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 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이 등장했던 ‘버킷리스트(bucket list)’라는 영화가 꽤 인기를 끌었습니다. 생의 마지막에서 ‘하고 싶었던 일’을 찾아 떠나는 이들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주었더랬죠. 우리는 가끔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거나 ‘무언가를 해봤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전혀 불가능하지도 않은 일들이 왜이리 어려운 걸까요?

저는 평소 소설보다 여행 에세이를 즐겨봅니다. 제가 가보지 못한 곳을 다녀온 사람들이 보고 느낀 것에 대해 알아가는 것도 재미있고, 가봤던 곳이지만 나와는 다른 생각을 갖는 이들의 시선도 흥미롭습니다. 입사 전 아프리카 여행을 준비하면서 아프리카 여행 관련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이런 책들을 읽으며 문득, ‘나도 아프리카 여행을 통해 겪은 무용담(?)과 생각을 정리한 여행 에세이를 출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문 작가도 아니고, 전공이 유사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휘력이 뛰어나지도, 글을 많이 써보지도 않았던 저로서 무모한 생각일 수도 있었지만 도전해 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전 평소 안 되는 일은 없다고 생각 하거든요.

초원의 얼룩말들이 모여있는 모습

사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 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계입니다.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단계!

바로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야지’로 바꾸는 것!!

‘나도 여행 에세이를 써보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것과 ‘나도 여행 에세이를 쓰겠다.’ 라고 생각하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하고 싶다’가 소망, 그저 바라는 것이라면, ‘해야지’는 계획, 해야 하는 일인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을 바꾸고 나면 최종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순차적으로 해야 할 일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생각의 전환이 끝나면,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합니다. 제가 여행 에세이를 쓰기로 한 후 제일 먼저 한 일은 그날그날 있었던 일들을 적기 위한 노트와 여분의 펜을 백팩 안쪽에 넣어 둔 것이었습니다. 단순히 생각의 전환만으로는 하고자 하는 일을 이뤄내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일단 첫 단추를 정확하고 제대로 끼우고 나면 나머지 단추를 차례로 끼워 나가는 것은 간단 합니다. 만약 제가 ‘노트 챙기기’라는 첫 단추를 끼우지 않았다면 일기를 쓸 생각도 못하고 그냥 마음껏 여행을 즐기다 왔을 것이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 그 기억들은 대부분이 잊혀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노트 챙기기’라는 첫 단추를 끼웠더니 여행 기간 중에 틈이 나는 대로 하루하루 있었던 일들을 정리할 수 있었고, 그 일기들을 토대로 한국에 돌아와 원고를 써 나갈 수 있었습니다. 노트를 챙기는 것은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행을 다닐 때 항상 일기장을 챙겨 다니는 사람도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제가 책을 완성시키는 데 있어 첫 단추의 역할을 했던 노트는 결과적으로 저의 여행 에세이를 탄생시켰죠.

사실 회사를 다니면서 책을 쓴다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는 않았습니다. 혹시나, ‘쟤는 책 쓴다고 회사 일은 뒷전이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두려워 남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야근 없는 날, 주말에 짬짬이 원고를 써나가다 보니 출판하는데까지 일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책이 완성됐을 때 맛보게 될 성취감을 기대하며 원고를 써 내려가다 보니 어느덧 근사한 책이 완성되어 있었습니다.

‘잠보, 아프리카’ 책 소개

'잠보 아프리카'책 사진, 강에서 래프팅 하는 사진

‘잠보, 아프리카’는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짐바브웨, 잠비아, 말라위, 탄자니아, 케냐를 여행하면서 있었던 경험담을 모아 출판한 책입니다. 크로커다일이 득실대는 잠베지 강에서의 래프팅, 카메라와 스마트폰을 앗아간 아루샤타운의 강도 등 여행 기간 동안 겪었던 재미난 일들과 평소 제 생각들을 엮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