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초경량 노트북 ‘LG 그램’이 연이어 ‘사고(?)’를 치고 있습니다.

바로 미국에서 가장 인정받는 소비자매거진이 최근 실시한 성능 평가에서 글로벌 노트북 제조사들의 대표 모델들을 제치고 성능평가 결과 84점으로 1위를 차지한 것입니다. 이 매거진은 기업 광고, 스폰서를 받지 않아 객관적인 평가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죠. ‘LG 그램’이 이 매체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총 115개 노트북 중 당당히 1위를 차지했습니다.

l 소비자 매거진 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은 2018년형 ‘LG 그램’(모델명:15Z980)

‘LG 그램’은 모든 성능평가 항목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휴대성과 범용성은 최고 등급인 ‘excellent’ 평가를 받았습니다. 성능, 디스플레이, 인체공학 항목에서는 두 번째로 좋은 등급인 ‘very good’ 평가를 받았습니다. 계속해서 고객들이 원하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제품을 만들어온 마케팅, 상품기획, 개발부서 분들에게 큰 선물이 될 것 같네요.

밀리언셀러가 된 그램(gram)

올해 초에는 ‘LG 그램’이 국내에서 누적 판매 100만대를 돌파했죠. 2014년 첫 출시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LG전자는 이를 기념하는 밀리언셀러 에디션도 출시했습니다.

500대 한정판으로, ‘케이스’부터 ‘키보드 자판’까지 온통 검은색으로 뒤덮은 디자인이 매우 고급집니다. 밀리언셀러 에디션을 위해 마우스까지 새롭게 제작했습니다. 납작하고 새까만 조약돌을 닮은 모양을 하고 있는데, 상당히 팬시합니다. 촉감도 보들보들해서 계속 문지르고 싶네요.

그램(gram), 밀리언셀러가 되기까지

‘LG 그램’이 이렇게 많은 이정표를 세우고 나니 그 진화 과정을 모두 지켜본 저로서는 매우 감개무량합니다.

2014년 ‘LG 그램’을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이 되살아납니다. 제품을 집어 들었는데 마치 속이 비어있는 디자인 목업 제품(개발 과정에서 디자인을 검토하기 위해 껍데기만 만들어 놓은 제품) 같았어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이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연구원들은 분해할 수 있는 모든 부품을 전부 분해해놓고 무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끝장 토론을 했었다는군요.

메인보드 판에 올라가는 칩의 위치를 재배열해서 보드판 크기 자체를 줄이고, 배터리와 보드를 연결하는 전선 몇 밀리미터를 줄이기 위해 구조를 바꾸기도 했어요. 스피커 무게 5g을 줄이려고 금형을 새로 파기도 했고요. 십시일반 하듯 모든 부분에서 조금씩 조금씩 무게를 줄여 불가능하리라 여겨진 1kg의 벽을 깬 거죠.

이후 출시된 제품 개발은 더욱 어려웠습니다. 14인치, 15.6인치 제품도 1kg 이하로 만드는 목표였죠. 연구원들은 죽어라 다이어트를 해서 체지방이 ‘0’인 상태인데, “살 좀 빼라”는 소리를 들은 기분이었을 겁니다.

화면이 13인치에서 14인치, 15.6인치로 커지면 제품도 부피도 커지고 무게도 그만큼 늘어나기 마련인데 말이죠. 키가 170cm에서 180cm로, 190cm로 자랐는데, 체중은 그대로인 것과 같달까요.

그래서 생각해낸 묘안이 제품 전체 크기를 늘리는 대신 화면을 둘러싼 테두리(베젤)을 깎아내는 것이었습니다. 부피를 키우지 않으면서 화면은 키울 수 있었던 거죠. 덕분에 ‘기네스협회’가 인정한 가장 가벼운 노트북 타이틀도 두 개나 받았습니다.

l 2017년형 ‘LG 그램 14′ 월드 기네스북 인증서 수여식에 참석한 걸그룹 ‘마마무’

‘그램’의 꾸준한 인기 비결

사실 무게를 줄이기 가장 쉬운 방법은 꼭 필요하지 않은 부품을 덜어내는 것입니다. 소위 편의 기능을 제거하면 쉽습니다. 예를 들어 USB 단자를 하나 빼고, 배터리 용량을 줄이고, HDMI 단자도 빼고 이것저것 빼면 감량은 쉽습니다.

하지만 ‘LG 그램’이 ‘노트북 갑(甲)’으로 자리 잡을 수 있던 것은 이런 덜어내기를 하지 않아서입니다. 실제 노트북을 사용하는 사람 입장에서 불편하지 않게 편의 기능들은 오히려 추가하면서도 무게를 유지했습니다.

l 2016년 ‘그램 15’의 내부 부품을 똑같이 재현한 ‘페이퍼 그램’. 당시 예상과 달리 ‘그램 15’가 더 가벼웠습니다.

2017년에 출시한 ‘LG 그램’은 화룡점정이었습니다. 배터리 용량을 대폭 늘려서 24시간 동안 충전기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괴물이 되어 탄생했습니다.

사실 이때만 해도 소비자들은 배터리 용량에 대한 불만이 크지 않았습니다. 노트북은 ‘당연히’ 충전기를 들고 다녀야 하는 제품으로 여겨졌기 때문이죠.

노트북 사용자들은 커피숍에서 노트북을 이용하려면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바닥을 눈으로 훑고 다니며 콘센트가 있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전쟁을 치러야 했습니다. 당연히 200~300g 무게 충전기를 들고 다녀야 했죠.

이 제품은 35만 대가 팔려나가면서 그야말로 ‘히트’를 쳤습니다. 첫 ‘그램’이 12만 5천 대 판매됐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3배 수준이죠. 온종일 노트북을 사용해도 충전기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는 해방감은 대단한 결과를 끌어냈습니다.

‘LG 그램’의 끝없는 진화

이제 할 만큼 다 한 것 같은데 ‘LG 그램’은 올해 또 다시 진화를 거듭했습니다. 무게, 사용시간을 넘어 사용 기간까지 고려한 사용성이 특징입니다. 보통 초경량 노트북은 얇고 가볍게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안에 들어가는 SSD나 RAM 등을 추가할 수 있는 슬롯이 없었습니다. 2018년형 ‘LG 그램’이 나오기 전까지는 말이죠.

노트북을 1~2년 사용하다 보면 ‘저장공간이 부족하다’는 청천벽력 같은 메시지를 마주하게 됩니다. 고심끝에 자주 쓰지 않는 파일도 지워보고 추억이 가득 담긴 사진도 지워보고 여러가지 궁리를 해봅니다. 하지만 노력에도 불구하고, 카드 결제금액을 안내하는 문자만큼이나 금새 공간이 부족하다는 팝업창을 다시 보게 되죠.

2018년형 ‘LG 그램’을 사용하다 용량이 부족하면 SSD를 구매해서 하나 더 설치하면 됩니다. 업그레이드가 가능해진 것이죠. 꼭 필요한 부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처럼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LG 그램’이 앞으로도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서 세계 노트북시장에서 더 많은 사고를 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