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간의 가족 실험, TV는 멀리 행복은 가까이

최근에 판매되는 TV는 정말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크고 선명한 화면은 물론 인터넷에 연결되어 다양한 정보를 가져오는 일명 스마트 TV가 보급되고 있는 멋진 시절이죠. 스마트한 TV를 가지고 있다고 정말 우리가 스마트해 질까요? 정말 행복해질까요?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대한민국 초등학생 TV 시청시간 시간은 평일에는 2시간 12분, 주말에는 무려 4시간 43분이나 됩니다.  반면, 15세 이상 인구 중 독서인구비율은 62.2%, 즉 전국민의 40%는 1년에 단 한권도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들 한가한 시간에 TV와 스마트폰에 빠져 있어 책 읽을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인의 24시간 그래프 이미지

TV 보느라 바쁜 한국인들

지난 2005년 봄.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저희 가족은 거실에서 TV를 치워버렸습니다. 그리고 TV 없이 5년을 지냈습니다. 그동안 우리 가족의 삶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TV의 역기능

물론 TV시청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훌륭한 사회, 교양, 정보 프로그램도 있고 긴장과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휴식과 오락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순기능에 비해 역기능이 너무나 많습니다.

  • 수동적인 시청태도로 자발성 상실
  • 비현실적인 환상의 세계로 몰입시켜 
사회 부적응 유발 
  • 영웅의 말투, 행동거지 등을 그대로 모방
  • 지나친 폭력, 살생, 공격을 묘사하는 프로그램
은  계속 시청하면 공격적, 폭력적으로 변화
  • 우리의 시간, 관심을 너무 많이 빼앗아 감.

TV 중독 테스트

사실 중독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은 TV 뿐만 아니라 PC, 스마트폰 등 우리의 시간과 관심을 빼앗아가는 모든 것에 해당이 되겠네요. 아래 TV중독 테스트에서 5개 이상에 해당된다면 스스로 반성하고 적절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 밥 먹을 때도 TV를 켜놓고 본다
  • 혹시 안 보고 있는 데도 TV를 켜 놓는다
  • TV 소리가 안 나고 조용하면 불안하다
  •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TV프로인데 보고 있다
  • 요즘 나오는 CF는 모두 꽤 뚫고 있다
  • 연예인들이 어떤 프로그램에 나오는지 잘 알고 있다
  • 시계를 보면 ‘아 지금은 TV에서 OO할텐데’라고 생각한다
  • TV에 나오는 음식들 다 먹고 싶다
  • 안보면 세상이 재미없고 뭘 해야 할지 모른다

혹시나 여러분과 가족이 TV중독에 빠져있거나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면 ‘TV 안보기 운동’과 같은 적당한 처방이 필요합니다.

TV 안보기 운동

TV 안보기 운동은 TV를 비난하거나 지나친 TV 시청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게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TV가 삶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TV 시청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TV시청 이외에도 즐겁고 유익한 여가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실천해서 삶의 진정한 행복을 찾아 보려는 노력입니다.

온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거실에서 TV를 치우면 좀더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공간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수 십년 동안 몸에 익은 습관이라 바로 TV를 끄는 것은 쉽지 않죠. 따라서 아래와 같이 5단계의 준비 과정이 필요합니다.

1단계: 가족들의 공감대 만들기

가족 중 한 사람만의 결심으로는 TV를 끄기 힘들죠. 가족의 동의 없이 TV를 치워버리면 반발심만 생길 뿐입니다. 가족 모두가 과거의 TV 시청 행태를 돌아보고 함께 결심해야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TV 안보기 설정 모습
TV안보기는 온가족의 동의와 공감대가 필요합니다.

2단계:  TV 안 보기 선언문 만들기

가족 모두 결심을 했으면 문서로 만들어 공식화하면 실천 과정이 좀 더 쉬워집니다. 잘 보이는 자리에 가족의 규칙을 적어 붙이고 이별 예식(TV를 보자기로 감싸기, 시청 금지 표시를 붙이는 등의 작은 행사)을 하면 좋습니다.

나는 이렇게 할거에요! 선언문 사진

TV 안보기 선언문 예

3 단계: 컴퓨터, 스마트폰도 함께 통제하기

“TV 없으면 어때,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있는데?” 관심이 TV대신 컴퓨터로 집중되면 TV 안보기의 효과가 없습니다. TV와 컴퓨터는 동격입니다. 컴퓨터의 사용도 최소화하기 위해 컴퓨터를 거실로 이동하는 것도 좋습니다. 퇴근 후 집에서는 스마트폰을 꺼 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4 단계: 거실 환경 바꾸기

TV 없는 거실의 풍경을 썰렁하게 놔두면 실패하기 십상입니다. 거실을 도서관이나 놀이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커다란 테이블을 두고 놀거리를 준비하고 새롭게 책장을 배치해서 변화를 줍니다.

TV를 치운 거실 사진

TV를 치운 거실

5 단계: 여가 프로그램 만들기

TV 없는 주말이나 저녁 시간은 생각보다 훨씬 길답니다. 심심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TV의 재미를 대신할 프로그램을 준비하세요. 다음과 같은 활동을 추천합니다.

  • 읽기/쓰기(책, 글쓰기, 일기)
  • 만들기(북아트, 레고)
  • 배우기
  • 키우기(동식물)
  • 관찰하기(자연/동식물)
  • 움직이기(산책/등산/운동/자전거)
  • 느끼기(예술/문화 공연)
낙엽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 사진

자연과 계절의 변화 즐기기

그림을 그리는 아이 모습

다양한 창작 활동하기

그 다음에야 비로소 TV를 끄고 청소 한 다음, 책도 읽고 자연도 느끼고 조용히 생각해 보는 시간도 갖는 것이죠. 찾아보면 TV대신 할 수 있는 것은 정말 많습니다.

  • 도서관이나 지역 서점에 가기
  • 공원으로 산책 가기
  • 친구나 부모님께 편지쓰기
  • 수영, 자전거타기
  • 라디오나 신문에서 새로운 정보얻기
  • 일기쓰기
  • 스크랩북이나 앨범 만들기
  •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쿠키 만들기
  • 종이가방으로 가면 만들기
  • 숨바꼭질, 얼음땡
  • 카드게임, 보드게임
  • 하늘, 별 바라보기, 명상
  • 아이들을 가르치기, 강의하기
  • 동네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하기
  • 음악 감상
  • 집안일 돕기, 정원일, 집안 물품 수리
  • 커피나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 나누기
  • 우정 팔찌 만들기
  • 동물원,식물원 방문하기
  • 박물관 가기
  • 수화 배우기
  • 등산하기

저희 집도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다양한 준비를 한 덕분에 5년 간 TV없이 행복한 시간을 지낼 수 있었습니다. 제가 5년 간의 실험을 통해 느낀 점은 다음 3가지입니다.

행복의 시작은 몸과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TV를 보지 않는 시간이 생기면 지루함과 재미를 위해 인간은 몸과 머리를 움직이게 됩니다. 청소도 하고 산책도 하고 책도 있고 몸과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우리는 행복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이 세상은 정말 재미있는 곳이다.
TV와 스마트폰에만 빠져 지내다 세상 밖으로 나가면 정말 많은 재미있는 활동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물론 대부분의 활동은 큰 돈이 들지 않습니다.

인간은 대단히 창의적인 존재다
무료함을 없애려는 노력으로 우리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특히, 어린이는 어른보다 먼저 재미있는 활동들을 발견하고 이것을 응용하는 시도를 합니다. 개인적으로 TV를 없이 살아가는 5년 간의 실험을 통해 가족간의 사랑을 확인하고 다양하고 창의적인 활동을 통해 행복을 발견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디 보다 많은 사람들이 TV와 스마트폰의 지배에서 벗어나 소중한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2013년 새해에는 TV와 스마트폰의 중독에서 벗어나는 작은 실험을 해 보면 어떻까요? ^^

 

정진호 아바타Opinions 벳지

정진호님은 덕의 기술(http://lovesera.com//)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작가, 번역가, 마인드맵 강사이며 주말에는 예술가로 변신 해 그림을 그립니다. 평범한 것을 모아 특별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 취미이며 지식근로자의 행복 찾기에 많은 관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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