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에서 루머에 낚이지 않는 법

얼마 전 내 페이스북 포스팅 역사상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일이 생겼다. 무려 267개의 ‘좋아요’를 받은 포스팅은 요즘 페이스북에 많이 퍼지고 있는 ‘일본은 벌써 망했습니다’라는 네이트 판의 글에 대해 내가 허구성을 분석한 글이었다. (관련 링크 : http://on.fb.me/13YKxTu )

우리는 과거 인터넷 카페나 게시판에서와 같이 하루에도 몇 번이나 자극적이거나 감상적인 콘텐트를 접하게 되며 때로는 이런 포스팅에 사람들이 흥분하거나, 감동하고 또 친구들과 공유한다.

그러나 일본 방사능에 대한 얘기, 코카콜라 회장과 제임스 레이니 에모리 대학 총장 얘기, 불쌍한 어린이 사진에 좋아요 하면 1불이 기부된다는 얘기, 강남역이 넘쳐 흐른다는 사진 등 많은 사건과 일화를 다루거나 참여를 요청하는 포스팅이 대부분 거짓이거나 과장, 또는 1년 전 사진으로 드러나는 경우를 본다.

[한상기의 소셜미디어와 사회변화] ⑥ 소셜미디어에서 루머에 낚이지 않는 법에 대해

일본 방사능에 대한 글에 올라온 엉터리 지도▲ 일본 방사능에 대한 글에 올라온 엉터리 지도

지난 해 뉴욕에 허리케인 샌디가 왔을 때 트위터나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놀라운 사진 중에 많은 것이 조작이거나 잘못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소셜미디어에 대한 신뢰 문제가 불거졌던 적이 있다.

샌디 허리케인 때 찍은 사진이라고 주장한 포토샵으로 조작된 사진▲  샌디 허리케인 때 찍은 사진이라고 주장한 포토샵으로 조작된 사진

캐스 선스타인 교수는 그의 책 ‘루머’[i]에서 ‘거짓 루머는 정치인을 낙마시키고, 기업을 쓰러뜨리며 사람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급기야는 민주주의의 기반을 뒤흔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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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머의 사회적 폭포 효과와 집단 극단화

사회적 폭포 효과와 집단 극단화는 루머가 전파되는 상황에서 작용되는 현상이다. 폭포 효과는 우리가 타인의 생각과 행동에 의존하려는 경향으로, 집단 극단화는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믿음을 더 극단화하려는 경향 때문이다.

오늘은 이런 어려운 얘기를 하는 것보다 우리가 어떻게 믿을 수 없거나 루머에 불과한 글에 대해 어떻게 냉정한 판단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 내가 주로 사용하는 방법을 전해 드리고자 한다. 

# 소셜미디어에서 루머에 낚이지 않으려면?

① 구글 ‘학술 검색’을 활용해라. 
루머에서는 보통 권위를 얻기 위해 유명 과학자를 거론하거나 논문 내용을 언급한다. 그러나 대부분 출처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 점이 문제가 된다. 이럴 경우 가장 먼저 구글의 ‘학술검색’을 이용해 보면 좋다. 설사 거론된 학자의 논문이 나오더라도 다 읽을 수 없는 경우는 인용 횟수를 살펴 보면 좋은데, 이는 다른 학자들이 얼마나 인용 했는가는 알려주는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 거론된 논문은 존재하지 않는다. 혹 유명 과학자 운운하면서 이름이 없거나 이름을 검색해도 나오는 자료가 없다면, 거의 사이비 과학자이거나 헛소리일 가능성이 높다. 전자레인지 위험을 거론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②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라. 
유명인을 거론하는 경우는 위키피디아가 제일 좋다. 일화 등을 거론한다면 그 정도 대단한 일화라면 위키피디아에 그 사람의 일생을 기술한 부분이 나온다. 코카콜라 회장과 레이니 대사의 얘기는 연도만 비교해도 금방 알 수 있다. 코카콜라가 에모리 대학에 주식을 기부한 것은 맞다. 그러나 그게 레이니 대사와 관련된다는 얘기는 앞뒤가 안 맞는다.

③ 글쓴이의 프로필을 점검하라. 
글을 올린 사람의 프로필을 검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프로필에 믿을 만한 경력이나 믿을 만한 수준의 전문성이 표시되어 있지 않은 경우나, 기존 포스팅 수준이 신뢰의 간접적 지표가 된다.

④ 이미지의 출처를 확인하라.
사진이 올라온 경우는, 사진에 있는 메타 데이터를 살펴보아도 좋다. 또는 구글 이미지 검색을 해서 그 이미지의 출처가 어디인지 알아본다. 일본 방사능 얘기를 거론하면서 PNAS에 발표된 논문에 나온다는 이미지를 검색해 보면 국내 사이트에서만 나타난다. 일단 신뢰할 수 있는 이미지가 아니라는 것이 금방 드러난다.

⑤ 공식 사이트를 방문하라.
유명 기관을 거론하는 경우는 그 기관의 공식 홈페이지나 페이스북 페이지에 들어가 보자. 실제로 진행된 캠페인이라면 공식 페이지에서 거론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공식 캠페인이 아니라면 아무리 마음이 아픈 이미지라도 ‘좋아요’를 할 이유가 없다.

 

소셜미디어에서 우리는 자신의 감정이나 공감을 표현하기 위해 클릭을 한다. 이를 ‘클릭티비즘(Clicktivism)’이라고 한다. 단지 클릭함으로써 내가 행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의사 표명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얼마 전 깐느 광고에서 보여주듯이 ‘좋아요’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깐느 광고 사례

움베르토 에코는 ‘책의 우주’[ii]라는 책에서 우리에게 앞으로 필요한 것은 진위 여부를 확인 할 수 없는 정보를 다루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 제시된 주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열 개의 다른 출처를 찾아내어 서로 비교하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했다.

'책의 우주' 도서 정보 보러 가기

소셜미디어에서는 남보다 먼저 공유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어차피 중요한 정보라면 나에게 올 것이고, 가치 있는 뉴스라면 누군가는 알릴 것이기 때문에, 모두 속보 경쟁을 할 필요가 없다. 그런 언론 때문에 피곤해 본 적이 있지 않은가?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것이 진실인지? 믿을만한 얘기인지 원 소스가 무엇인지 검증해 본 다음에 내 친구에게 공유하는 여유이다. 정말 친구가 중요하다면, 믿을 수 없는 얘기를 전달해 잘못된 판단을 하게 만들면 안 되는 것 아닌가?

한상기 아바타Opinions 벳지

카이스트에서 인공지능을 전공하고 현재 컴퓨터과학과 인문사회학을 결합한 소셜컴퓨팅 분야에서 다양한 사회적, 학술적 이슈를 연구하고 있다. 20여 년 동안 대기업과 인터넷 기업에서 전략 수립을 했으며 두 번의 창업을 경험했고 여러 대학에서 강의를 하였던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의 신규 사업 전략과 정부 정책을 자문하고 여러 매체에 기고하고 있다. 사진과 영화, 와인을 좋아하며, 에이콘출판사의 소셜미디어 시리즈 에디터로 다양한 책을 소개하고 있다. 블로그는 isocialcomp.wordpress.com이며 facebook.com/stevehan를 통해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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