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소개해드린 케냐의 슬럼가의 아이들을 뒤로 하고 제가 향한 곳은 에티오피아. 총 인구 7,700만 명 중 3,100만 명이 기아 선상에서 살고 있는 저소득 식량 부족 국가인 에티오피아. 기후 변화가 심하고 자연 강수량에 의존하는 지라 식량 사정이 좋지 못합니다.  그런데다 전체 산업의 90%을 농업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빈곤이 계속해서 대물림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 유일의 문자라는 문화 유산을 가지고 있고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식민지 지배를 받지 않은 곳이라 국민들의 자부심은 매우 높은 곳이라고 합니다.
 
이곳은 출발부터 예상치 못한 각종 난관이 펼쳐져 우리를 무척 당황하게 했습니다. 수도 아디스아바바(Addis Ababa) 공항에서는 고가의 촬영용 카메라 장비를 압수 당해 발을 동동 구르는가하면, 에티오피아 국내선 항공을 타고 도착한 악숨(Axum)의 아디스켈켈(Adiskelkel)에서는 짐이 분실되는 등 사건사고의 연속이었습니다.

에티오피아 산골 전경

악숨 공항에 내려서도 꼬불 꼬불 산길을 몇 시간이나 달린 후에야 도착할 수 있다는 마을 아디스켈켈(Adiskelkel). 예전에는 초원이었다는 그 곳은 지금은 흙먼지만 날리는 황량한 평원과 바위산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유일한 생계 수단인 염소들은 초목의 뿌리까지 먹어 치우고 흙더미 뿐인 땅은 비가 오면 속수무책으로 쓸려 나간다니 정말 악순환의 연속이더군요.
MERET, 마을 전체를 변화시키다
아디켈켈 마을 대표와 LG 전자 사진
 
우리가 방문한 곳은. WFP(World Food Programe: 세계 식량 계획)와 LG가 식량을 자급 자족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마을, LG Hope Village입니다.
MERET는 Managing Environmental Resources to Enable Transaction to more Sustainable Livelihood의 약자로 만성적으로 식량 부족으로 기아 선상에 허덕이는 지역을 선택해, 주변 환경과 자원을 관리하는 프로그램(Food For Work)입니다. 

에티오피아 산골 마을 모습

MERET는 마을 사람들이 마을의 녹지 조성 활동에 참여하도록 하고 그 대가로 식량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농업 기술을 가르쳐 토지를 관리할 수 있게 합니다. 기존에는 땔감으로 쓸 나무를 마구 베내는 통에 비만 오면 흙이 모두 쓸려나가 큰 홍수로 번지는 등 문제가 많았다고 합니다. MERET는 식량 공급으로 기아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환경을 보호하는 효과를 누리자는 것이죠. ^^ 

에티오피아 산골 마을 모습
마을의 전체적인 모습을 둘러보다보니, 마치 한국이 1970년대에 벌였던 새마을 운동과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에티오피아 정부에서는 ‘Vision 2030’을 추진 중인데 이에 따라 마을 지도자 어른들을 중심으로 마을 전체를 정비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WFP와 LG의 후원으로 안정적으로 식량이 지원되는 점이 이 변화를 이끈 주요한 원인이라고 합니다. 식량을 구하기 위해 들여야 하는 노력과 시간을 다른 곳에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식량 사진
이 마을에서 여학생들의 화장실은 커다란 구덩이가 대신하고 있는데, 예전에는 사다리를 타고 아래로 내려가게 되어 있는 이 화장실마저 없어 무척 불편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꼬마 아가씨들을 위한 화장실을 만드는 것도 올해의 숙제! 새로운 농업 기술을 통해 재산을 축적할 수 있게 되고, 자신감을 얻은 마을 사람들은 마을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주변 환경 개선에 관심을 갖고 동참하고 있었습니다. 희망 없이 추욱 쳐져 있던 마을 전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지요.  
희망이 자라는 마을, LG Hope Village
LG Hope Village 모습

LG전자는 앞으로 3년간 이 마을을 비롯해 에티오피아 내 식량 사정이 취약한 11개 마을을 대상으로 후원 첫 해에는 10,000명의 아이들에게는 따뜻한 학교 급식을 제공하고, 가족을 포함한 14,500명에게 토지 관리 및 농업 기술을 전수해 식량을 공급합니다. 연간 최대 3개월 간 작업일 당 3kg의 밀이 제공되니 가족끼리 오손 도손 식사를 할 수 있겠죠? 또, 에티오피아의 자연 환경을 회복시키면 마을 사람들에게는 수입원이 되고, 아이들은 깨끗해진 학교에서 건강하게 수업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저는 에티오피아 산골 마을 사람들에게서 도시에서 느낄 수 없었던 생기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마을 어른들, 어른들의 관심을 받으며 등교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변화를 향한 갈망과 미래에 대한 설렘이 넘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곳은 LG Hope Village, 그곳은 희망이 자라는 마을이었습니다.  

Related Posts



이승민 사진

Writer(guest)

이승민(사막여우)
 LG전자 중동아프리카 지역본부의 Market Intelligence그룹에서 PR과 CSR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여행지에서 Rollei35로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며, 마다가스카르 섬으로 여행을 꿈꾼다. 여성, 아동,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으며 소셜 미디어, 코칭, 기업 시민 활동에 대해 공부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