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기술로만 TV의 특징을 소개하는 알쏭달쏭 TV사전 시리즈!

지난 시간엔 최근 핫한 8K TV를 살펴봤습니다. 해상도를 결정하는 요소로 화소(Pixel) 수도 중요하지만 화질선명도(CM; Contrast Modulation)이 큰 영향을 준다는 걸 알 수 있었죠. 그만큼 향후 8K 콘텐츠가 보편화 됐을 때 ‘8K TV인데도 4K TV보다 좋은지 모르겠다’는 후회를 안 하려면 지금 어떤 8K TV를 선택하냐가 중요한데요. 화질선명도가 TV 선택 기준으로 중요한 이유를 보다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별이 다섯 개, 화질선명도가 중요해

8K TV를 초고화질이라고 부르는 건 해상도가 그만큼 높기 때문입니다. 화소 수만 하더라도 약 3,300만(가로 7,680 X 세로 4,320 = 33,177,600)개로 4K UHD TV에 비해 4배나 많죠. 정리하면 동일한 75인치 화면 크기라도 4K, 8K 해상도에 따라 급이 다르다는 얘기! 당연히 8K 화질이 더 좋겠죠?

문제는 3,300만개의 화소를 갖춘 8K TV라도 제조사마다 똑같은 화질이 아니라는 겁니다. 화소 수가 같아도 선명도에 따라 차이가 나는 건데요. 지난 시간, ICDM(International Committee for Display Metrology,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이 제시하는 ‘해상도 충족 기준’을 알아보며 화질선명도 수치가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8K TV인데도 화질선명도가 달랐죠. 이유가 뭘까요?

앞서 화질선명도의 개념을 공식을 통해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이번엔 화질선명도를 측정하는 원리를 조금 더 쉽게 이해해볼게요.


화질선명도의 차이는 패널의 차이

샤프심을 예로 들어볼까요? 샤프심은 패널, 글씨는 화질로 보고요. 진함의 정도인 9H~9B는 화질선명도 수치라고 대입해보겠습니다. H심 이하로 글씨를 쓰면 흐릿해서 잘 안보일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럴 경우 이미 적은 글씨 위에 다시 써서 진하게 하거나 덧칠해서 굵게 만드는데요. 9H를 사용한다면? 한없이 덧칠해야 잘 보일 거예요. 쉽게 같은 굵기라면 9B(높은 화질선명도 수치를 구현하는 패널)가 잘 보이는 원리입니다.

TV화면에 가로로 쭉 놓여진 촘촘한 화소마다 각각 하나씩 아래로 뻗어가는 세로 줄을 그어볼게요. 그리고 각각의 세로 줄마다 가장 어두운 검은색과 가장 밝은 흰색을 번갈아 배치해 보겠습니다.

그 다음 가로 화소 하나당 세로로 그어진 한 줄씩 화질선명도를 측정합니다. 화질 선명도가 ICDM의 8K 해상도 충족 기준 값인 50%를 넘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두 줄씩 묶어 굵은 흑백 줄을 만들어 값을 측정합니다.

검은색 줄과 흰색 줄을 한 줄씩 단계적으로 굵게 만들어가며, 어느 지점에서 화질선명도가 50%를 넘는지 측정하는 것입니다.

한 줄씩 봤을 때 흑백차이로 인한 화질선명도가 50%를 못 넘으면, 두 줄씩 묶을 경우는 50%가 넘는지…두 줄도 안 된다면 이번엔 세 줄씩…이렇게 계속 묶어보는 거죠.

간단하게 가로 화소 8개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흑-백-흑-백-흑-백-흑-백’에서 화질선명도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한 경우, ‘흑흑-백백-흑흑-백백’으로 검은색과 흰색 줄의 굵기를 늘리는 거에요.

TV화면을 <흑-백-흑-백-흑-백-흑-백>으로 표현했을 때

동일한 TV화면을 <흑흑-백백-흑흑-백백>으로 표현했을 때

이 원리를 8K TV에 대입해 보겠습니다. 가로의 화소 수가 7,680개인 8K TV의 경우, 하나의 화소마다 흑/백을 번갈아 입력하면 검은색과 흰색의 세로줄이 각각 3,840개가 됩니다.

이렇게 측정했을 때 화질선명도가 50%를 못 넘으면 같은 색을 두 줄씩 하나로 묶어 굵은 줄로 만들어 다시 테스트를 해봅니다. 이때는 검은색과 흰색 줄이 각각 1,920개로 총 줄의 숫자는 3,840개가 됩니다.

여기서 잠깐! 가로줄의 총 개수가 3,840개면 4K TV가 가지고 있는 가로 화소 수의 정의와 같게 되는데요.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두 줄씩 묶어서 흑/백을 비교해봐야지만 화질선명도 50%에 겨우 이르는 8K TV는, 그 자체로도 이미 8K 표준에 미달하는 것이고, 4K TV와 거의 동일한 수준이라는 의미입니다. 즉 화질이 선명해지려면, 똑같은 색상을 표현하는 화소를 여러 줄을 나란히 덧대어 놓아야 한다는 겁니다. 4K TV보다 화소 수가 두 배 더 많아 세밀하고 선명한 표현이 가능하다는 8K TV의 장점이 무색해지는 부분입니다.

앞서 화질선명도는 디스플레이의 화소가 얼마나 뚜렷하게 영상을 구현하는지를 나타내는 값으로, 화질선명도가 높을수록 화면에 비치는 사물의 형상이 뭉개지지 않고 또렷하게 보인다고 말씀드렸었죠.

l 이미지 출처: OLED SPACE(https://kr.oledspace.com)

그렇다면 화소 수 기준을 충족하는 동시에 물론 화질선명도 역시 ICDM의 기준을 훌쩍 웃도는 LG전자의 8K TV는요?!! 가늘고 섬세하게 그려지지만, 다시 한 번 덧대어 쓰지 않아도 아주 또렷하게 글씨가 써지는 질 좋은 샤프심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8K TV
에 얼룩덜룩한 모기장이?

8K TV를 가까이에서 볼 경우, 특정 화면에서는 모기장 같은 격자무늬가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런 현상은 한 번 눈에 띄면 계속 거슬려서 TV보기가 불편하죠. 이는 4개의 화소를 하나의 화소처럼 덩어리째로 구동하는 알고리즘 때문에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 알고리즘은 하나의 화소가 하나의 빛을 표현하지 않고, 인접한 몇 개의 화소를 모아서 하나의 화소처럼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8K TV는 4개의 화소를 하나의 화소처럼 덩어리째로 구동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이 방식은 일반적인 8K TV처럼 화소 하나하나가 각각 필요한 색을 표현하지 않고, 4개의 화소가 모여서 하나의 색을 표현하기 때문에 화질의 섬세함이 떨어지고 화질 저하가 발생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가로 7,680개 세로 4,320개의 화소를 가지고 있는 8K TV는 약 3,300만 개의 화소 하나 하나가 각각 색을 표현하게 되는데, 4개의 화소를 묶어서 하나의 색을 표현하면 3,300만 개를 4로 나눈 약 830만개의 화소가 색을 표현하는 것 같은 효과가 나오는 것입니다. 이는 가로 3,840개, 세로 2,160개의 화소로 총 화소 수가 약 830만개인 4K TV와 같은 수준인데요.

물론 TV에서 보여지는 영상 콘텐츠마다 모기장 현상은 나타날 수도, 안 나타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마치 3,300만 개가 아닌 830만개의 화소가 색을 표현하는 것 같은, 때로는 모기장 같은 격자무늬까지 나타나는 TV를 8K TV라고 정의해도 괜찮을까요?

제대로 된 8K TV를 고르는 가장 쉬운 방법은 ICDM가 정의한 8K 해상도 충족 기준을 만족하는 제품을 고르는 것입니다. 물론 화질선명도가 높을수록 좋은 건 두말하면 잔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