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유튜브에서 재미있는 프로젝트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하루에 일어나는 생활 속의 이야기들을 영상에 담아 유튜브에 올리면 리들리 스콧, 케빈 맥도널드 감독이 심사를 통해 엄선한 작품들을 모아 다큐멘터리 형태의 영화로 구성해 내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2011 선댄스 영화제’에 출품한다는 ‘라이프 인 어 데이 (Life in a Day,www.youtube.com/lifeinaday)’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더 이상 영화가 영화인들의 몫이 아닌 ‘보통’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컨텐츠가 된 것이죠.  
라이프 인 어 데이 광고 사진
   동영상 링크 : http://www.youtube.com/lifeinaday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인셉션>을 두고도 결말에 대해 말들이 많습니다. 이 영화는 복잡한 구조와 논란이 될만한 결말을 던져준 까닭에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습니다. 영화는 이처럼 우리와 아주 가깝게 존재하면서 그 거리감을 좁혀가고 있지만, 때로는 복잡한 영화적 코드들 때문에 당혹스러운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광고는 기업과 고객 간 ‘시’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매체
영화 감독은 관객과의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는데 대화의 코드는 쉬울 수도 어려울 수도 있지요. 너무 쉽게 대화를 나눠도 밋밋할 수 있고 너무 어려운 대화는 오히려 등을 돌리게 하기 때문에 감독이 관객에게 던지는 대화의 난이도는 적절한 수준에서 이뤄져야 하는 것이죠. 어쨌든 중요한 것은 감독과 관객 사이에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휘센 광고 촬영 현장저는 영화가 ‘작가와 관객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매체’라고 한다면 광고는 ‘기업과 고객간의 커뮤니케이션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와 광고의 커뮤니케이션은 어떤 차이 혹은 공통점이 있을까요? 영화가 하나 또는 여러 개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소 복잡한 암시와 복선을 깔고 전개되는 ‘장편소설’이라면 광고는 단일한 메시지와 상징이 결합된 ‘시’라고 할 수 있겠죠. 
시의 상징성과 함축성은 매우 강렬해서 광고의 순간적인 임팩트는 크겠지만 영화의 여운만큼 길지는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제작 과정은 개인적으로 학창시절 단편 영화를 제작할 때를 돌이켜 생각해보면, 시나리오를 쓰고(카피) 콘티를 그리고(콘티) 배우를 캐스팅하고(모델) 현장 로케이션을 나가고(로케이션) 촬영을 하고 편집을 하고 녹음을 하고 시사를 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영화의 코드를 광고에 접목해볼 수 없을까?
그렇다면 광고를 제작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영화의 코드를 잘 읽어낸다면 고객과의 공감대를 효과적으로 끌어내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울러 다양한 작품성을 가진 영화들을 경험하면서 크리에이티브를 높일 수 있을 것이고요. LG전자 한국지역본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팀의 씨네 아카데미(Cine Academy)는 이러한 관점에서 출발했습니다. 
씨네 아카데미 현장
브랜드 커뮤니케이션팀은 LG전자의 주요 브랜드의 온/오프라인 광고를 중심으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부서입니다. 몇 년전부터 브랜드 커뮤니이케이션팀은 크리에이티브를 개발하기 위한 방편으로 인문 사회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시고 강의를 진행하는 브랜드 아카데미를 실시해 오고 있는데 인근 마케팅 관련 부서에서도 참여할만큼 인기가 대단합니다. 
씨네 아카데미는 브랜드 아카데미의 이론적 토대 위에서 좀 더 크리에이티브한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교육 과정으로 영화 속에서 광고의 모티브를 찾아보고 영상과 음악적 코드에 대한 이해력을 기르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영화에 대한 해석과 작가의 의도를 토론해 보면서 커뮤니케이션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죠. 씨네 아카데미는 브랜드 아카데미와 함께 한달에 한번 운영되며 평소 접하기 어렵지만 상상력을 키우는데 도움을 주는 영화들을 선정하여 상영하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의 동공은 감정에 반응하지 않는다. [아래] 인간보다 인간적인 고뇌하는 안드로이드 ‘로이’. “]영화 블레이드 러너 캡쳐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서 LG인피니아 광고를 엿보다
지난 주에 열린 씨네 아카데미의 첫 상영작은 LG전자와 유튜브의 공동 프로젝트인 라이프 인 어 데이(Life in a day)의 총 책임자인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입니다. 필립.K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를 원작으로 1982년에 제작된 이 영화는 초기에 많은 분량이 편집되었고 난해하고 철학적인 이야기와 상징성이 강한 영상들로 크게 주목받지 못한 SF 영화였죠. 이후 감독의 의도를 살린 디렉터스 컷(Director’s cut)으로 재편집되어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이후 제작된 많은 SF 영화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CF 감독 출신으로 많은 광고를 제작했고 이 영화속에서도 섬세한 세트와 화면 구성, 상징성 등 수준 높은 연출력을 보여주고 있지요. 이 영화에서는 해리슨 포드의 트레이드 마크인 ‘썩소’도 감상할 수 있고 LG인피니아 런칭 광고에서 등장하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들의 모티브도 찾아볼 수 있답니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 캡쳐
BMW는 유명한 영화감독들을 고용해 광고를 여러편의 단편 영화로 만들어 애드 필름을 제작해 온라인으로 배급하는 ‘The Hire’이라는 캠페인을 진행했을 정도로 영화적 기법이 광고에 도입되고, 광고적 영상이 영화 속에도 등장합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는 홍채로 인식하는 미래의 타겟형 광고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기도 하고 영화 <아일랜드>에서는 왜곡된 광고의 비극적 결말을 그리기도 하지요. 수많은 제품과 브랜드가 영화속에서 PPL(Product Placement) 형태로 간접 광고가 되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영화속에서 광고를 보고 광고에서 영화를 볼 수 있겠죠. 그럼 이제 LG전자의 광고를 보며 그 속에 숨겨진 코드가 무엇인지 한번 찾아보시렵니까?
영화 블레이드 러너 속 미래 도시에도 광고는 존재한다.[아래] LG인피니아 광고 속 미래 도시의 모습”]영화 블레이드 러너 캡쳐

황홍석 부장 사진Writer(guest)

황홍석 부장(아키라)
은 CYON과 WHISEN 광고 제작 담당을 거쳐 e-sports 마케팅을 추진해 왔으며 현재 한국지역본부 브랜드전략그룹을 맡고 있는 SF 영화 매니아다.  twitter:@laputa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