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골목길, 겨울날 서촌에서 만나는 다채로운 풍경과 먹거리

경복궁역 2번 출구를 나와서 약 10분 가량 걷다 보면 핫플레이스라 하는 서촌을 마주하게 된다. 인왕산 동쪽과 경복궁 서쪽 사이에 위치한 청운효자동, 사직동 일대를 서촌이라 하는데, 역사적으로는 조선시대 궁녀, 의관, 중인들의 생활공간이었다. 서울의 옛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는 이곳은 한옥과 옛 골목, 재래시장, 작은 갤러리, 공방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서촌의 골목길을 걸으며 다양한 풍경을 보는 것도 좋지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이곳 골목길 곳곳에 자리한 많은 먹거리라 할 수 있다. 가뜩이나 추운데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게 힘들고 버겁다면, 전문가 모드 촬영이 가능한 LG V10을 한 손에 들고 다녀도 좋다. 눈도, 코도, 입도 행복한 서촌의 골목길로 맛있는 골목길 여행을 떠나보자.

[멀티라이프의 도심 속 힐링여행] ⑦ 오래된 골목길, 겨울날 서촌에서 만나는 다채로운 풍경과 먹거리

1. 엽전들고 시장뷔페 만끽하기, 통인시장

통인시장 입구와 통인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엽전과 도시락통

통인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엽전과 도시락통

대부분의 시장은 물건을 사는 사람, 파는 사람들로 붐빈다. 하지만 이곳 통인시장은 먹는 사람들로 붐빈다. 착한 가격에 든든한 한 끼를 챙길 수 있어서 직장인들에게 최고라 칭송받는 도시락이 있기 때문인데, 음식 맛도 맛이지만, 이보다 더 유명해지게 된 이유는 엽전때문이다. 조선시대로 돌아간 것처럼 한 손에 두둑하게 엽전을 들고 이 가게 저 가게 기웃거려본다. 통인시장의 명물이라고 할 수 있는 기름떡볶이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하고, 자글자글 떡갈비 익는 소리가 들려온다. 호떡, 도넛, 떡, 각종 전과 반찬 등을 만나볼 수 있는 이곳에서는 식사는 물론 디저트까지 해결할 수 있다.

통인시장에서 만나는 다양한 간식들

통인시장에서 만나는 다양한 간식들

골목시장에서 다양한 반찬을 마음대로 골라먹는 재미. 이 즐거움을 맛보려면 500원 단위의 엽전을 구입하고 빈 도시락통을 받으면 된다. 그리고 이 통을 들고 다니면서 도시락 카페 가맹점에서 엽전을 내고 먹고 싶은 음식을 도시락에 담는다. 시장 곳곳에 마련된 도시락 카페로 돌아와 밥과 국을 받고 나면 어느덧 임금님 수라상 부럽지 않은 든든한 한 끼가 완성된다. 혼자가 아닌 둘, 둘이 아닌 셋이 모이면 진수성찬이 되기에 커플이나 가족단위로 많이 찾곤 한다. 처음에는 간식을 먹으려고 들어갔지만, 푸짐한 한 끼 식사를 하는 곳이 바로 통인시장이다.

+ 주소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5길 18

평일 09:00~18:00/ 셋째주 일요일 휴무

 

2. 정겨운 빵 맛 그대로, 효자베이커리

늘 붐비는 효자베이커리 입구 고소한 빵냄새가 가득한 내부

늘 붐비는 효자베이커리 입구, 고소한 빵냄새가 가득한 내부

시장골목길을 빠져나오면 시장 끝자락에서 또 다른 간식집을 만나게 된다.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효자베이커리는 30년 가까이 청와대에 납품한다는, 서촌의 터줏대감과 같은 빵집이다. 간판조차 정을 듬뿍 담은 이 빵집은 늘 사람들로 꽉꽉 찬다. 1987년에 문을 연 이후, 서촌이 지금과 달리 조용하던 시절에도 이곳은 빵 맛이 좋기로 유명한 곳이었다. 옛날 방식 그대로 구워낸 빵들은 추억의 맛 그대로를 뽐내고 있다. 이곳의 빵은 대부분 맛있지만 가장 인기있는 빵은 ‘콘 브레드’로 빵 안에는 옥수수, 다진 양파, 마요네즈 등이 듬뿍 들어가 있다. 너무나도 잘 팔리기에 몇 십분 줄을 서서 빵집에 들어가더라도 사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에 콘 브레드를 맛보려면 늦은 오후, 저녁은 피해야 한다.

+ 주소 :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 54

 

3.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책방, 대오서점

대오서점 입구에 줄 서 있는 모습

효자베이커리에서 빵을 사고 좀 더 위쪽으로 걸어 올라가본다. 반 평생 넘게 서울 서촌에 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오서점이 반갑게 맞이한다. 사실 이 서점은 시대가 변하니 서점의 역할이 아닌 카페로 이름이 더 알려지기 시작했다. 드라마 상어와 아이유 꽃갈피 앨범 표지도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사진 한 장 찍어가고 싶어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려는 찰나 찍지말라는 문구가 보인다. 사진 한 장이 뭐라고 이렇게 막나 싶기도 하지만, 다행히 폰카는 가능하다고 해서 한숨 돌렸다. 카메라를 접어두고, LG V10을 꺼내들어 찰칵찰칵 찍어본다. 알아서 멋지게 담아주는 휴대폰 덕분에 옛 향기 물씬 풍기는 이 서점을 멋지게 담을 수 있었다. 세월에 책은 빛이 바랬지만, 그 색마저도 아름답게 보이는 신비로운 서점이다.

+ 주소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7길 55

 

4. 햇볕 드는 날, 서촌을 바라보면 좋을 곳. 이상의 집

이상의 집

통유리로 된 한옥이 서촌의 골목길에서 인사를 한다. 80여 년 전 여기, 이곳에서 작가 이상이 짧은 생애를 보냈다. 물론 이 한옥의 골조는 이상이 거주한 집은 아니다. 작가가 생애를 보낸 집터의 일부일 뿐이다. 이곳에서는 그의 작품과 관련서적 100여권을 만날 수 있다. 1936년 소설 ‘날개’를 실은 잡지 ‘조광’과 시 ‘오감도’를 연재한 1934년 조선중앙일보 사본을 볼 수 있다. 이상은 날기를 꿈꿨지만 결국 마음껏 날아오르지 못했다. 낡은 지붕 너머로 서촌 하늘을 바라보며 작가의 마음을 상상해보는 공간이 바로 이곳이었다.

+ 주소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7길 18 / 입장료 : 무료

 

5. 화가의 숨결이 느껴지는 박노수 미술관

박노수 미술관

1층은 벽돌, 2층은 나무로 만든 독특한 구조의 이 가옥은 한, 중, 일 삼국의 건축양식이 섞인 독특한 형태다. 화려함은 물론 이국적인 정취가 풍기는 이 집은 친일파 윤덕영이 딸과 사위를 위해 지어준 집으로 박노수 화백이 1972년부터 소유하고 있다가 기증했다. 박노수 화백은 전통속에서 현대성을 구현해 한국화단에 한 획을 그은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실내에는 박노수 화백의 숨결이 살아있는 미술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사진으로는 담지 못하고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하자.

+ 주소 : 서울 종로구 옥인1길 34 / 입장료 : 2,000원

 

6. 서촌 느낌 물씬나는 달콤한 에그타르트, 통인스윗

통인 스윅

서촌과 어울리는 분위기는 왠지 토속적이고 전통적인 느낌일 것이라 단정짓기 쉽다. 하지만 서촌 골목을 걷다보면 다양한 디저트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최근에 타르트 전문점 두 군데가 문을 닫아 타르트 마니아들을 실망시켰지만 그 실망감을 없애줄 새로운 타르트 가게가 생겨났다. 버터와 우리밀, 무항생제 계란과 비타민 우유를 사용한 타르트의 생김새는 투박하고 푸근하다. 서촌, 이 동네가 풍기는 그 느낌을 그대로 담았다랄까? 잘 갖춰진 모양새는 아니지만 부드럽고 달달함이 겨울날 추위를 녹여주는 것만 같은, 정이 가는 에그타르트를 맛볼 수 있다.

에그타르트

+ 주소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7길 50

 

7. 쫀득하고 고소한 고로케의 유혹, 날라리 고로케

날라리고로케

서촌에 오면 누구든 한봉지씩은 사게 된다는 고로케가 있다. 최근 테이스티로드 프로그램에 나와서 더 유명해진 이곳은 주말이면 사람들이 줄을 설 정도로 인기가 많다. 이곳의 고로케는 식어도 맛있고, 하루가 지나도 바삭바삭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쫀득하고 고소한 맛에 단골손님도 많다는 날라리 고로케.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은 야채가 듬뿍 든 날라리 고로케인데, 찹쌀크림, 새우 고로케 등도 많이 팔리고 있다 한다.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옥인길 19

 

8. 오징어, 파스타, 떡볶이의 오묘한 만남, 남도분식

오징어 파스타 떡볶이의 오묘한 만남 남도분식

겨울간식의 대표주자 떡볶이. 통인시장의 기름떡볶이가 느끼했다면 남도분식의 화끈한 매운맛에 빠져보라 말하고 싶다. 떡볶이에 치즈, 펜네파스타로 속이 꽉 찬 오징어가 통째로 들어가는 ‘오.순.떡’은 이곳의 대표메뉴라고 할 수 있다. 오징어를 뒤집어가며 골고루 익히고 어느 정도 익은 후에 배를 갈라 안에 있던 재료를 국물에 버무린다. 그리고 국물이 적당하게 졸여지면 알맞은 크기로 오징어를 잘라 맛있게 먹으면 끝. 입이 얼얼한 매콤한 양념은 땀을 쫙 빼준다. 그리고 광주에서나 먹을 수 있는 상추튀김을 먹을 수 있다. 하얀 속살의 오징어튀김을 양파장아찌와 상추에 싸먹는 것인데, 튀김의 느끼한 부분을 상추와 양파장아찌가 잡아준다.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옥인길 33

 

9. 얼얼한 입을 시원하고 달콤하게 진정시킬 팥빙수, 서빙고

얼얼한 입을 시원하고 달콤하게 진정시킬 팥빙수 서빙고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서촌마을의 빙수창고, 서빙고. 파란 외관의 빙수집은 겨울이면 한가해진다. 사실 겨울에 무슨 빙수인가 싶을 수 있는데 매운 음식을 먹고 땀을 흠뻑 흘렸다면 뜨거운 속을 달래줄 최고의 간식은 빙수다. 겨울에 빙수를 먹으면 춥다고 다들 느끼겠지만, 뜨겁고 더운 음식을 먹은 후에 먹는 빙수는 여름에 먹는 그 빙수 느낌 그대로다. 이곳 서빙고의 빙수팥은 팥재배 농가와 계약을 맺어 국내산 팥으로 직접 삶아 만든다고 한다. 또한, 당도를 낮춘 빙수를 만들어 몸에 좋고 맛도 좋다. 그리고 양도 많아서 둘이 하나 시켜 먹어도 모자람이 없는 빙수다.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필운대로 49-8

 

당신이 그냥 지나치면 안될 바로 이곳

시대는 바뀌었고, 사람도 집도 바뀌었지만 골목은 그대로 있다. 세월과 이곳 사람들의 삶의 그림자를 머금은 골목길을 걸으며 시간의 흐름을 느껴본다. 매서운 겨울 추위도 서촌 골목길이 뿜어내는 매력을 막지 못할 것 같다. 예술의 향기가, 맛있는 음식들의 냄새가 느껴지는 서촌의 골목길에서 잠깐의 여유와 행복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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