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형욱의 풋볼리스트] 호날두와 메시, 당신의 선택은?

지난 10월 8일 새벽,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리그 맞대결을 펼쳤다. ‘엘 클라시코’라는 이름을 가진 두 팀의 승부는 이 둘의 팬들 뿐만이 아닌 전 세계가 주목하는 빅 이벤트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역사적인 배경 위에 켜켜이 쌓인 두 명문 구단의 경쟁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굳어져 매번 새로운 사연과 감동을 남긴다.

[서형욱의 풋볼리스트]  ④ 호날두와 메시, 당신의 선택은?

FCB

이번에도 물론 마찬가지였다. 2대2 무승부로 끝난 두 팀의 경기는 최근 수 년간 각 팀의 에이스로 군림해 온 두 선수, 메시와 호날두의 절창(絶唱)으로 더욱 빛난 작품이었다. 원정팀 레알의 호날두가 선제골을 집어넣자 곧바로 동점골을 뽑아낸 홈팀의 메시는, 전매특허인 왼발로 기막힌 프리킥 골을 성공시켜 역전까지 이끌어낸다. 메시와 바르셀로나의 우위로 기울어지던 승부의 추는 팀 동료 외질의 기막힌 패스를 차분하게 꽂아 넣은 호날두의 재동점골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 날의 승부는 현재 세계 축구를 지배하고 있는 두 스타의 활약을 단적으로 보여준 무대였다. 유럽이 낳은 최고의 플레이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남미가 배출하고 유럽이 길러낸 최고의 선수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는 세계 최고의 클럽인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 속해 수시로 맞대결을 펼치며 서로를 채찍질하고 있다. 과거, 펠레와 마라도나 중 누가 더 나은가를 두고 벌어지던 팬들 간의 ‘최고수’ 논쟁이 서로 다른 시대, 서로 다른 무대에서 활약했던 전설적인 스타에 관한 것이라 답을 내기 어려웠다면, 호날두와 메시는 동시대, 그리고 같은 무대에서 활약하며 잦은 승부를 펼친다는 점에서 훨씬 더 매혹적인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축구 사상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갖춘 두 선수의 맞대결을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은 어쩌면 이 시대 모든 축구팬들에게 행운이기도 하다.

축구 사상 가장 매혹적인 라이벌, 호날두와 메시

전설적 존재들의 우열을 논하는 것은 언제나 흥미로운 주제지만, 한편으론 그만큼 힘든 게임이기도 하다. 다른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명확한 결론을 내기 어려운, 우열을 가리는게 사실상 불가능한 영역에서 누가 누구보다 우위에 있노라 선언하는건 정답없는 다툼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특히, 앞서 언급한 ‘펠레냐 마라도나냐’와 같이, 같은 분야에서 다른 시기 각기 최고의 길을 걸어온 인물들에 대한 논쟁이라면 더욱 그렇다. 현역의 신분으로 이미 역대 최고 선수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까지 받는 메시와 호날두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더욱 뜨거운 것은 그래서 더 흥미롭다. 같은 시기, 같은 무대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그들의 우열은, 축구가 숫자로 우위를 점할 수 없는 분야라는 특성에도 불구하고 팬들 사이에서 늘 가장 뜨거운 논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제아무리 동시대 스타들이라 하더라도, 핑클이냐 SES냐, 소녀시대냐 아이유냐와 마찬가지로 결국엔 선호의 문제로 귀결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점에서 단순 흥미 이상의 명징한 결론을 이끌어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축구선수들으 모습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날두와 메시의 우위를 논하려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이제까지의 평가는 대체로 리오넬 메시에게 우세하다. 우선, 객관적인 지표라 할 각종 기록과 수상 내역이 메시의 우위를 지지한다. 아직 20대 중반인 메시는 한 시즌 최다골(73골), 라리가 역대 최다 해트트릭(총 15회), FIFA 발롱도르 두 차례 수상, UEFA 챔피언스리그 4년 연속 득점왕 등 공격수가 가질 수 있는 대부분의 영예를 이미 모두 누렸다. 소속팀 바르셀로나와 함께 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메시에게 남은 것은 오로지 월드컵 뿐이라는 말은 메시가 이룩한 성과를 압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함께 뛰는 선수들 사이에서의 평가도 압도적이다. 하프타임이나 경기 종료 뒤 메시의 유니폼을 얻으려고 줄 서는 선수들의 풍경은 선수들이 메시를 바라보는 시각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지난 주에는 은퇴를 앞둔 심판이 하프타임에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메시를 붙들고 기념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반면, 호날두가 더 낫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메시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팀 동료들의 지원이 적었고 개인 역량 면에서는 메시에 뒤질 바가 없다는 주장이다. 사실, 호날두는 메시와의 득점 경쟁에서 근소하게 뒤지고 팀이 수집한 우승 트로피의 수가 작을뿐, 프리킥이나 헤딩, 장거리 스피드에서는 메시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이유로 두 선수의 우열을 논하는 팬들의 언쟁은 당분간 끝을 보지 못할 것 같다.

현재로선 메시가 근소하게 앞서 있지 않나 한다. 하지만, 아직 그들의 축구 인생은 갈 길이 멀고, 제대로 된 평가는 그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도 수시로 벌어지는 ‘호날두냐 메시냐’의 논쟁이 무의미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런 갑론을박이야말로 축구를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일테니 말이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견해는 어떠신지?

서형욱 아바타Opinions 벳지

서형욱은 http://blog.naver.com/minariboy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전 문화방송(MBC) 축구해설위원으로, 무엇이든 읽고(드 보통 보단 뮈소), 보고(100분토론 보단 두분토론), 듣고(아델 보단 므라즈), 쓰는걸(소설 보다는 기행) 즐기는 편이며 장르는 잡식이다. 하나에 빠지면 둘과 셋은 잠시 미루는 성미이다. 지난 13년간 축구에 빠져 허우적대는 중이나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본인도, 본인 어머니의 며느리도 모른다는 후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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