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선의 소셜산책] SNS에 지친 영혼, 어떻게 달랠까?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한때는 사람들이 SNS에 푹 빠져 있었다. 정보 수집 채널로 트위터의 위력에 반하고 페이스북 친구 관계의 아기자기함에 감탄했다. 멀리 갈 필요도 없다. 불과 일년 전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SNS를 배우기 위해 몰두했다. 그러나 어느새 SNS에 피로감을 느끼고 더 이상 예전만큼 활용하지 않거나 혹은 SNS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그야말로 ‘사랑이 식었다’. 이른바 ‘SNS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게 됐을까? 우선, 너무나 SNS를 사랑하여 중독에 이르게 되었기 때문이다. SNS로 ‘대표’되는 다양한 소통의 툴은 사람들의 사이를 가깝게 해주고 더 많은 정보와 교류를 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런데 거기에 빠지다 보니 업무미팅이나 일상 생활 속에서도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린다. 오랜만에 친구들끼리의 모임에서도 한 두명은 스마트폰으로 다른 세상(?)의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일이 허다하다. 일도 놀이도 SNS가 끼어들어 집중력이 분산되는 것이다.

[이지선의 소셜 산책] ② SNS에 지친 영혼, 어떻게 달랠까?

SNS에 소식 올리기가 ‘일’이 돼버려……

처음엔 카카오톡을 쓰려고 스마트폰을 샀다. 정보수집에 도움이 된다고 트위터를 시작하고 학교 동창들을 찾으려 페이스북으로 SNS의 영역을 넓혀나갔다. 자신이 현재 있는 장소에서 체크인을 하여 뱃지를 모으는 것이 재미있어 포스퀘어(Foursquare)나 아임인을 시작했는데 어느새 패쓰(Path)나 핀터레스트(Pinterest)와 같은 특화된 SNS도 생겨났다. 어차피 트렌드를 쫓으려 시작한 SNS다 싶어 이것 저것 종류를 늘렸더니, 친구를 만나는 맛에 즐겁게 시작한 SNS가 어느새 ‘일’이 되어 버렸다. 너무나 많은 시간을 빼앗기게 되니 사람들은 피로감을 느끼고 SNS 활용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SNS 로고 이미지

게다가 SNS는 친구들이 전해주는 다양한 정보들로 넘쳐난다. 이것이 지나쳐 정보과부하 상태를 만든다. 우리는 정보가 많아지고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 더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2,000년에 발표된 한 연구논문 결과 사람들은 보다 나은 선택을 위해 더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원하지만 그럴수록 선택은 어려워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슈퍼마켓에서 A 판매대에는 24종류의 잼을 비치하고 B 판매대에는 6 종류의 잼을 진열했을 때 A 판매대 앞에서 멈춰선 사람은 60%에 달했으나 실제 구매율은 3%에 그쳤다. 반면 B 판매대 앞에서 멈춰선 사람은 40%로 A 판매대 보다 낮았으나 구매는 30%로 훨씬 높았다. 결국 정보과부하는 사람들에게 정보에 대한 불감증을 주고 심하면 주의력 감퇴, 불안감의 증상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허위 정보가 트위터 등을 통해 순식간에 퍼지는 것도 문제다. 가끔 가족들이 위독하다며 헌혈증을 급하게 요청하는 트윗이 리트윗되며 퍼지는데 일부는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의 거짓 트윗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것을 가려내는 문제도 사용자의 몫으로 남아 있다.

자신만의 SNS 활용 가이드를 세워보자

자, 그러면 SNS 피로감에 지친 영혼에 치유법은 없는 것일까? 이것 저것 피곤한 SNS를 사용하지 않는게 최선일까? SNS 활용 여부는 언제나 개인적인 판단에 따르는 것이지만 SNS가 정보 유통의 중요한 채널로 부상하는 현실에서 담쌓고 사는 것이 정답일 수는 없다.

SNS를 처음 만났던 때로 돌아가보자. 사실 우리는 SNS가 어떤 의미를 갖고 각자에게 어떤 도움이 될 것인지를 살피기 이전에 유행에 휩쓸려 ‘묻지마 사용자’가 되었던 것 같다. 다양한 기능을 갖는 SNS는 특성에 따라 다양한 효용가치가 있다. 개개인의 필요에 따라, 가령 전문 영역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친구 등록(팔로잉)해서 트위터에서 정제된 정보를 얻고, 페이스북을 통해 오프라인의 인간관계를 확장하고, 패스를 통해서는 적은 수의 친한 친구 그룹들과 정감을 나누는 식으로 SNS 채널을 나누어 각각의 활용 영역을 정할 수 있다. 또한 자칫 SNS가 업무의 집중도를 방해하지 않도록 이용시간을 배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무작정이 아닌 자신만의 SNS 활용 가이드를 정해보면 어떨까? 백화점에서 유행 스타일이라고 고른 옷을 불편하지 않도록, 내 몸에 맞게 재단하자는 것이다.

또 한가지 SNS 피로감을 이야기할 때 꼭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SNS 공간에서 정보를 쌓거나 쌓인 정보를 이용하거나 우리 모두가 그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SNS의 폐해를 이야기하면서 개인정보의 유출 위험에 대한 지적이 많지만, 실상 대부분의 정보는 우리 스스로가 제공하고 있다. 내가 어디에 있고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먹고 누구와 친한지를 스스럼없이 밝히는 공간이 SNS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정보 보호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일정 부분은 개개인이 각자 인식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모두들 폭염에 시달리고 있지만 여름의 더위는 곡식을 여물게 하고 가을걷이의 결실을 예고해준다. 지금 우리가 느끼는 SNS 피로감도 좀 더 성숙된 소셜 환경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지선 아바타Opinions 벳지

IT 담당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에 PR일을 하다가 ‘소셜’ 미디어의 가능성에 눈을 뜨고 ㈜미디어유를 설립한지도 어언 6년이 되어 가네요. 소셜 커뮤니케이션을 업으로 하다 보니 참으로 배워야 할 것이 많습니다. 세상은 숨차도록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타고 태어난 ‘호기심’ 덕에 지치지 않고 이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멋지고 당당하게 살자’가 인생 모토입니다. 내 스스로 당당하면 모든 일이 재미있어 지니까요. ‘블로그 만들기’(2009), ‘소셜 네트워크 확산의 기술’(2010) 등 두 권의 책을 썼고 다섯 권의 번역서를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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