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mobile)이라는 말은 최첨단 IT(정보기술)를 뜻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편리하면서 똑똑하고 한편으로는 뭔가 낯설고 신비롭다는 뜻도 녹아들어 있다. 이것을 ‘스마트’라는 말로 바꿔서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모바일에 대한 이런 일반적인 정의는 최근의 변화를 담아내기에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인지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분야 최대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2’는 그래서 ‘모바일을 재정의’하겠다고 나섰다. 기존 모바일의 정의에서 빠진 부분이 무엇일까. 모바일을 재정의하면 그건 어떤 뜻이 될까?

고정 관념의 변화 

모바일을 재정의한다는 말에는 통신업계, 휴대폰 제조업계, 반도체 및 장비업계의 고민이 함축돼 있다. 스마트폰이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모바일 환경이 자체적으로 진화하면서 ‘소비자들이 더 풍성한 경험을 원한다’는 것이 그 고민의 시발점이다. 이런 고민을 가능하게 한 것은 모바일 혁명을 촉발할 만한 여건이 성숙해졌다는 점이다. 네트워크 속도가 달라지고 있고 모바일 서비스의 분야가 확대되고 있으며 이것이 기존 모바일에 대한 고정 관념을 변화시키고 있다.

풀 제이콥스 퀄컴 회장과 이상철 부회장 사진
MWC 2012 퀄컴 부스에서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가운데)과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오른쪽)이 VoLTE를 시연하고 있다.
양사는 이날 VoLTE 한국 서비스에 있어서 협력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네트워크의 변화가 가져온 서비스의 변화 

이 중 네트워크의 변화는 4G(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이 이끌고 있다. 노트북으로 와이파이에 접속하거나 랜을 연결해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하기도 어려운 곳이 유럽이지만 4G LTE만큼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한국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3G 망보다 5배 정도 빠른 게 LTE다. 핵심은 이게 다다. 그런데 이 차이가 차원이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고화질 동영상을 재생해보거나 네트워크 게임을 할 수도 있다. 음성을 데이터처럼 패킷으로 처리해 보내기도 한다. 동일 주파수 대역에서 훨씬 더 넓게 (주파수 대역을 묶어서) 서비스를 할 수 있다.

모바일 서비스 영역의 확대

모바일 서비스의 분야도 확대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모바일을 체험하는 것은 스마트폰, 그리고 고작해야 태블릿PC 정도였다. 하지만 사실 모바일이라는 것은 우리가 움직이는 모든 것을 포함하는 게 맞다. 운전 중에 스마트폰을 동작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면 운전 중에는 모바일 서비스가 중단돼야 하나? 그렇지 않다는 게 새롭게 정의되고 있는 모바일의 실체다. 운전 중에 최적화된 새로운 모바일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하는 것. 그것이 모바일의 재정의고 중단되지 않고 이어져야 할 스마트 라이프다.

모바일을 사용하는 사진

MWC 2012에서는 자동차 회사인 포드가 부스를 차리고 자동차를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모바일이 전통적인 IT 영역을 벗어나 확산하고 있음을 상징한다.

출발점은 다르지만 각자의 영역에서 스마트함을 완성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모바일혁명이었다면, 앞으로 모바일혁명은 자유롭고 더 인간의 본성에 충실하며, 무엇보다 감성에 접근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루어진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음성통화는 스마트&모바일 라이프와 가장 거리가 먼 분야다. 우선 음성통화를 하는 순간 모든 스마트한 생활이 정지된다. 위치를 찾을 수도 없고 촬영도 할 수 없다. 채팅도 중단된다. 이 골치가 아픈 음성을 어떻게 해야 할까. 음성통화라는 가장 오래된 커뮤니케이션 때문에 스마트한 모바일 생활이 중단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이것이 모바일 재정의의 또 다른 측면이다.

 IT를 넘어선 모바일

결론적으로 이번 MWC 2012를 통해 보인 모바일은 이렇게 재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바일은 자동차, 금융 등 비 IT 영역의 침입 덕분에 더는 IT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 이는 거꾸로 IT에만 국한될 필요가 없다는 뜻도 된다. 음성통화와 영상통화를 자유롭게 전환하거나 통화 중에 파일을 보내고 동영상을 공유하는 등 제약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 즉 모바일이 자유를 향해 진화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마지막으로 이것을 구현하기 위한 단말기에서도 고정관념이 탈피되고 있다. 기존 스마트폰의 화면 비율을 깨는 옵티머스 뷰의 출시나 태블릿PC에 필기감을 극대화하는 갤럭시노트 10.1 등의 등장은 단말기의 제약도 모바일에서 벗어날 것이란 예측을 가능케 한다.

즉 기존 모바일의 정의는 지나치게 IT에 편중돼 있었다. 스마트하다는 것은 좋은 의미로 들리지만, 너무 똑똑하고 세련되다는 이미지가 있다. 이제 모바일은 이런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는 과제를 MWC 2012에서 보여준 게 아닐까. 기술 일변도의 발전에서 벗어나 인간의 본질적인 욕구에 근접하면서 보다 자유롭고 더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더해가는 것, 스마트함을 초월하는 것. 모바일은 이렇게 달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