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CTO 기술전략팀에서 소프트웨어와 글로벌 R&D 전략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유철 과장(김k)입니다. 오늘은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3D TV 논쟁에 관해 더 블로그 독자 여러분에게 기술적 관점에서 담담하게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사실 신문, 방송 같은 대중 매체의 기사를 보면 어려운 기술을 쉽게 표현하려다 보니 오해가 많고, 또 각 사가 발표하는 자료는 자신의 단점은 감추고 남의 단점을 들춰내기 급급하다보니 기술 부서에 근무하는 저로서는 답답함을 금할 수가 없더군요. 오히려 블로거들이 쓰는 포스팅이 더 쉽게 이해가 되는 상황인지라, 더 블로그의 운영 방향과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저 역시 최대한 객관적으로 설명해보겠습니다.

우선, 오늘은 그 첫번째 시간으로 3D TV의 중요한 선택 기준이나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치는 안경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3D TV 기술 논쟁 되짚어 보기 – ① 안경 편

말이 필요없다 직접 보라

 

[사전 용어 정리]
일단 용어 정리부터 하겠습니다. 지난해 제가 더블로그를 통해 <2010/04/07 – 3D TV의 생생한 영상, 안경에 달렸다>는 포스팅에서는 3D 안경을 크게 편광 안경과 셔터 안경으로 풀어서 설명해드렸는데요.

편광안경 = Polarization 3D = Passive 방식이고,
셔터안경 = Alternate-frame sequencing = Active 방식입니다.

FPR 3D TV는 패널에서 3D를 구현하기 때문에 편광 안경(이른바 패시브 안경)을 사용하고, SG 3D TV는 안경이 3D 구현을 주도하기 때문에 셔터 안경(이른바 액티브 안경)을 사용합니다.

액티브(Active) 방식은 그 안경의 특성상 SG(Shuttered Glasses) 방식으로도 불립니다. 이번에 LG전자가 선보인 FPR(Film Patterned Retarder, 필름타입 편광안경) 신기술이 적용된 안경은 패시브(Passive) 방식 중 보다 발전된 기술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편의상 SG 방식과 FPR 방식으로 비교하겠습니다. 간혹 과거의 패시브 방식과 FPR 방식을 비교해야 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는 PGR(Polarized Glasses Retarder)와 FPR(Film Patterned Retarder) 방식으로 구분하겠습니다.

3D 안경 사진


무겁거나, 가격이 비싸거나 또는 스타일리시하거나

SG 방식의 안경은 두 장의 편광판 사이에 액정을 넣고 전기적 신호를 주면서 셔터를 구현하는 방식인데요. 배터리, 충전 모듈, 회로 등이 들어가야 하므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집니다. 무게도 줄이는 데 한계가 있고요.

FPR 방식의 안경은 편광판 하나만 붙이면 되니까, 선글라스와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선글라스는 기본 안경에 자외선 차단 필름을 붙이는 것인데, 소재나 디자인에 따라 무게나 가격이 천차만별이죠. FPR 방식도 유사하다고 보면 됩니다. FPR 방식을 따를 경우, 명품 안경 회사와 제휴하여 선글라스로도 활용 가능한 3D 안경도 기대해볼 만합니다.

 

3D 안경 하나로 모든 LG 3D 제품의 입체 영상을 즐기세요

한 개의 안경으로 얼마나 다양한 제품을 3D로 즐길 수 있는가

이번 3D TV 논쟁의 주요 이슈 중 하나는 이 안경이 다른 제품에도 사용될 수 있느냐인데요. FPR 방식의 안경은 편광 각도 및 밝기에 있어 TV와 안경 간의 표준이 필요합니다. LG전자의 FPR 3D 제품인 TV, 프로젝터, 모니터, 노트북 등은 하나의 안경으로 볼 수 있습니다. FPR 방식에 적용하는 FPR 필름(LG디스플레이에서 제작)은 세계 극장용 3D 입체영상 시스템 1위 업체인 리얼D와 2위 업체인 마스터이미지에도 납품되는데요. 이는 3D 극장에서도 이 안경으로 그냥 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극장마다 방식의 차이는 있음.) 실제로 현존하는 거의 대부분 TV, 프로젝터 등에서 동일한 안경으로 시청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SG 방식의 안경 역시, TV와 안경 사이의 인터페이스 표준이 필요합니다. 현재는 제조사별로 TV와 안경 간의 왼쪽/오른쪽 순서, 타이밍, 깜박거리는 간격 등이 다르고, 적외선 통신에서 거실의 형광등 불빛이나 다른 3D 제품과의 간섭으로 노이즈가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CEA(북미가전연합)에서는 이를 표준화하려는 움직임이 있고, 그 표준화에 따라 수년 후에 나오는 제품들은 안경을 공유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눈이 편안한 3D를 보게 되리라누워서 볼 것이냐, 앉아서 볼 것이냐
3D 안경 끼고 누워서 볼 수 있다, 없다에 대한 이야기도 있는데요. 두 가지 관점에서 보아야 합니다.

1) SG 방식은 고개를 기울이면 화면이 어두워진다?
앞서 무게와 가격을 설명할 때와 마찬가지로 SG 방식이건, FPR 방식이건 안경에 모두 편광판이 들어갑니다. 현재 국내 경쟁사의 SG 방식 안경은 선편광을 사용해 고개를 기울이면 편광 각도가 틀어져 화면이 점점 어두워지다가 결국 까맣게 되어 화면이 보이지 않게 되는데요. FPR 방식은 원편광을 사용해서 고개를 기울여도 어두운 현상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일본 경쟁사의 경우 SG 방식의 안경에 선편광을 원편광으로 바꾸어주는 필름을 덧대어 고개를 기울여도 어두워지지 않는 제품을 전시회에 선보였습니다. 결국 필름 추가에 따른 비용의 이슈일 뿐 SG, FPR 방식의 차이는 아닙니다.

2) 원편광을 쓰면 옆으로 누워서도 3D TV가 잘 보일까?
원래 3D 영상은 좌/우를 기준으로 만들어 집니다. 왼쪽 눈에는 좌측에서 보는 영상이, 오른쪽 눈에는 우측에서 보는 영상이 들어오게 되어 있습니다. 오른쪽으로 누웠다면 실제로는 왼쪽 눈에는 위에서 보이는 것이, 오른쪽 눈에는 아래에서 보이는 것이 들어와야 하는데, 3D TV는 눕더라도 왼쪽 눈에는 왼쪽에서 보는 영상이, 오른쪽 눈에는 우측에서 보는 영상이 들어오게 됩니다.

이 경우에도 3D로 인식은 합니다. 사람의 뇌가 그렇게 모자라진 않거든요. 하지만 아무래도 수평 상태로 보는 것보다는 3D 효과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뭐 조만간 이런 점도 극복할 기술이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무안경 3D도 연구하고 있는데, 고개를 기울이는 것에 대한 대안도 곧 나오겠죠.

 

좌안 영상과 영상의 화면 겹침 정도를 보여주는 사진


크로스토크(Crosstalk)가 적을수록 어지러움 발생 가능성이 작아진다
크로스토크란, 좌우 영상이 실제 가야 할 눈으로 안가고 반대로 가는 경우의 비율을 말합니다. 크로스토크가 적을 수록(그 퍼센트가 낮을수록) 어지러움 발생 가능성이 작아지고, 우수한 3D 디스플레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FPR 방식의 경우, 이론적으로는 크로스토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습니다. 각각의 픽셀이 들어가야 하는 눈이 정해져 있으니까요. 다만 필름의 균등 여부, 회로 처리 등에서 미세하게 발생하는데, 실측 수치로는 0.6%, 주장하는 수치로는 0.0001% 정도입니다.

 SG 방식은 크로스토크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어떤 제품은 크로스토크가 10%가 넘는 예도 있었지만, 근래에 나온 제품들은 실측 수치로는 2.6%, 주장하는 수치로는 1% 정도로 줄어 들었습니다. 다만, SG 방식의 구동 원리상 발생하는 크로스토크를 어디까지 줄일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FPR 3D, SG 3D 이미지

3D TV 시청 시 두통이나 피로감을 유발하는 플리커(Flicker)

플리커는 깜박임을 말하는데요. 3D TV 시청 시 두통이나 눈의 피로를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입니다. 한 10~20년 전쯤의 형광등을 생각하면 됩니다. 60Hz 교류 전원이 공급되는 형광등은 1초에 120번 정도 깜빡입니다. 이러한 깜박임이 눈을 피로하게 만들죠.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인버터 스탠드입니다. 인버터 스탠드의 원리는 안정기라는 부품을 달아, 형광등의 깜박임을 초당 수만 번까지 증가시킨 겁니다. 그래서 눈의 피로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데요.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형광등이 이 안정기를 내장하고 있습니다.

CRT 방식의 TV도 초당 60번을 깜박이는 플리커가 있고, 현재 나오는 LCD TV는 초당 120번, 240번, 480번까지 깜박여서 플리커 현상을 많이 줄여 주었습니다. PDP TV는 초당 600번 이상 깜빡이는 방식이라 눈에 가장 편안하고 좋습니다.

FPR 방식은 LCD, PDP TV에서 2D를 시청할 때와 다르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LCD TV가 240 Hz정도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플리커 현상이 극도로 작은 것입니다.(환경안전 인증기관인 TUV의 플리커 지수 측정법을 정확히 모르는데, 수치는 대략 0.001이 나왔습니다. 이 수치가 1보다 작아야 플리커 프리 인증을 받습니다.)

3D 안경 사진

SG 방식은 같은 240Hz TV의 경우, 각 눈에 1초당 60장의 이미지가 보여집니다. 크로스 토크를 줄이기 위하여, 안경이 열린 이후에도 블랙 영상을 보여주는데, 이 때문에 240의 절반인 120이 아니라, 60번으로 보이는 거죠. 이 경우 플리커 현상이 심해지게 됩니다. (TUV의 플리커 지수가 대략 3정도로 나옵니다.)

3D TV 광고 사진

일단 오늘은 안경으로 보는 3D TV의 기술적인 차이와 소비자들이 느끼는 차이를 설명했는데요. 설명이 다소 어렵지는 않았는지 걱정이 되네요. 다음에는 화질을 기준으로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곧 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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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철 과장 사진

 

김유철 과장(김k)은 CTO 기술전략팀에서 소프트웨어와 글로벌 R&D 전략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밖에 전시회, 강연, 리크루팅 등을 통한 기술 홍보(Technology Promotion)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앞으로 새로운 기술이 어떻게 우리 생활에 영향을 끼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게임, 맛집, 만화에 관심이 많으며, 보다 편리하게 보다 많은 정보를 공유하는 세상이 오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