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직통번호로 가끔 업무와 관련 없는 전화가 걸려올 때가 있다. 대부분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인데, 통화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학     생 : 저, 저, 거기가 LG전자에서 자원봉사나 사회공헌사업 담당하는 곳이죠?
하루키드 : 네. 그렇습니다. 실례지만 어디 신지요?
학     생 : 아, 저는 00대학 사회복지학과 0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인데요. 나중에 졸업하면 기업에서 사회공헌관련 일을 하고 싶어서요. 그런데 어떻게 하면 될지 잘 모르겠고 조언 좀 얻을 수 있을까 해서요.

물론 나는 사회공헌사업을 주관하는 부서에 몸담고 있고, 관련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런 통화만 하게 되면 말문이 막혀 진땀을 흘리게 된다. 아마 나조차도 어떠한 마음과 자세가 필요한지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없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전화를 받을 때마다 떠오르는 얼굴이 있는데, 바로 지난 2월에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님이다.

김수환 추기경님
사진출처 : 천주교 굿뉴스 홈페이지(http://www.catholic.or.kr)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
늘 인자한 얼굴로 검소한 삶을 실천하시며,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들과 마주해 함께 고민하고자 애쓰셨던 분. 외부의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소외된 사람들 편에 서는 것을 멈추지 않으셨던 분. 그럼에도, 그 어떤 인터뷰에서도 당신의 활동을 가리켜 ‘돕는다’는 표현을 쓰지 않으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선종하면서 사람들에게 남기신 말씀,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
그 어떤 말이 이보다 더 따뜻할 수 있을까? 그분께서 생각하시기엔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은 봉사나 베푼다는 것이 아닌 그저 다른 이를 사랑하는 방법이셨을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자원봉사, 기부후원, 사회공헌사업 등 표현은 달라도 이것을 이행하기 위한 첫 번째 필수 덕목은 그 어떤 수식어도 필요 없는 <사랑>일 것이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아끼며, 아픈 곳이 있다면 어루만져 줄 수 있는 마음. 그리고 그런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게 도와준 모든 상황에 감사하는 마음. 그것이 내 업무에서 가장 최소한의 마음가짐 아닐까.

자신만의 방법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LG인들
요즘 내 주변에 자신만의 특별한 방법으로 타인 ‘사랑’을 실천하는 분들이 있다. 바로 MC 연구소의 천병식 수석연구원, 최학호 선임연구원 두 분이다.
천병식 수석연구원은 최근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휴대폰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해 2006년 9월과 2008년 7월 ‘책 읽어주는 폰1, 2’ 개발을 성공했다. 이 휴대폰을 이용하면 LG상남도서관이 운영중인 ‘책 읽어주는 도서관’에 접속해 음성도서를 내려받아 들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모든 메뉴를 음성으로 안내 받을 수 있고, 문자메시지도 음성으로 변환하여 들을 수 있다. 시각장애인들이 일반인처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기능이 한 단계씩 향상된 휴대폰을 매년 출시하겠다는 것이 그의 꿈이다.

사진

또, 최학호 선임연구원은 LG전자 직원들의 자원봉사 모임인 정보나래단에서 활동하고 있다. 2008년에는 1급 장애인이었던 임연흠 씨를 위해 매주 일요일 2시간 이상 한글과 컴퓨터 교육을 병행하는 정성을 들여 그녀가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생각해보면 그 학생들의 답을 해줄 수 있는 것은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사랑’하는 모든 사람일지 모르겠다. 정말 이 일을 하고 싶다면, 먼저 자신만의 ‘사랑하는 법’ 그리고 ‘감사하는 법’을 찾으면 된다고.

Writer

민세원 대리(하루키드)는 LG전자 CSR그룹에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간 및 사회공헌 활동을 위한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전략 수립과 실천을 통한 기업 명성 관리에 관심이 많으며, 개인적으로는 하루키의 광팬으로 ‘하루키드’라는 닉네임을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