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로 군용 헬리콥터가 날아다니고, 철저한 경비 속에 민간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다는 용산 미군기지. 오늘은 그 곳에 전투복과 군화 대신 빨간 앞치마와 고무장갑으로 중무장한 미군 장병들이 출동했다는데, 과연 그곳에선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LG전자 CSR그룹에서 사회공헌활동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저는 오늘 몸이 움츠러드는 추운 겨울 아침에 용산 미군기지를 찾았습니다. 왜냐하면 바로 오늘! 이 곳에서 저소득가정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한 ‘사랑의 김장담그기’ 행사가 열리기 때문이었죠.

LG전자는 2004년부터 매년 해오던 일이지만, 오늘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 이번엔 주한 미군장병과 그 가족들이 함께 했기 때문입니다. LG전자 임직원 및 가족 80여명, 어린이재단 직원들과 주부 자원봉사자들, WFP(World Food Programme)와 국제백신연구소에서 나온 자원봉사자들까지 모두 150여명. 정성이 담긴 한 포기의 배추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보람으로 함께한 이들에게 주어진 미션은 다름아닌 ‘절인배추 속살(?)에 양념 채우기’ 였습니다.

주한 미군 가족과 김장 담그기 행사 사진
김치 담그기에 들어가기 전 미군 장병들에게 김치를 담궈본 적이 있는지를 물어봤더니, 의외로 “I’m a professional.”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우는 분도 있더군요. 하지만 대부분은 처음인 듯 작업대에 쭈욱 놓여 있는 배추와 양념을 보면서 호기심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였습니다.


각 작업대에 배치된 주부 봉사자의 가르침 속에 김치 담그기가 시작되었는데요. 의사소통이 될 수 있을지 우려했던 것도 잠시. “이렇게 이렇게. 오케이?” “O.K.”하며 바디 랭귀지와 미군 장병들의 눈치코치, 한국인의 끈질긴 투지가 더해져서 무리 없이 맛있는 김치를 만들 수 있었지요.

주한 미군 가족과 김장담그는사진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김치를 만드는 만큼 그 모습도 각양각색이었습니다. 배추 한 잎을 뜯어 양념을 쓱 발라 한 입 맛보곤 맵다며 얼굴을 찡그리기도 하고, 고무장갑을 끼고 찬 배추를 만지느라 시린 손을 호호 부는 이들도 있었지요. 아빠 엄마를 따라온 아이들은 흐뭇한 광경을 선사하기도 했답니다. 추운 날씨에 빨개진 볼로 열심히 김치를 만드는 모습은 한국, 미국 할 것 없이 그저 날개 없는 천사들로 보이더라고요. 미군 장병들 역시 처음 해보는 일이라 힘들었을텐데도 김치 만드는 내내 재미있다며 연신 싱글벙글 이었지요.
주한 미군 장병 가족 사진
오늘 우리에게 할당된 배추의 양은 무려 1,600포기. 과연 이 많은 양을 다 끝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허리 한번 펴지 못하고 바쁘게 손을 움직인 결과, 하얀 속살을 내밀었던 배추들이 모두 빨간 양념을 머금고 스티로폼 박스에 예쁘게 포장되기까지 겨우 2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으니까요. 모두의 정성으로 약 470박스의 김치가 완성되었습니다.

김장 담그는 사진김치 만들기가 끝날 무렵, 일하느라 지친 봉사자들의 심신을 달래줄 푸짐한 한국전통음식이 준비되었습니다. 메밀전, 새우튀김, 만두튀김, 구운 감자, 각종 나물무침 그리고 김장 날에는 결코 빠질 수 없는 보쌈까지. 처음 먹어보는 한국 음식임에도 고소한 냄새에 매료되었는지 미군 장병들까지 원더풀을 외치며 맛있게 먹었답니다. 전통 사물놀이 공연이 시작되어 흥겨움을 더하자 미군 장병들도 “Bravo!”를 외치며 한국 전통문화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더군요. 아하! 오늘은 한국의 김장문화와 나눔의 정을 알리는 동시에 국경을 떠나 서로가 한마음이 되었으니 이것이 바로 1석 3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장 담그는 사진
오늘 함께 한 이들에게 깜짝 이벤트가 있었으니, 바로 ‘김치 포토제닉상’ 선정이었습니다. 김치를 만드는 동안 참석한 봉사자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즉석에서 인화한 것인데요. 기념으로 한 장씩 나눠주는 동시에 가장 즐겁고 재미있게 김치를 만든 봉사자에게 김치 포토제닉상을 수여했답니다. 최고의 포토제닉상은 누가 받았냐고요? (두구두구두구~~~!!) 바로 이분들이었습니다. ‘따뜻한 사랑을 나누는 일에는 국경도 없다!’는 제목이 딱 어울릴만한 사진이죠? 

김장 담그는 사진모든 행사를 마치고 미군 장병들에게 즐겁게 사진 찍는 법을 알려줬습니다. 한국에서는 사진 찍을 때 ‘치즈~!’가 아닌 ‘김치~!’고 한다는 것을 말이지요. 그리고 다 함께 “김치!”를 외쳐가며 기념촬영을 했답니다.


오늘 만든 김치는 다음 주에 완제품으로 구입되는 김치와 함께 전국의 어려운 이웃 약 1,300세대에 지원될 예정입니다. 어려운 우리 이웃들이 조금이나마 따뜻한 겨울을 보내게 되기를 바라면서 추운 겨울을 이겨내는 가장 좋은 방법 한 가지를 알려드릴까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도 다음에는 즐거운 Voluntainment(Volunteer+Entertainment)의 현장에 함께 참여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잠깐!  LG전자는 2004년부터 저소득가정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LG전자 임직원 및 가족과 어린이재단 자원봉사자들이 함께하는 ‘사랑의 김장담그기’ 행사를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다.

추가!  사랑의 김장 담그기 행사에 참가한 청와대 어린이 기자인 서범준 기자 (서울영서초등학교 / 6학년)가 취재한 내용을 소개해드립니다. 어린이의 시각이 참 예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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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진 사진Writer(guest)

안희진(아로아)은 LG전자 CSR그룹에서 사회공헌활동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복지재단에서 사회복지사로 활동하다 LG전자의 사회공헌 슬로건인 ‘꿈을 이루는 사랑’을 쫓아 LG전자에 입사한 한달 차의 헌내기 사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