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특허센터 특허전략그룹에서 MC사업본부의 상표, 저작권 및 소위 짝퉁이라고 불리는 페이크(Fake) 상품 단속 업무를 담당하는 황영호라고 합니다. 짝퉁이라고 하면, 가방이나 구두와 같은 패션 아이템만을 떠올리기 쉬운데, 휴대폰과 같은 통신 기기에도 짝퉁이 존재합니다. 실제로 이러한 것들을 단속하다 보면 전 세계 각국에서 LG 상표를 붙인 짝퉁 휴대폰이 어찌나 많은지 깜짝 놀라게 되는데요. 오늘은 최근에 있었던 짝퉁 투명폰 단속 과정을 여러분께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휴대폰 사진

8월 27일 : 일상적인 짝퉁 단속 업무의 하루
이번 주에만 각국 세관에서 세 군데의 짝퉁 정보가 입수되었다. 미국에서는 휴대폰이, 태국에서는 휴대폰 액세서리인 이어폰이, 노르웨이에서는 휴대폰 충전기가 적발되어 모두 폐기 조치되었다. 전 세계 짝퉁 상품을 단속하다 보니 제품도, 국가도 다양하고, 그 덕에 출근하자 마자 확인하는 것이 메일과 팩스다. 태국은 이번이 처음인데, 이렇게 한번 적발이 되면, 오히려 적발 건수가 늘어나 걱정이다. 단속이 더욱 철저해지는 이유도 있고, 짝퉁도 일종의 기술이다 보니 사람을 통해 확산되기 때문이다.

휴대폰 사진
크리스탈폰(LG GD900) 진품(왼쪽)과 짝퉁(오른쪽)의 앞뒷면 비교

8월 28일 : 중국에서 짝퉁 투명폰이 떴다!
오늘은 세관이 아니라 유명한 IT 블로거인 라디오키즈님의 포스팅을 통해 중국에서 투명한 컨셉의 휴대폰이 판매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판매 가격은 120달러(147,000원 정도)로 저렴한 편이지만 이다지도 조악한 모습이고 보니
애꿎은 GD900의 이미지까지 깍아먹지 않을까 걱정된다. LG전자는 이들에게 어떻게 대응해 나갈까? 지금까지 그랬듯 GD900의 성능과 디자인 우위를 앞세워 정공법을 펼치려나?

사진을 보니 키패드가 투명한 것 외에는 LG 상표도 쓰지 않고 있고 디자인도 별로 비슷해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 이미지에 적혀 있는 m8cool.com이라는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다. 중국 사이트인 이곳에는 다양한 휴대폰이 팔리고 있었는데, 노키아, 모토로라, 삼성 등 짝퉁 제품이 상당히 많이 있었다.

제품들을 검색 하다가 내 눈을 의심할 정도로 우리의 휴대폰과 유사한 폰을 발견했다. 사진을 캡처하여 비교해보니 디자인이 거의 같았고, 여기에 LC라는 로고까지 사용, 상당히 닮아 있었다. 사실 이 폰은 지난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09에서 발표한 바 있는 투명폰(GD900 Crystal)과 외관상 차이가 없어 보였다. LG 투명폰은 발표 당시부터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폰으로, 불과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짝퉁 폰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놀라울 따름이었다.

9월 2일~9월 7일 : 점점 확산하고 있는 짝퉁 투명폰

휴대폰 사진
샤인폰의 진품(왼쪽)과 짝퉁(오른쪽)

일단 그간의 경험을 미루어 볼 때 이 사이트에서만 팔리지는 않을 거라 생각이 들었다. 조사 결과 동일한 휴대폰을 판매하는 14개의 인터넷 업체를 찾아냈다. 다시 한번 제품 이미지를 자세히 보니 휴대폰 뒷면에 T-mobile이라는 문구가 있었다. 유럽향인가 싶어, 더 찾아보니 이베이(eBay)에서도 같은 휴대폰이 판매되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유럽에도 오픈 마켓을 통해 짝퉁 폰이 상당수 거래되고 있다.)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초기 조사한 지 며칠 뒤인 9월 4일, 구글 검색을 해보니 그 사이에 중국 내 짝퉁 투명폰 판매 사이트는 24개. 거의 두 배가 늘어난 상황. 그동안 얼마나 판매되었는지도 알 길이 없었다. 일단 사이트 주소와 증거 사진들을 캡처해 놓고, 중국 특허그룹과 단속 방안을 협의했다.

9월 18일~9월 25일 : 원천 단속을 위한 작은 기다림
짝퉁 단속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생산 공장을 적발하는 게 필요하다. 거래처(판매사이트)를 잡아 버리고 나면, 공장(생산업체)은 다른 곳으로 옮겨 짝퉁 제품을 계속 생산하고, 다른 거래처를 찾아 버리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한번 적발이 되었기 때문에 다른 판매 방법을 선택하는 때도 많고, 그러다 보니 짝퉁 제품 거래 자체를 찾아내기도 어려워지게 된다. 짝퉁 폰이 팔리는 것을 보면서도 생산 공장 정보가 들어올 때까지 꾹 참았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9월 23일 : 국경절 이전에 단속을 마쳐라

드디어 짝퉁 투명폰 생산공장을 찾아냈다. 중국 공안당국 및 조사전문기관이 9월 중순부터 인터넷 판매업체 정보를 파악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확보한 정보였다. 중국은 국경절 이전에 단속해야 효과적인데, 그 이유는 국경절이 중국 최대의 성수기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를 그대로 보내면 짝퉁 물량이 시장에 유입되어 기업뿐 아니라 고객의 피해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일단 중국특허그룹과 본사 특허센터, 제품 담당자들이 화상회의를 통해 신속 단속 조치키로 하고 25일 현장을 급습하기로 했다.

휴대폰 사진
시크릿폰 진품(왼쪽)과 짝퉁(오른쪽)의 앞뒷면 비교

9월 25일 : 짝퉁 생산 현장 급습!
오후 2시경 중국 선쩐시 공상행정관리국 5명과 조사전문업체 3명이 생산공장을 급습했다. 출입문 틈 사이로 보이는 현장에는 현장 책임자로 보이는 40대 남성과 관리인 4~5명이 단속 움직임을 눈치챘는지 출입문을 잠그고, 입구를 막는 등 강경히 맞섰다. 그들에게는 생계를 연명하는 수단이기에 필사적이었다. 과거에도 현장에서 크고 작은 인명 사고가 발생하였기에, 일단 출입구와 거리를 두고 지켜보고 있었다. 한 시간 이상 밀고 당기는 접전이 진행되는 동안 몇몇 공안들이 뒷창문을 부수고 내부 진입에 성공했다. 공장 내부는 시끄러운 굉음과 사람들의 고함으로 떠들썩했는데, 막상 들어가보니 생각보다 훨씬 큰 규모였다. 250제곱미터(약 70평형) 규모의 1층 창고형 건물로, 2개의 생산설비에 30여 명의 직원이 빼곡히 앉아, 휴대폰 조립을 하고 있었다. 여기서 생산되는 규모만도 300~500대가 될 것 같았다.

여기저기 휴대폰 부품박스들이 흩어져 있고, 구석 창고에는 이미 완성된 짝퉁 투명폰 145대가 박스에 포장된 채 출고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물량이 국경절 시장에 모두 풀릴 것이었다고 생각하니 정말 아찔했다.
이 짝퉁 폰(모델명: T90)은 크리스털 투명 키패드 등 외관을 같게 모방했고, LG전자의 브랜드와 로고 이미지까지 베껴 LC로 로고를 적용했다. 물론 전문가가 보기에는 어설프기 짝이 없었다.
현장 급습과 동시에 이베이(eBay)를 통해 판매 중인 이탈리아, 호주, 영국, 홍콩, 스페인, 독일, 네덜란드 등 인터넷 판매업체들을 비롯하여 중국 인터넷 판매업체들 모두 판매 중지 조치를 위한 경고장을 발송했다.

휴대폰 생산 과정 사진

9월 30일 : 짝퉁 투명폰 단속 완료!
생산 현장 단속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이전에 찾아냈던 사이트들을 체크해보니 관련 폰들이 모두 삭제 조치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행히 추석 전에 말끔히 정리된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추석 명절을 편하게 보낼 수 있었다.

요즘에는 짝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세관이나 KOTRA에서 위조품 관련 전시회를 열며 인식 개선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혹자는 유명 브랜드는 반드시 짝퉁이 있다, LG 짝퉁 휴대폰은 LG 휴대폰이 잘나간다는 의미라며 즐겁게 여기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힘들여 개발한 우리의 기술과 디자인을 훔쳐내, 완벽하지도 않은 제품을 고객에게 속여 판매하는 것이 용납될 수는 없습니다. 짝퉁 제품이 발 붙이지 못하도록 저를 비롯한 저희 팀 전체가 더욱 빠르고 정확한 모니터링과 단속에 임할 것입니다. ^^

LG전자의 페이크 대응은 어떻게? 

LG전자는 페이크, 소위 짝퉁에 대응하기 위하여 2005년부터 본사 특허센터, 현지 법률 대리인, 현지 사설 조사기관 등으로 구성된 짝퉁 대응 조직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밖에도,
– 짝퉁 발생 주요 국가 세관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LG상표 등록 및 모방/도용 제품 구별 방법에
대한 교육 시행
– 국가별 세관에서 위조품 발견 즉시 현지 법인, LG전자 특허센터로의 핫라인 운영
– 세관 단속이 힘든 중국, 중동 지역은 연 2회 이상의 현장 단속 강화
– 중국은 중국산 위조품 외국 유통 차단을 위하여 중국지역본부에 짝퉁대응조직 추가 운영
등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또, LG전자는 올해 관세청이 주최한 ‘2009 위조상품 비교전시회’에도 참가해 위조 상품으로 말미암은 기업의 지적재산권 보호 노력을 알리고, 국민이 지적재산권 보호에 관심을 두도록 하는 홍보 활동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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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대리 사진Writer
황영호 대리
는 특허센터 특허전략그룹에서 휴대폰 관련 상표, 저작권 이슈 및 페이크 단속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해외지역의 짝퉁 LG휴대폰에 대한 단속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정품 폰을 비교하기 위해 열심히 짝퉁 폰 수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