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부터 더 블로그를 통해 블로거, 고객, 임직원 등 보다 다양한 분야의 애정과 기대, 바람과 질책을담아 듣기 위해 신설된 ‘The Blogger’s View’. 오늘은 그 두번째 주인공으로 ‘더 블로거(The BLOGer)‘ 1,2기로 활약하고 계시는 IT블로거 칫솔 님(http://chitsol.com)이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칼럼을 보내왔습니다.
<외부 블로거의 기고는 본 블로그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The Blogger’s View (2)  가깝지만 다른 디지털을 말한다, IT 블로거 칫솔

 LG전자 스마트폰 사업팀에 부치는 편지


지난 5월 쯤 제 블로그에서 ‘스마트폰 제조사, 전략적인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를 고민할 때‘라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수많은 스마트폰 출시되고 있는 한편으로 업그레이드 된 운영체제가 발표 역시 빨라지면서, 스마트폰 운영체제의 업그레이드를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높아지는 목소리에 제조사가 빨리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이었지요. 업그레이드를 바라는 소비자와 업그레이드를 주저하는 제조사의 타협점을 찾아 이러한 논란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제품 전략을 내놓기를 바랐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준 기업은 없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LG가 안드로-1의 프로요 2.2 업그레이드 약속을 보면서 한번 더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더군요.
안드로-1 제품 사진
지난 2월 더 블로거 간담회에서 첫 공개한 안드로-1

안드로-1은 지난 3월 국내에 처음 나왔던 쿼티 안드로이드 폰입니다. 비록 첫 출시의 의미를 가진 제품이었으나 낮은 성능과 구 버전(출시 당시 1.5)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썼다는 것이 도마에 올랐던 제품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출시 당시 안드로이드 버전 1.6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을 미리 공표했지만, 차기 운영체제에 대한 업그레이드에 대해 제조사였던 LG는 여러차례 부정적인 의견을 비친 바 있었습니다.

하지만 돌연 LG는 지난 주 안드로-1의 운영체제를 에클레어(2.1) 대신 프로요(2.2)로 올 연말까지 업그레이드할 것(2010/08/19 – 안드로-1 OS 업그레이드 계획을 알려드립니다.)이라고 LG전자 기업 블로그인 더 블로그를 통해 발표했습니다. 업그레이드에 대한 종전의 부정적인 입장에 적극 지원으로 돌아선 것이지요. 시기적인 문제로 인해 안드로이드 2.1 대신 일부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지만 곧바로 2.2로 업그레이드를 할 것이라고 확실히 못을 박았습니다.
LG의 이번 발표에 대한 반응은 정말 뜨겁습니다. 72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린 가운데 옵티머스Q 업그레이드에 대한 이야기가 빠진 점에 대한 불만들을 제외하면, 대체로 이번 결정을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안드로-1의 안드로이드 1.6 업그레이드 이후 새로운 기능을 가진 운영체제 업그레이드에 대해 자포자기했을 안드로-1 사용자들에게 이번 결정은, 비록 업그레이드된 운영체제의 모든 기능을 다 쓸 수 없다하더라도 아쉬움을 넘어 최신 운영체제의 기능을 좀더 맛볼 수 있게 된 점에서 기쁨을 감추기 힘들 것입니다. 덕분에 안드로-1 사용자들은 업그레이드가 진행될 연말을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게 되었고, 댓글을 통해 기뻐하는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을 보면서 이번 결정을 내린 LG도 모처럼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안드로-1 제품 사진
다만 이번 깜짝 발표가 안드로-1을 쓰고 있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이야기일 수 있지만, LG의 대응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LG가 출시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업그레이드 전략의 서막을 열 수 있는 의미있는 발표가 될 수도 있었지만, 단지 하나의 LG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일시적인 약속에 그친 탓입니다.
이는 어쩔 수 없는 제조사의 현실적 문제도 있습니다.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비용 문제를 포함해 제조사 입장에서는 출시된 단말기가 향후 발표되는 새로운 운영체제를 얹을 수 있는지 없는지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미리 업그레이드 약속을 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때문에 업그레이드의 가능성을 판단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것이지요.
분명 확실한 업그레이드 약속을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기업은 말을 한 이상 지켜야만 하니까요. 하지만 업그레이드가 불투명한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소비자들에게는 곤욕입니다. 매번 새로운 스마트폰 운영체제 소식이 나올 때마다 나중에 내 스마트폰에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을지 안 될지를 고민하고, 반드시 해야 하는 사용자와 가능 여부를 기다려야 한다는 제조사가 줄다리기를 반복하는 풍경 안에는 마음의 불편을 겪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점을 아직 LG를 비롯한 많은 제조사는 여전히 모르고 있지 않나 싶더군요. 때문에 LG가 전향적인 업그레이드 전략을 공표한 뒤 안드로-1의 업그레이드를 발표했다면 더 의미가 컸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안드로-1 업그레이드 발표에서 가장 의미있고 중요한 포인트를 한 가지를 짚은 것 같습니다. ‘모든 기능을 다 쓸 수 없지만, 업그레이드 한다’는 것이죠. 하드웨어나 그밖의 문제와 부딪쳐 부분적으로 특정 기능을 쓰지 못하더라도 구 모델의 운영체제를 업그레이드해 새로운 운영체제를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점일 겁니다. 물론 이 업그레이드 전략에는 향후 발표될 운영체제 환경을 예측하고 가장 영향을 미치는 하드웨어(운영체제를 실어야 하는 영역)를 강화해야만 하지만, 그보다 앞서 스마트폰에서 중요도가 높아지는 운영체제 업그레이드에 대한 제조사의 의지를 전하는 것에 무게감을 두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옵티머스Q와 옵티머스Z 제품 사진
최근 LG전자에서 내놓은 옵티머스Q와 옵티머스Z
앞서 출시된 모든 단말기가 이후에 나온 단말기보다 뛰어나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쓰고 있는 단말기가 꾸준하게 관리 받고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 아니지요. LG가 안드로1-을 계기로 소비자들의 이러한 마음을 이해하는 더 발전한 업그레이드 전략을 공표한다면, 더 많은 이들이 LG의 스마트폰을 믿고 살 수 있게 될 듯 싶습니다. 안드로-1만의 업그레이드로 기뻐할 것이 아니라 이제 모든 LG 스마트폰을 쓰는 이들이 기뻐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 전략을 내놓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