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의 서바이벌 키트] 인생에서 '관객'과 '선수'의 분명한 차이

 “예스, 아이 캔(Yes, I can)!”

나는 ‘할 수 있다’라는 말은 물론 가슴 벅찬 말이다. 긍정적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 이 말을 하고 나서 우린 허탈하다. ‘캔(can)’이란 말은 ‘가능성’과 ‘희망’의 상태이지, 결과를 손에 쥔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수많은 자기 계발서가 ‘당신도 할 수 있다’라고 외친다. 고맙다. 하지만 그 책을 읽는 동안 느꼈던 ‘희망’만큼이나 우린 책장을 덮고 접하는 현실 속에서 ‘실망’을 느낀다. 혹은 나 자신의 나약한 의지를 탓한다.

[김호의 서바이벌 키트] ‘할 수 있다’ vs. ‘했다’ 

‘관객’에서 ‘선수’로 가는 다섯 가지 툴 박스(toolbox)에 대하여

흑인 선수였던 재키 로빈슨 흑백 사진미국 야구의 메이저 리그 사상 첫 번째 흑인 선수였던 재키 로빈슨(Jackie Robinson, 1919-1972)은 “삶이란 관객의 스포츠가 아니다. 만약 당신이 그저 관람석에 앉아 세상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지켜보며 삶을 흘려보낸다면, 내가 보기에 당신은 자신의 삶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Life is not a spectator sports. If you’re going to spend your whole life in the grandstand just watching what goes on, in my opinion you’re wasting your life.)”라고 말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은 필드의 선수들을 바라보는 관객으로서 삶을 살아간다. 모든 사람이 선수가 될 수도 없으며, 한 사람이 모든 분야의 선수가 될 수도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적어도 한 분야의 ‘선수’는 충분히 될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살빼기와 운동하기. 우리는 TV에서 다이어트에 성공한 소수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아, 나도 저렇게 해야 하는데…”라고 말한다. 누워서 아이스크림을 먹거나 후라이드 치킨을 먹으면서 말이다. 유학 한 번 가지 않고 영어를 잘하는 한 직장인의 이야기를 보며 잠시 사두고 읽지 않았던 영어책 몇 페이지를 살펴본다. ‘아 나도 영어 공부해야 하는데…’라고 자신없게 말하면서 말이다(물론 잠시 살펴보다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영업, 마케팅, 홍보, 설득, 협상에 성공한 사례들을 보며 우리는 감탄하지만, 그렇다고 정작 그 분야들에서 내 실력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책, 뉴스, 강의 등을 통해 소수의 ‘선수’들이 만들어낸 다양한 ‘성공사례(success stories)’를 접한다. 대부분 ‘관객’으로서 읽고, 보고, 듣고 할 뿐이다. 살빼기, 운동하기, 영어, 글쓰기, 책 읽기, 설득, 협상, 프리젠테이션, 커뮤니케이션 등… 우리가 개인적으로 이 사회에서 서바이벌 해 나가는데 필요한 항목들이다.

누구나 길은 안다. 하지만 소수만이 그 길을 걷는다

하지만, 이를 ‘선수’로서 잘 해내는 사람은 항상 극소수이며, 대다수의 사람들은 실패한다. 어느 조직에서든 설득이나 협상, 프리젠테이션,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 사람은 소수이다. 주위를 둘러봐도 살빼기에 성공하는 사람은 소수이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까?

그 해답을 나는 중국에 불교를 포교한 인도 출신의 승려이자 철학자인 달마의 말에서 찾았다. “누구나 길은 안다. 하지만 소수만이 그 길을 걷는다(All know the way, but few actually walk it).” 달마의 이 문구를 내가 처음 접한 것은 엄숙한 분위기의 절이나 책이 아니라 10년 전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Santa Monica)의 한 선물 가게에서였다. 당시 나는 회의 참석차 산타모니카에 있었는데, 우연히 선물 가게에 들렀다가 ‘좋은 말’들이 써져있는 수 많은 냉장고 자석들을 보게 되었고, 그 중의 하나에서 본 것이 바로 위의 문장이었다.

이 말은 내게 그 뒤로 끊임없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생각할수록 나는 이 말이 우리 삶에 커다란 교훈, 어쩌면 가장 핵심적인 교훈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문장은 내게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중요한 교훈을 주었다.

 (1) 성공하기 위해서는 일단 정확한 ‘길(방법)’은 알아야 한다.
 (2) 하지만 길을 ‘아는 것(방법을 아는 지식)’이 성공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 길을 ‘걸어야(아는 지식을 실행으로 옮겨야)’ 성공의 가능성을 훨씬 올릴 수 있다(걷는 것이 100%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아는 상태보다 훨씬 더 성공의 가능성을 올린다)
 (3) (누가 그 길을 ‘걷도록’ 특별히 막는 것도 아닌데) 세상에는 항상 자신이 아는 길을 실제로 걷는 사람들이 소수이다(따라서 특정 분야에서 성공을 하는 사람들은 소수이기 마련이다).

Success. 1. 정확한 길을 파악하라. 2. 그 길을 걸어라. 3. 실제로 그 길을 걷는 이는 소수다. 이미지

‘무엇을 하는 것(doing)’과 ‘무엇이 되는 것(becoming)’

여기에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세상에는 두 가지 목표가 있다. ‘무엇을 하는 것(doing)’과 ‘무엇이 되는 것(becoming)’.‘ 예를 들어 위에서 제시한 것은 모두 무엇을 ’하는‘ 목표이다. 살빼기(감량하기), 영어 (잘)하기, 설득(잘)하기, 협상 (잘)하기 등등… 무엇이 ’되는‘ 목표에는 기업체 임원이 되기, 부서장 되기, 대통령 되기, (누구의) 부인 혹은 남편 되기 등등… 보통 직책이나 직위에 오르기 위한 목표이다.

이 십 여 년 전 나는 도올 김용옥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그 때, 다른 것은 몰라도 한 가지는 명확히 기억하고 있다. 목적(目的)이란 말의 진정한 뜻이다. 그에 따르면, 목적이란 단어는 “과녁(的)을 눈으로 바라보는 행위(目)”로서, 진정한 목적이란 과녁이라는 어떤 ‘것(thing)’, 즉, 높은 직책과 같은 것이 아니고, 끊임없이 과녁을 바라보면서 실천하는 ‘행위(doing)’ 자체가 진정한 목적이다.

’무엇이 되는‘ 목표는 ’무엇을 하는‘ 목표가 디딤돌이 되어서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그 밖의 변수들도 크게 작용한다. 예를 들어, 영어, 설득, 협상을 잘해서 임원이 될 수도 있지만, 그런 것들을 잘하는데도 임원이 못 되는 경우도 있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정치적‘ 환경이 도와주지 않을 때이다.

나는 한 글로벌 기업에서 인턴으로 시작해서 사장까지 ‘되었지만’ 그것은 단순히 내가 열심히 하고, 잘 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나를 지지하고 끌어주는 상사가 있었으며, 그 상사가 조직 내에서 정치적 파워가 있었고, 그가 승진하면서 물려줄 ‘사장’자리가 있었고, 나를 사장 자리에 앉히는데 있어 크게 반대하는 세력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아무리 내가 열심히 하고 잘한다 하더라도 그런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이데, 이는 상당부분 ‘운(luck)’이 따라야 한다. 나는 그런 운을 갖고 오는 ‘과학적’ 방법을 알지 못하며, 사실 그것은 통제하기 매우 힘든 부분이다.

도올의 말을 빌려 생각해보면 이 글에서는 특정 행위나 기술에 있어 성공하는 방법(how to be successful in ‘doing’ something)을 다루지, 무엇이 되기 위한 방법(how to ‘be’ something)을 다루지 않으며, 결국 진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다룬다.

한 발 떨어져 생각해보면, 무엇이 ‘되기 위한’ 가능성을 ‘내 수준에서’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은 내 분야에서 필요한 행위나 기술의 수준을 최고조로 성취하는 것이다. 미신일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했을 때, 무엇이 ‘되기 위한’ 운이 더 따르거나, 혹은 그러한 운이 나에 곁에 찾아왔을 때 내가 그 운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나는 믿는다.

4. ‘관객’과 ‘선수’의 차이

잠시 정리해보자.

첫째, 이 글은 ‘(임원, CEO, 국회의원 등등 특정 직책 등) 무엇이 되기 위한’ 목표가 아니라 ‘(체중감량, 영어, 설득, 협상, 커뮤니케이션 등의 행위나 기술에서) 무엇을 잘 하기’라는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까?를 다룬다.

둘째, 무엇을 잘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길(방법)’을 몰라서라기보다는 ‘걷지(실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달마의 말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길을 알지만 걷지를 않는다.

마지막으로,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어떻게하면(길은 알아도 도무지 걷지 않던 내가) 걸을 수(실행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다. ‘열심히 하자’라는 그런 말 말고, 구체적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 아래 표는 이를 요약한 것이다.

관객과 선수의 차이 표 이미지

 

 >> 2편에서 ‘관객’에서 ‘선수’로 가는 다섯 가지 툴박스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김호 아바타Opinions 벳지

배드뉴스(bad news), 영향력(influence), 스토리(story) 라는 세 개의 직업적 키 워드를 갖고 살아가며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코칭 및 컨설팅을 하는 더랩에이치 대표. 위기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으며, 밀리언셀러로 유명한 저자 로버트 치알디니 박사로부터 공인 트레이너 자격(CMCT)을 받은 전세계 27명중 하나로, 국내에서 하나뿐인 설득의 심리학 워크샵을 진행하고 있다. 기업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사인 버슨 마스텔러(Burson-Marsteller)의 글로벌 전략팀 선임 자문역을 맡고 있으며, 에델만(Edelman) 한국법인의 대표를 역임했다. 저서 '쿨하게 사과하라'(정재승 공저, 2011, 어크로스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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