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콘서트’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야광봉? 불꽃쇼? 오빠부대의 함성?

저는 작년에 예매 전쟁을 몇 번 치른 후 ‘스트레스’의 이미지가 강해졌어요. 좀 유명한 사람이 나온다 하면 가격도 만만치 않고, 표를 구하기도 쉽지 않죠. 운 좋게(?) 예매에 성공한다고 해도 공연장이 멀거나 공연이 너무 늦게 끝나는 것 역시 피곤한 일이었거든요. 앵콜곡을 서너곡 부르는 가수를 말리고 싶었던 밤도 있었답니다.

러시아워 콘서트 티켓 사진

하지만, 이런 저의 트라우마를 씻어줄 반가운 콘서트가 있었습니다. LG아트센터의 ‘러시아워 콘서트’! 가격과 시간을 대폭 조정해 서민(?)들의 부담을 쫙 뺀 기획이라고 합니다. 작년에 처음 소개된 기사를 보고, ‘오~ 특이하다’라고 생각만 하고 정작 가보지는 못했었는데…, 사내 커뮤니케이터 사다리타기에서 당첨~ 당첨~ 당첨~!!! 게다가 테마는 요즘 제가 푹 빠진 클래식이었어요. ‘어디선가 들었을 법한 클래식(어들클) 2’. 피아니스트이자 교수인 조재혁씨의 해설과 함께 하는 자리라고 하니, 딱 한 시간만 들여서 문화적 교양(?)을 쌓기에 아주 제격일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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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 디. 어. 그날이 왔는데! 봄비가 하늘을 뽀얗게 만들었습니다. 바람은 꽤 차가웠지만, 여하튼 그리고 그리던 금요일이 되었습니다. 퇴근 인파로 붐비는 7시, 저는 마음을 적시는 클래식 콘서트에 빠져들었습니다.

피아노가 한 대, 피아노 건반 모양의 울림판이 뒷벽으로 서 있는 무대가 암전에 빠지고, 조재혁씨의 연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서서히 밝아지는 조명. 2층 객석까지 가득 메운 관객들이 모두 숨을 죽이고 한 음 한 음 경청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어요.

정말이지 공연 제목처럼 모두 주변에서 흔히, 자주 듣던 음악들이었습니다. 심지어 화물차 후진 벨소리로 유명한 ‘엘리제를 위하여’도 연주했는데, 조재혁씨 스스로도 “너무 흔한 음악이라, 아마도 이런 규모의 공연장에서 연주된 적이 없을 것”이라고 얘기하더군요. 하지만, 어찌 됐든 피아니스트의 연주로 들은 엘리제를 위하여는 뭔가 다르긴 달랐어요. 여러분께도 들려드리고 싶은 아쉬운 마음을 아래 곡으로 대신 할게요~
[유리잔 연주 버전]

* 이 동영상은 음성을 제공하지 않음

[맥도날드 TV CF]


다음 곡은 로맨틱한 멜로디로 ‘레스토랑에서 많이 들은 음악’이었습니다. 쇼팽의 야상곡. 귀에 익은 멜로디는 이 곡의 일부일 뿐, 전 곡을 다 들었더니 또 다른 기분이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저는 넓은 바다에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떠올렸는데, 여러분께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갈지 궁금하네요.
[바이올린 버전]

* 이 동영상은 음성을 제공하지 않음

[피아노 버전]

* 이 동영상은 음성을 제공하지 않음

 

베토벤의 비창, 쇼팽의 즉흥환상곡을 지나, 다음은 정말정말정말 많이 들었던 엘가의 ‘사랑의 인사’ 차례였습니다. 친구이며 같은 학교 교수이기도 한 백주영씨의 바이올린과 함께 어우러진 선율은 정말 한 커플의 대화를 떠올리기에 충분했습니다. 여러분께는  현대판 요한스트라우스라 불리는 앙드레 류의 버전을 소개해 드릴게요~

 

* 이 동영상은 음성을 제공하지 않음

 

'젓가락 행진곡' 이란 책 사진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르게 한 시간이 후딱 지났습니다. 이번 공연은 시간이 흐르는 게 아쉬운 콘서트였어요. 이제까지 재치있는 설명과 함께 들었던 연주곡들이 다시 한번 조재혁씨의 손 끝에서 연주되었습니다. 오호~ 전 곡 메들리~!! 한 톨의 어색함도 없이 자연스럽게 다음 곡으로 이어지는 음악을 들으며 감탄 또 감탄했더랬지요. 끊이지 않는 박수갈채 속에서 이번엔 제목도 알려주지 않은 채 앵콜곡 연주를 시작했습니다…앗, 이건 젓가락 행진곡?! 바로 알아채긴 했는데… 피아노 학원에서 손가락 두 개로, 짝을 지어 땡땡땡 거리던 젓가락 행진곡이, 그렇게 유려한 연주곡일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전 정말 입 떡 벌리고 감상했어요! 😀

러시아워 콘서트 – 어들클2! 제겐 난생 처음 배꼽 잡고 박장대소하며 들었던 클래식 공연이었습니다. 요즘 해설이 곁들여진 클래식 공연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은데, 듣다 보면 어딘지 음악 선생님께 수업을 듣고 있는듯한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러시아워 콘서트는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요~ 퇴근길 관객을 배려해 청바지를 입은 연주자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곡 설명 중간중간 재치있게 관객을 배려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화학의 주기율표 다 외우지 못해도 대학 갈 수 있었다”던 연주자의 얘기가 특히 기억에 남네요. 유명한 클래식 곡의 작품 번호, 제작연도 같은 걸 외우지 않더라도, 음악은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고요. ^^

 

'러시아워 콘서트' 상영관 앞에서 기념 사진

가격도, 시간도, 부담감도 확~ 줄인 러시아워 콘서트! 아, 다음 콘서트를 소개하는 조재혁씨의 멘트가 생각나네요. “잊을만~하면 한 번쯤 잡혀있어요.” ㅋㅋㅋㅋ

다음 러시아워 콘서트는 5월 29일, 가리온과 함께하는 힙합파티랍니다. 퇴근길 스트레스를 싹~ 씻어줄 다이어트 콘서트, 러시아워 콘서트! 여러분께 강~추합니다!

음식 사진

공연이 끝난 뒤엔 봄철 별미를 함께 해 보세요~ 저의 선택은 봄나물 쭈꾸미 전골!

아트센터에서 기념 사진

아트센터인 만큼 여기저기 걸린 작품들과 함께 예술놀이도 빼놓을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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