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LG전자 커뮤니케이터(LGE Communicator)로 활동하고 있는 MC 부품기술팀의 김대호 연구원입니다. 여름  휴가는 잘 보내셨나요? 성수기에 외국 여행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다녀오신 분이 계신다면 정말 부럽습니다 🙂 이번 여름에 저는 해외로 휴가를 가진 못했지만, 기회가 되면 가고 싶은 나라, 아니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지구 반대편의 대륙, 남미의 에콰도르입니다.

제가 지난 2007년 10월부터 2년 반 정도 머물렀던 에콰도르. 오늘은 제가 그곳에서 긴 시간 동안 느꼈던 여러가지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에콰도르? 거긴 어디지?” 
: 적도의 나라 

‘에콰도르’는 남미의 북서부에 있는 나라로, 우리나라보다 약간 넓은 면적에 인구는 우리의 1/3 정도이고, 스페인어를 사용하며, 메스티소와 인디오가 80% 이상입니다. 전 국민의 98% 정도가 가톨릭 신자이며, 안데스산맥과 아마존, 태평양 해안의 모습을 모두 볼 수 있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아래 지도의 녹색으로 표시된 부분에서 볼 수 있듯이 에콰도르는 적도(Equator)의 나라입니다.

에콰도르 지도 이미지

전 세계에 적도가 지나가는 나라는 수십 개에 이르지만,’‘적도’라는 지리적인 개념을 국가명으로 내세운 것은 에콰도르 뿐이죠. 그래서 에콰도르에는 적도 탑이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적도 탑은 두 개가 있는데요, 잉카 시대에 이미 원주민들이 만들어 놓은 적도 표시가 그 하나고, 이후 유럽의 과학자들이 세운 적도 탑이 또 하나입니다. 이 중 정확하게 적도를 가리키는 탑은 잉카의 것이라고 하니 잉카 시대의 과학이 얼마나 뛰어났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두가지 적도 탑 사진

Banana Republic, 에콰도르

에콰도르는 다른 열대의 나라와 마찬가지로 과일의 천국입니다. 한국에서는 얼마 전까지 흔치 않았던 망고, 리치를 비롯한 수많은 열대과일을 아주 싼 가격으로 손쉽게 맛볼 수 있습니다. 많은 열대 과일 중에 에콰도르의 대표적인 열대과일을 꼽으라면 바로 ‘바나나’입니다. 이제는 한국에서도 흔한 이 바나나의 세계 제1의 수출국이 인도네시아도 브라질도 아닌 바로 남미의 소국 에콰도르랍니다. 오죽하면, 추억의 과자 중 하나인 바OO킥 과자의 원료인 바나나 분말도 바로 에콰도르산이더군요. ^^

과일가게 사진

지금은 석유 생산량이 늘어 석유가 가장 큰 수출품목이지만, 아직도 에콰도르는 세계 제1의 바나나 수출국입니다. 우리가 패션 브랜드로 잘 알고 있는 바나나 리퍼블릭(Banana Republic)이라는 브랜드가 바로 에콰도르를 가리키는 고유명사와 같습니다.   

“그곳에 왜?” : 지구 반대편과의 교감

여러분 혹시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외교통상부 산하의 국제 봉사 단체로 매년 개발도상국 46개국을 대상으로 1,700여명의 봉사단원을 파견하고 있는데요, 제가 바로 이곳에서 국제협력 봉사요원의 자격으로 30개월간 군 복무 대체로 봉사 활동을 하고 왔습니다.

한국국제협력단 '함께 잘사는 지구 마을' 사진

저는 4주간의 군사 훈련과 5주간의 국제협력단 교육을 거친 후 출국 39시간 만에 드디어 에콰도르에 도착! 한 달 간의 현지 트레이닝을 거쳐 에콰도르 산골 마을 알라우시(Alausí)에 컴퓨터 분야로 파견되었습니다. 입국하자마자 수도인 끼또(Quito)에서 한 달간 현지적응훈련을 거쳐, 홈스테이를 통해 여러 정부기관과 봉사 단체를 방문하며 문화 체험과 언어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굳게 마음먹고 고생 좀 하며 봉사하겠다는 생각이 살짝 희미해지는 듯하더군요 😉

에콰도르 현지 사진

에콰도르 현지 사진

그렇게 한 달이 지난 후, 드디어 저는 수도에서 300km 정도 떨어진 작은 마을, 알라우시에서 첫 봉사 활동을 하게 됐습니다. 안데스 산맥의 고도 2800m의 작은 마을이라 정전에 단수가 잦아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요, 수시로 물이 안 나와서 화장실 가는 횟수도 제한되었고, 마실 물은 미리 생수통에 20~30여 개씩 받아서 설거지도 하고 밥도 짓어야 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었습니다. 
 

내가 얻은 것은 아이들의 환한 미소

처음 그곳 주민들에게 컴퓨터 봉사 활동을 하러 왔다고 저를 소개했더니, 모두들 “수학이나 영어를 가르쳐줄 수도 있니?”라고 물어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알라우시의 컴퓨터 교육 상황은 무척이나 열악했습니다. 전산실이라고 마련된 곳에서 동작하는 컴퓨터는 겨우 3대인데 가르쳐야 하는 학생은 60 여명이다 보니 두 반으로 나눠서 하루에 2시간씩 월,수,금 세 번 수업했습니다. 수업을 마칠 때면 제 몸은 녹초가 되곤 했지만, 학생들의 미소와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면 힘이 절로 나더라고요.^^ 

에콰도르 수업 현장

에콰도르 학생 사진

한국을 넘어 세계를 향해 열린 마음으로…

처음에는 저를 아시아에서 온 중국인(?) 정도로 생각하던 현지 사람들이 인터넷 교육을 하는 저를 보고 점점 ‘한국을 대표하는 컴퓨터 엔지니어이자 맥가이버’와 같은 존재로 여기고 여기저기서 ‘Kim’을 불러주었습니다. 그때마다 미력하나마 이 나라에 한국을 알린 것 같아 자랑스러웠고, 하나 둘 씩 일을 성취해 나갈 때마다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 후 볼리바르 주립대학으로 기관을 옮겨 지역 사회 컴퓨터 교육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며 사회적인 이슈도 공유하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됐습니다. 한국에 있었다면 잘 알지 못했을 에콰도르와 남미의 사회,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지면서 앞으로의 제 삶도 세계를 향해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볼리바르 주립대학 동료 사진

어느덧 제가 귀국한 지 1년 반이 훌쩍 넘었고, 그 사이 LG전자에 입사했지만 지금도 에콰도르에서의 경험은 정말 소중한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세계화가 한창인 지금, 제가 몸담은 LG전자도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세계를 상대로 치열한 비즈니스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제가 앞으로 LG에 더욱 중요한 시장이 될 남미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그들과 소중한 미소를 함께 나눌 수 있었다는 것은 분명 큰 행운이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남미에 가서 친구들과 미소를 나누며 또 한 번 멋진 일을 함께하고 싶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Writer(Communicator)

김대호 사진

LGE Communicator김대호(라파엘)는 MC 부품기술3그룹 연구원으로 선행 Input solution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항상 신기술, 신소재 관련하여 눈에 불을 켜고 있지만, 에콰도르와 남미에서의 진한 커피맛과 여유로움을 추억하곤 한다. 

지구 반대편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LG의 글로벌 1등 목표 달성에 기여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LGE 커뮤니케이터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