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G전자의 터치 휴대폰 중 대부분에 탑재된 헬로우 UI(Hello UI). 휴대폰에서 가장 비싼 땅인 대기화면(IDLE)을 차지하고 있고, 또 광고에 항상 등장하기 때문에 아마 많은 분이 본 기억이 날 것이다. 이번 포스팅에선 나와 같은 UI 기획자, 개발자에게서만 일어날 법한 헬로우 UI에 얽힌 두 가지 이야기를 들려 드리도록 하겠다.


이야기 하나. 헬로우 UI로 받아낸 결혼 승낙


사진1
회사 생활을 하면서 어려운 일 중 하나는 나의 일을 타인에게 이해시키는 일이다. 그 타인 중에서 부모만큼 어려운 사람이 또 있을까?


“지난번에 들었는데, 네가 LG에서 하는 일이 정확히 뭐라고?”
이번이 열두 번째 질문, 물론 나는 열두 번째 같은 대답을 해야 한다.
“Flash UI라는 것을 기획, 개발하는데요, UI라는 것은 ~~~이고 Flash라는 것은 ~~~예요.”
11번째보다 더 크게 또박또박 말을 이어 나가지만, 여전히 아무런 리액션이 없는 부모님.

더 쉽게 설명하기 위해, 호주머니 속에 있는 폰을 꺼내어,
“이런 거 만들어요. 여기에 요거, 막 펼쳐지고, 요건 또 돌아가죠? 그거~ 그거~ 이런 거”
라고 말씀을 드리지만, 우리 부모님, 머리를 긁적이시며,
“그래. 무조건 회사에 충실해야 한다.” 라는 교과서적인 조언을 남겨주신다.


이와 유사한 시추에이션, 아니 사실 이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절체절명의 순간! 즉, 예비 장인어른께 내 일을 설명해 드려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어떻게 설명해야 이해가 쉬우실까, 플래시는 들어보신 적이 있을까? 깊은 고민의 수렁 속에 빠지고 말았다. 프리젠테이션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데모라도 준비할까, 내가 하는 일은 왜 한글로만 말하기에는 어려운 것인가 등등 이런저런 생각으로 흰 머리가 열댓 개쯤 생성될 무렵이었다.
 
당시 여자친구(지금의 내 와이프)가 말하기를,
헬로우 UI 캡쳐
“오빠! 헬로우 UI! 요거 딱 보여 드리면 되겠네~”헬로우 UI 이미지
지혜로운 사람은 어디서든 성공한다고, 그렇다! 단박에 이거구나! 싶었다.
 
“아버님, 이 화면에서 자주 연락하는 사람의 사진을 꾹 누르면, 전화/문자 메시지를 쉽고, 빠르게 보낼 수 있어요. 사용하기 쉬우시죠? 이렇게 사용자에게 좋은 사용 경험을 줄 수 있는 일을 기획하고, 플래시라는 툴을 이용하여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때 너무 예쁜 내 여자친구의 추임새!
“아빠, 오빠가 헬로우 UI 잘 만들었다고 회사에서 ‘마에스트로’라는 상도 받았어요.”

순간 100퍼센트, 아니 200퍼센트 이해 되신다는 아버님의 환한 미소와 함께, “오. 채 서방. 훌륭하구먼! 미래의 MC연구소장
할만 하네!” 라는 과분한 칭찬이 내 귓속으로.
아니 그보다, 채 서방?!!!! 그렇다면 나??!!! 성공한 거야? 야호!

“아~ 아~ 아닙니다.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겸손하게 대답하는 사이 안도의 미소가 절로 퍼져 나갔다. 이 순간만큼 나 자신이 자랑스럽고 뿌듯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헬로우 UI! 넌 내겐 정말 인생의 로또나 다름없다.


이야기 두울. 펼쳐서 살린 헬로우 UI


헬로우 UI는 본래 드래그가 기본 컨셉으로 드래그로만 전화/메시지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실제 폰에 넣고 테스트를 진행하자 드래그가 예상보다 많이 느리게 나타났다.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부분을 집중해서 노력했는데도, 연관된 부분이 많아 쉽지 않았다. 사용자 테스트에서도 70퍼센트 이상이 드래그 사용을 불편해 했다.

헬로우 UI 제품 사진
출시가 한 달 남짓 남은 상황, 결단이 필요했다. 물론 본래의 콘셉트를 변경하는 것이 당시 상황으로 쉬운 일도 아니었다. 개선 포인트를 찾기 위한 아이디어 발굴 끝에, 펼쳐지는 기능을 넣어보기로 했다. 재빨리 프토로타입을 개발해서 사람들의 반응을 보았더니 만족도가 90퍼센트 이상으로 높아졌고, 최종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휴~ 안도의 한숨.

펼쳐지는 기능이 도입되면서 사진을 등록하는 것도 쉬워졌다. 사진 등록을 위해 여섯 번 터치해야 했던 것이 단 두 번으로 개선되었다. 사진이 등록되지 않은 경우는 펼쳐졌을 때 중앙의 아이콘을 터치하면 바로 사진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터치웹폰이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헬로우 UI로 가족들의 사진을 등록하고 사용하는 40중반의 남성을 보게 되었다. “사진 등록하는 게 어렵지 않으세요?”라고 넌지시 물어보았다. “생각보다 훨씬 쉽고 재밌다.”라는 답변을 듣자, 마치 수확의 기쁨을 맛보는 농부처럼 흐뭇한 미소가 절로 솟았다.


Writer(guest)

채재영 선임
은 MC 연구소 UI 개발실에서 플래시 UI 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헬로우 UI 덕분에 지금은 신혼의 단꿈에 젖어 있는 새신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