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절대 안 부러워요!”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 성적도 흥행도 만루홈런!

2012년 11월 30일 최용근

지난 11월 24일,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가 3개월에 걸친 대장정의 막을 내렸습니다. 프로야구보다 실력은 미미하지만 열기 만큼은 더 뜨거웠던 그녀들의  열정과 땀방울은 경기를 관람하는 이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서울 블랙펄스와 고양 레이커스 단체 기념 사진

이번 대회는 한국 여자야구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기록이나 흥행 면에서 성공적인 대회였습니다. 홈런은 무려 12개가 터졌습니다. 이는 여자야구대회 평균 홈런 수의 배가 넘습니다. 특히, 서울 떴다볼 이솔잎 선수는 유일하게 2개의 홈런을 기록했고, 구리 나인빅스는 팀 최다인 4개의 홈런을 때렸습니다. 덕분에 1년에 10건도 채 안 되던 각 팀의 입단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수원시 여자야구단은 입단 테스트를 받은 선수만 무려 70여 명이 된다고 합니다.

최종 결승전에서는 서울 블랙펄스와 고양 레이커스가 맞붙었습니다. 전승으로 올라온 자타공인 국내 최고의 여자야구팀인 블랙펄스와 패자부활전을 거쳐 설욕의 기회를 잡은 레이커스의 대결은 경기 전부터 많은 사람의 관심을 모았죠.

시구하는 모습

이날 시구는 한국 야구의 살아있는 레전드, 한국여자야구연맹 김영덕 고문께서 해주셨습니다.

시합 전 서울 블랙펄스의 파이팅 하는 모습

시합 전 서울 블랙펄스의 파이팅 모습입니다. 선수들의 얼굴에서 다부진 각오가 느껴지시죠?

(좌) 블랙펄스 선발 투수 이유영 선수 (우) 레이커스 선발 투수 유경희 선수의 모습

블랙펄스의 선발은 이유영 선수, 레이커스의 선발은 유경희 선수였습니다.

이유영 선수는 제구가 뛰어난 투수로 3경기 18이닝을 소화하며 3승, 방어율 4.00, 탈삼진 3개, 4사구 5개, 피홈런 1개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여자야구에서 방어율 4.00은 프로야구 방어율 1점대와 맞먹는 엄청난 성적이라는군요. 또 지난 한일 친선 교류전에서도 선발로 나왔었죠. 그만큼 믿을 수 있는 선발 투수입니다.

유경희 선수는 6경기 24.1이닝을 소화하며 5승 1패, 방어율 6.29, 탈삼진 27개, 4사구 20개를 기록한 강속구 투수입니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투구로 타자들을 압도하는 그녀는 실력만큼이나 뛰어난 미모로도 유명하답니다. 유일한 1패를 안긴 블랙펄스에 설욕할 절호의 찬스를 잡은 유경희 선수에게는 남다른 결승전이었겠죠?

하지만 경기는 예상과 다르게 난타전이 펼쳐졌고 실책도 난무했습니다. 마지막 시합이라 부담스러웠는지 선수들의 동작이 많이 경직돼 보였습니다. 하지만 시합이 진행될수록 차츰 자신의 페이스를 찾았고 이내 멋진 플레이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했습니다.

(좌) 레이커스 강혜숙 선수 (우)블랙펄스 허진미 선수의 모습

1회 초, 레이커스는 2사 2, 3루 상황에서 강혜숙 감독 겸 선수의 밀어친 2타점 2루타로 먼저 선취점을 올리며 산뜻하게 출발하였습니다.

하지만 블랙펄스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1회 말, 레이커스 선발 유경희의 제구 난조로 연속 볼넷을 얻었고 이후 무사 1, 2루에서 3번 타자 이민정의 1타점 2루타가 터져 바로 만회점을 얻어냈습니다. 그리고 무사 만루에서 3루수 조정화의 야수선택으로 모든 주자가 세이프되며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6번 타자 허진미의 유격수 쪽 라인드라이브가 2타점 2루타가 되어 또다시 2점을 뽑아내며 역전에 성공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닝 종료 직전 레이커스의 실책으로 또 1점을 얻어 점수는 7대2까지 벌어졌습니다.

레이커스 역시 거센 반격에 나섰습니다. 2회 초가 되자 이유영 투수로부터 연속 볼넷을 얻은 후 남보영 선수의 2타점 3루타가 터졌고 이후 폭투 덕분에 1점을 얻어 7대5까지 쫓아갔습니다.

경기 초반, 레이커스 선발인 유경희 선수의 컨디션이 안 좋았다면 블랙펄스는 포수인 곽대이 감독 겸 선수의 컨디션이 안 좋았습니다. 폭투로 기록되긴 했지만, 평소 곽대이 포수라면 충분히 캐치할 수 있었던 공이었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야구선수들의 모습

2회 말, 레이커스의 유경희 투수가 컨디션을 되찾으면서 삼진 1개를 기록하며 삼자범퇴 처리하였고 3회 초에 블랙펄스의 1루수 신진아 선수의 실책으로 1점을 더 쫓아갔습니다.

그러나 블랙펄스는 3회 말, 2사 후에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이며 곽대이 포수의 1타점 2루타와 원주영 선수의 1타점 적시타로 다시 9대6으로 달아났습니다. 정말 예측불허의 경기가 팬들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었죠.

야구선수 사진

4회 초, 레이커스도 블랙펄스와 마찬가지로 2사 후부터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강혜숙이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9대 8로 쫓아갔고, 김은진의 동점 적시타로 9대9가, 마침내 11대9로 역전시키는 저력을 보였습니다.

야구선수 사진

이 과정에서 블랙펄스의 이민정 유격수와 호소야 마리코 2루수가 충돌하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었죠. 많은 관중들이 걱정했지만, 다행히도 이민정 선수와 호소야 마리코 선수는 큰 부상 없이 일어섰습니다.

4회 말, 역전으로 흐름을 바꾼 레이커스는 그 기세를 몰아 블랙펄스의 공격을 삼자범퇴로 처리했고 5회 초 블랙펄스도 넘어간 흐름을 다시 찾아오기 위해 최현아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습니다. 이번 대회 1경기에 출전해서 1승을 기록하며 5이닝 동안 방어율 0.00, 탈삼진 2개와 4사구 6개를 기록한 최현아 투수는 올라오자마자 레이커스의 타자들을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레이커스로 완전 넘어갈 뻔한 흐름을 끊어냈습니다.

그리고 운명의 5회 말, 블랙펄스의 저력이 빛을 발합니다. 곽대이 포수가 경기 초반의 부진을 말끔히 씻는 1타점 적시타를 터뜨린 후 만루상황에서 신진아 1루수가 몸에 맞는 공으로 밀어내기 1점을 더 보태며 11대11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유영 선수가 2타점 적시타로 13대11을 만들며 재역전에 성공했고 신진아의 센스 있는 주루 플레이로 1점 더 달아나며 14대 11을 만듭니다.

야구선수 사진

하지만 블랙펄스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힘을 짜내 점수를 16대11까지 벌려놓습니다. 레이커스도 선발 유경희를 내리고 조정화 선수를 투수로 올리며 반전을 노려봤지만, 유격수로 자리를 옮긴 유경희의 실책과 이민정 유격수의 2타점 2루타로 점수는 19대11까지 더욱 벌어졌습니다.

플랙펄스 사진

결국 5회 말에만 10점을 뽑아낸 블랙펄스의 엄청난 화력에 레이커스는 무너졌고 이후 시합은 그대로 끝이 났습니다. 이로써 제1회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의 우승 트로피는 전승으로 퍼펙트 우승을 차지한 서울 블랙펄스에 돌아갔습니다.

김을동 한국여자야구연맹 회장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우승한 블랙펄스 선수들의 우승을 축하하며 하이파이브 하는 모습

김을동 한국여자야구연맹 회장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우승한 블랙펄스 선수들의 우승을 축하하며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이 참으로 훈훈합니다.

헹가래 하는 모습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를 주최한 LG전자 구본준 부회장에게 대회 개최에 대한 감사와 우승의 답례로 헹가래를 하는 장면입니다. 구본준 부회장도 아주 해맑은 미소를 보이며 매우 기뻐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

우승 기념 사진

이후 시상식에서 우승팀인 서울 블랙펄스가 트로피와 상금 및 상품을 수상하는 모습입니다.

우승 기념 사진

그리고 최우수감독상에 곽대이 블랙펄스 감독이, 우수감독상에는 레이커스의 강혜숙 감독이 선정됐습니다.

우승 기념 사진

또 대회 최우수선수상(MVP)에는 블랙펄스 우승의 일등공신인 유격수 이민정 선수가 선정됐습니다. 그 밖에도 우수투수상에 블랙펄스 이유영 선수, 타격상에는 레이디스 서승오 선수, 감투상에는 레이커스의 유경희 선수, 미기상에는 리얼디아몬즈의 강정희 선수, 수훈상에는 블랙펄스의 최현아 선수가 선정됐네요. 수상하신 모든 분 축하합니다. ^^

전국 28개 팀, 5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이번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는 주말마다 경기가 진행되어 선수 가족과 지인들이 주말마다 개최지인 익산으로 여행을 오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주최 측은 대회기간 동안 최대 1만 3,900여 명이 익산을 방문한 것으로 보고 그로 인한 생산 파급효과는 19억 500만 원, 부가가치 파급효과 최대 10억 5,500만 원이 발생했다고 하는군요. 정말 엄청나죠? 이런 결과로 다른 기업들의 팀 후원이나 대회 후원 문의도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한국여자야구가 점점 발전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개인적으로 매우 뿌듯합니다.

열악했던 여자야구의 붐을 일으킨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는 끝났지만, LG전자 구본준 부회장은 여자야구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으며 한국여자야구 발전에 디딤돌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도 흙먼지를 날리는 그라운드 위를 힘차게 질주하는 그녀들의 열정적이고 아름다운 야구사랑을 응원하며 한국여자야구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