향성이나 쏠림의 문제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개개인이 독립적 사고를 하기보다는 ‘사회적 영향력 효과’라는 현상을 통해 타인의 생각에 영향을 받아 대부분 ‘같은’ 것만 읽게 되거나 사고가 쏠리는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2011년 스위스에서 행한 실험에서 144명의 학생들을 분리시켜 놓고 질문을 한 뒤 그 답을 모았을 때는 정답에 매우 근사한 답이 나왔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답을 알려주면서 의견을 모아보니 전체의 답이 매우 좁은 범위로 좁혀져서 오히려 정답에서 더 멀어졌다. 이는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영향을 지나치게 받으면 오히려 집단 지성을 만들어내는 것이 힘들어 진다는 ‘사회적 영향력’의 문제를 그대로 보여줬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대중의 지혜

사실 사회과학에서는 이미 수십 년 동안 동질성 원리라는 이론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즉, 사회 시스템에서 사람들은 자신과 유사한 사람들과 연결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서 만들어지는 에고 센트릭(egocentric) 네트워크는 사회적, 인구 통계적, 행위적, 개인 간의 특징을 살펴 볼 때 동질성을 보여주고 있다.[i]

니콜라스 카는 그의 저서 [ii]에서 다양한 연구 사례를 들어 인터넷 검색이 학술 연구에서도 다양성을 위축시키고 오히려 학술연구의 인용에 있어서 그 범주가 좁아졌음을 상기시켰다. 인터넷은 정보의 필터링을 통해 사용자에게 유용한 정보만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아지는데, 이는 오히려 때로는 우리가 알아야 할 다양한 견해를 보이지 않게 하는 역기능을 갖기도 한다.

‘대중의 지혜’[iii] 쓴 제임스 서로위키는 대중의 지혜가 형성이 되려면 다양한 의견, 의견의 독립성, 상반된 견해의 분산화와 통합이 이루어지면서 조정, 협조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러분이 사용하는 소셜미디어에서 여러분의 의견의 독립성과 다양성이 바로 대중의 지혜의 기반인 것이다.

소셜 미디어에서 집단 사고의 확산과 증가의 문제는 여러 연구에서도 나타난다. 2011년 야후 리서치 시절의 던칸 와츠 박사팀은 임의의 트위터 사용자를 선택해서 보니 사람들 타임라인에 나타나는 트윗의 50%는 단지 0.05%인 2만 명의 엘리트 사용자가 만들어내는 것임을 밝혔다 [iv]. 더군다나 문제가 되는 것은 동질성이 매우 강하다는 점이다. 즉, 블로거는 블로거들끼리, 유명인은 유명인들끼리 주로 소통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음소프트- Tvitter in Korea

국내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다음 소프트의 2011년 자료에 의하면, 상위 20%의 사용자가 전체 트위터의 95% 가까운 내용을 생성하고 있으며 [v] 정치적 성향과 취향에 따라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의 의견이 적절히 균형을 갖고 있다면 매우 건강한 사회를 반영하겠지만 만일 그렇지 않다면 트위터 공간에서는 일부의 견해가 매우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고 소비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SNS에서는 네트워킹 기능 때문에 자연스럽게 취향과 생각이 같은 사람들만의 그룹을 형성하고 동질성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아고라 같은 포럼이나 블로그스피어처럼 다른 사람의 생각이 쉽게 보이고 토론과 대화가 이루어지기 더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그룹 편향성이 더욱 강하게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지나친 동질성과 그룹 편향성은 결국 다양한 의견의 창출과 교류를 통한 집단 지성과 대중의 지혜를 구현하는데 있어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현상이다. 이의 해결 방안은 다양한 의견이 쉽게 서로 접해지고 교류가 허용되어야 한다.

하버드 법대 교수이며 오바마 정부에서 ‘정보와 규제 문제’ 부서를 맡았던 카스 선스타인 (Cass Sunstein) 교수는 여기에 대해,익숙하지 않고, 때로는 짜증나는 견해라 할지라도 예측하지 않은 방식으로 접하게 만드는 것이 민주주의와 자유 그 자체에 핵심’ 이라고 밝히고 있다. 여러분의 타임라인에 여러분의 견해에 반하는 사람들의 글이 보여도, 이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허용하는 관용이 필요한 것이 바로 민주주의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i] Miller Mcpherson, Lynn S. Lovin, and James M. Cook. Birds of a feather: Homophily in social networks. Annual Review of Sociology, 27(1):415{444, 2001)

[ii] 니콜라스 카.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 청림출판, 2011.

[iii] 제임스 서로위키. 대중의 지혜: 시장과 사회를 움직이는 힘. 랜덤하우스코리아, 2005

[iv] S. Wu, J.M. Hofman, W.A. Mason, and D.J. Watts, Who says what to whom on twitter, in Proceedings of the 20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World wide web, 2011

[v] ‘Evrything You Wanted to Know about Twitter in Korea,” 다음소프트, Jan. 2011. http://www.slideshare.net/Daumsoft/everything-about-twitter-in-korea

한상기 아바타Opinions 벳지

카이스트에서 인공지능을 전공하고 현재 컴퓨터과학과 인문사회학을 결합한 소셜컴퓨팅 분야에서 다양한 사회적, 학술적 이슈를 연구하고 있다. 20여 년 동안 대기업과 인터넷 기업에서 전략 수립을 했으며 두 번의 창업을 경험했고 여러 대학에서 강의를 하였던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의 신규 사업 전략과 정부 정책을 자문하고 여러 매체에 기고하고 있다. 사진과 영화, 와인을 좋아하며, 에이콘출판사의 소셜미디어 시리즈 에디터로 다양한 책을 소개하고 있다. 블로그는 isocialcomp.wordpress.com이며 facebook.com/stevehan를 통해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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