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T TV 상품 기획자인 제가 LED LCD TV를 비롯한 첨단의 전자제품들이 즐비한 2009 KES를 참관한 이유는 단 하나. 바로 ’클래식 TV’라고 불리는 14인치의 작은 CRT TV 때문이었습니다. LG전자 부스에 눈에 익은 빨간 색의 앙증맞은 이 TV 앞에 수많은 사람이 신기한 눈으로 디카, 폰카를 꺼내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그 순간 요 녀석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 보냈던 지난 수개월의 시간이 흐뭇한 감동과 함께 주마등처럼 지나가더군요.

 

옛날 TV 관람 사진
배불뚝이 TV의 화려했던 영광이여, 다시 한번
클래식 TV는 CTV 사업부장인 박재룡 상무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는데요. 1950, 1960년대 TV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컨셉의 CRT TV를 기획해 보자는 것이었죠. 세련된 디자인,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첨단 TV 시장에서 웬 CRT TV? 하는 분도 있겠지만, 우리는 오히려 과거 TV가 사치품이던 시절, 마을 사람들을 웃기고 울렸던 배불뚝이 TV의 화려했던 영광을 기억시켜주는 ‘특별한’ TV를 한번 만들어보자고 결심했습니다. 사실 배불뚝이 TV의 대표 주자가 LG(당시에는 금성, Gold Star)였으니, 이 일을 벌일 만한 곳도 우리뿐이라고 생각했죠. ^^

옛날 TV 사진

 

우선 우리는 LCD TV와 차별화될 수 있는 CRT TV의 가장 큰 특징이 디자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옛날 TV 특유의 다이얼과 안테나, TV 다리, 그리고 흑백 화면. 이것들을 상징적으로 디자인에 반영하되 그때와 달라진 방송 환경을 반영할 수 있는 디지털 기술이 필요했습니다.

 

일명 로터리 스위치로 불리는 다이얼로 어떻게 수십 개의 채널을 쉽게 선택하게 할 것인지, TV 다리와 흑백 화면은 컬러 화면과 어떻게 분리하여 구현할 것인지, 선진국 출시를 위해서 디지털 TV는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 등등. 수많은 고민과 디자인 수정이 이루어졌습니다. 디자인의 어려움은 물론, 이를 기능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기술적 어려움, 여기에 CRT TV지만 제품 특성상 높은 가격대를 유지해야 함에 따른 영업 쪽의 어려움마저…. 십수 개월을 모든 현업 실무자들이 밤샘 노력을 할 수밖에 없었죠. 그리고 드디어! ‘클래식 TV’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모티브는 옛날, 디자인과 기능은 현대적으로 바뀐 레트로 TV
현대적인 TV 사진재(再)유행, 리바이벌을 뜻하는 ‘레트로’는 복고, 복고주의를 뜻하는 말인데요. 개발한 클래식 CRT TV의 애칭을 ‘레트로’라고 지은 데는 ‘옛날 금성 TV여 다시 한번’ 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최근 유행하는 레트로 열풍을 반영하기도 한 것이랍니다. ^^

 

클래식 TV는 언뜻 보면 브라운관 TV를 닮았지만 컬러나 재질을 비롯한 디자인 요소와 기능은 모두 현대식으로 바꾸었습니다. 저희가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다이얼은 모양만 다이얼일 뿐 게임기에 많이 적용된 ‘조그 휠’ 방식입니다. 다이얼의 오른쪽을 누르면 채널 번호가 올라가고, 왼쪽을 누르면 채널 번호가 내려가죠. 디지털 튜너도 내장해 2012년 디지털 방송이 전면 시행되어도 셋톱박스 없이 디지털 방송을 시청할 수 있습니다.

100년 가까운 길고 긴 CRT TV의 역사. 이제 그 역사의 흐름 속에 자취를 감춰야 할 때가 왔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기억 속에는 추억과 향수의 아날로그 대명사로 남아 있습니다. 지독한 산통 끝에 낳은 우리 ‘클래식 TV’가 디지털 시대에서도 살아 있는 아날로그 명품이 되기를, 화려했던 CRT TV의 영광을 다시 한번 재현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클래식 TV 파이팅!

 

TV 이미지
* 이번 출시된 ‘클래식 TV’를 시작으로 2탄, 3탄 지속적으로 소비자를 깜짝 놀라게 할 복고제품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대해주세요~^^

 

Related Posts

 


2009/07/01 – 국내 최초의 라디오를 리메이크한다면?
2009/08/19 – 그때 그 시절의 추억, 그때 그 광고를 기억하세요?
2009/10/20 – TV는 추억을 싣고, 우리 일상의 미디어를 만나다

 

 

 

 

 

 

 

 

심희석 대리 사진Writer

(guest)

심희석 대리는 2004년 8월 LG 전자 입사 후 MDP/CRT /PJTR/LCD 등 다양한 Display 제품의 상품 기획 업무를 담당하였으며 현재는 CRT TV Global Market 상품 기획 담당자로써 중국 심양에서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