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2일 토요일, 더 블로거(The BLOGer)들이 뭉쳤습니다. 요즘 부쩍 짧아진 가을이 너무 아쉬워 10월엔 교외로 나서기로 일찍부터 계획을 했었거든요. 가을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무엇이 있을까 하고 몇날 몇일을 고민하다가 문득 ‘공정 여행’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강화군에 위치한 석모도로 공정 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사실, 공정 무역에 대해서는 들어봤어도 공정 여행은 아마 생소한 분이 많으실 텐데요.

공정 여행이란 환경과 지역주민을 먼저 생각하는 여행입니다. 소비하는 모든 비용을 현지인들에게 소득으로 돌려주고 인권과 생명을 존중하며 에너지 소비를 줄여가는 소위 ‘착한 여행’인거죠. 공정 여행에는 몇 가지 지켜야 할 수칙이 있는데요, 더 블로거(The BLOGer)도 다음과 같은 수칙을 정했답니다.

더 블로거와 함께 떠나는 착한여행 수칙 사진

집결은 아침 10시 강화 터미널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분명 8시 알람을 맞춰놨는데 눈을 떠보니 9시가 가까워 오고 있더군요. 허걱 o_o ‘차를 끌고 가면 약속시간에 맞출 수 있을 텐데…’하는 악마의 유혹(?)에 잠깐 빠질 뻔 했지만 주제가 공정 여행인 만큼 서둘러 버스를 탔습니다. 덕분에 30분 지각을 했지만요.ㅠㅠ(그 버스에는 저 말고도 낯익은 얼굴의 미도리 차장님도 타고 있더군요. ㅎㅎ)


가는 날이 장날! 강화도의 명물 풍물시장

 

풍물시장 전경‘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매월 2일과 7일은 강화에 풍물시장이 서는 날인데요, 이날이 마침 그 장날이었습니다.강화의 명물 순무, 호박 고구마, 오리알, 고추 등을 비롯해 ‘장터’하면 빼놓을 수 없는 뻥튀기, 장터 국수까지 없는 것 빼고 다 있더군요. 한참을 구경하다 바람에 실려온 향긋한(?) 냄새를 따라가니 맛있는 내음의 주인공은 바로 민물 장어. 풍물 시장 한쪽 구석에 자리한 장어 구이집에서 하얀 연기를 피어 올리며 민물장어를 한 가득 구워내고 있더군요.

풍물시장 현장

장어 냄새의 유혹을 못 이기고 결국 1kg을 사 맛만 보기로 했는데요, 인원이 많은 탓인지 경쟁이 치열해 몇 점 맛보지는 못했지만 그 맛만큼은 일품이더군요. ^^
 
석모도 가는 모습
가을이 아름답게 내려앉은 석모도

최종 목적지인 석모도 보문사를 가려면  강화터미널에서 외포리 선착장까지 다시 버스를 타고 20여 분 이동해야 합니다. 드디어 외포리 선착장에 도착했습니다. 보이는 차들이 석모도로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있는 차량들입니다. 이 배를 타고 석모도로 이동을 합니다. 사실 배를 타긴 하지만 배가 U턴(?)을 하면 바로 석모도입니다. 10분도 채 안 걸리더군요.

석모도 이동 사진

배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갈매기들이 날아듭니다. 바로 새X깡을 먹기 위해서인데요. 그래서 저희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새X깡을 손에 들고 갈매기를 유혹해도 날아드는 갈매기는 없었습니다. 결국 저 새X깡은 저희가 다 먹었답니다. 외포리 선착장 앞 좌판에서 새X깡을 파시던 아저씨의 웃음이 떠올라 씁쓸했습니다.

석모도 사진

석모도 선착장에 내려서 보문사를 가려면 다시 버스를 한번 타야 합니다. 고난의 여정입니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마침 버스가 있어서 얼른 탑승. 또 10여 분쯤 가니 보문사 도착. 보문사 입구에 도착하니 또 우리를 반기는 강화 약쑥 튀김과 새우 어묵 튀김.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또 한 접시 씩. 공정 여행이 식도락 여행으로 변질되는 순간입니다. ^^

음식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됩니다.
여기가 바로 보문사 입구 일주문입니다. 날씨가 좋아서인지 꽤 많은 사람들이 보문사를 찾고 있었습니다. 보문사 올라가는 길에 만난 멋들어진 600여 년 수령의 은행나무와 누군가의 소원을 담아 정성스레 쌓아 올린 돌탑들. 보문사 마당에 널찍이 자리한 ‘극락보전’입니다. 이 극락보전을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산중턱에 자리한 마에관음좌상으로 올라가는 계단길이 있습니다.

보문사 돌탑 사진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됩니다.

일행 중 한 명이 꼭대기까지 누가 먼저 가는지 팀별로 내기를 하자 해서 서로 눈치를 보며 뛰어올라가기 시작했는데, 알고 보니 계단이 무려 481개나 된다고 하네요. 그 계단을 뛰어올라가다가 진짜 극락 갈 뻔 했습니다. ㅜ.ㅜ

바다 전경

이곳에서 내려다본 서해의 풍경은 아주 멋집니다. 특히, 해질 무렵의 노을은 장관이라고 하네요. 아쉽지만 시간 관계상 낙조는 보지 못한 채 내려왔습니다. 올라갈 때 무리를 해서 그런지 내려올 때 다리가 후들거려서 혼났습니다. 보문사를 내려와 가까운 식당에서 뒤늦은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밴댕이회 무침, 파전, 인삼동동주에 산채 비빔밥까지. 고생(?)뒤의 달콤함이라 그런지 정말 꿀맛이더군요.

음식 사진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됩니다.

이렇게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고고씽. 돌아오는 길. 배에 승선하기 위해 수백 미터를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차량들을 보면서 오늘 우리가 조금이나마 탄소 배출을 줄이는데 기여했다는 생각에 오늘의 공정 여행이 살짝 자랑스러워지더군요. ^^

되가져온 쓰레기 사진

길고 긴(?) 여행을 마치며 공정 여행을 몸으로 실천하기란 참 어렵더군요. 무심코 쓰는 나무 젓가락, 종이컵 하나의 무게가 생각보다 무겁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언젠가 읽었던 공정 여행에 대한 글귀가 생각났습니다. “공정 여행은 자신의 발자국에 책임을 지는 여행이다. 공정 여행과 관광의 차이는 여행을 바라보는 시선에 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강화도에서 구입한 호박 고구마와 새우젓을 손에 쥐고 버스에 오르던 더 블로거(The BLOGer)들도 아마 자신의 발자국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지 않을까요?

Related Posts

송근영 과장 사진

 

Writer

송근영 과장(Skybolt)는 LG전자 홍보팀에서 온라인 PR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디지털시대에 아날로그 감수성을 지키며 살고자 노력하고 있다. 문자보다 전화를 좋아하고 전화보다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사진을 좋아하고 포장마차를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