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서 지난 2월 에너지관리공단과 공동으로 기획한 “대체 에너지 특집” 편을 본 적이 있는가. “우리는 에너지 없이 살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던지며 물레방아를 돌려 전기를 생성하고, 태양열을 이용해 음식을 조리하고, 자전거를 여러 대 이어 석유 없이 버스를 움직이는 ‘인간 동력 버스’까지 출현한 웃지 못할 도전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사람들은 생각했을 것이다. 우리는 전기 에너지 없이 살 수 있는가? 냉난방과 운송은 다른 에너지원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하지만, 컴퓨터와 통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인류가 전기를 사용한 지 백 년 남짓이지만, 우리 주변에 전기 없이 돌아가는 것을 찾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석유를 시추하는 비용은 점점 많이 들고, 우리의 인생이 끝날 때는 아니지만, 우리의 아이들이 살아야 하는 시기에는 천연자원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모든 자원이 마찬가지지만, 조금 남을 때는 아무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에너지 자원은 조금이라도 모자라면, 그때는 가격이 천정부지가 될 것이다.

태양 에너지가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불과 수년 전 휴대폰에 30만 화소 카메라가 장착되어 나왔을 때, 그것이 지금과 같이 메가트렌드가 될 줄은 아무도 예상 못했지만 지금 주변에 카메라가 달려있지 않은 휴대폰은 없을 정도다. 변화란 정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다가온다.
사실 발전 장치로서의 태양전지는 어떻게 보면 조악한 수준이다. 1.6m2의 모듈에서 생산되는 전기가 230W 수준이다. 보통 가정에 설치하는 용량이 3kW이며 하루 평균 4시간 정도 최대용량으로 발전한다고 보면 12kWh 정도 발전한다. 이 정도면 대부분의 전력장치를 돌릴 수는 있지만, 에어컨을 가동하기에는 벅차다. 반면에 풍력발전 하나가 작아도 수백kW수준이며 30MW 수준에 이르는 것도 많다. 처음 태양광 관련 연구를 할 때 너무 미미한 발전 효과, 발전량 대비 너무 비싼 초기 설치비를 보고 왜 이런 연구를 하는걸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풍력 발전과 옥수수 이미지
대체 에너지 중 하나인 풍력 발전과 옥수수 등의 식물의 부산물을 통한 바이오매스

하지만, 요즘 생각해보면 딱히 태양 에너지 외에는 답이 없어 보인다. 다른 신재생에너지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보면 뭐라 반박하겠지만, 풍력 발전은 밤마다 윙윙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100미터짜리 철제 프로펠러가 우리동네 뒷산에서 돌고 있는 것은 공포에 가까울 것이다. 바람이 경제성 있게 불어주는 곳도 드물고, 그 높은 곳에 있는 것이 고장 나면 어떻게 수리할 것인가? 동식물의 부산물을 태워서 얻는 바이오매스란 발전은 모두가 혐오하는 동물의 부산물을 어떻게 태울 것이며, 식물의 부산물(폐목재)은 어떻게 무한정 구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LPG 충전소만 해도 수백 기압짜리 수소저장소가 동네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동네 부녀회장의 심기를 심하게 자극할 것이 분명하다.

한국의 태양에너지 산업의 미래는?

태양광 발전소
LG솔라에너지가 충남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 일대 약 30만㎡ 대지에 설립한 태양광발전소.

태양전지사업은 아직 정부지원금 없이는 경제성이 나오지 않는다.(역설적으로 말하면 정부지원금을 받으면 경제성이 나오기 때문에 투자를 하는 기업이 많다.) 그러나 불과 10년 남짓 되는 동안 대략 20%정도 효율이 상승하였다. 가격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태양광 발전단가와 기존 전기가격이 같아지는 시기인 grid-parity가 수 년내로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지원금이 없어도 가장 싸기 때문에 태양전지를 설치하는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2008년은 우리나라 태양전지 산업에 있어서 대폭발의 해라고 할 만하다. 많은 기업이 사업 검토를 마치고 본격 사업에 착수한 해였으며, 기존의 업체들도 사업 확장을 선언하면서 국내 기업의 생산 시설목표가 1GW이상으로 국내 설치 시장의 규모를 훌쩍 넘어섰다.

사실 국내 태양에너지 사업은 국내의 내수 시장을 목표로 하는 사업은 아니다. 한국이 미국 일본을 따라잡고,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며 1등을 하는 분야 중 하나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이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태양에너지 전시회에 가보면, 한국 제품의 위상이란 중국보다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태양전지 대부분이 25년 출력을 보장하는 제품이므로, 당장 경제성도 중요하지만, 장기간의 신뢰성 역시 매우 중요하다. 그 점은 궁극적으로 우리가 중국을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며, 실력과 데이터가 쌓인다면 독일, 일본도 도전해 볼만한 점이다. 매우 숙달된 인력과 고도의 품질관리 경험과 노하우, 국내 산업의 수직계열화, 뛰어난 원가 절감 능력 등이 우리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우리 생활에 더욱 파고들 태양 에너지 제품

에코 휴대폰 이미지
지난 2월 MWC 2009 전시회에서 공개한 태양광 충전이 가능한 에코 프렌들리 휴대폰

LG전자의 핵심 역량은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하고 판매하는데 있다. 직사각형의 멋 없는 태양광 모듈은 아직 감성과 고객 인사이트(Customer Insight)를 반영할 구석이 별로 보이는 낯선 제품이다. 그러나 나는 태양전지가 지금은 부품의 형태로 판매되지만, 언젠가는 하나의 장치로 판매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지능화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발전에만 머물지 않고, 실제 어플리케이션(application)과 결합한 형태의 제품, 예를 들어 TV나 휴대폰의 충전기, 조명, 시계, 장남감, 자동차 등의 분야로 진화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 모든 역량을 갖춘 전 세계 태양전지 회사가 몇이나 있는가? 단언컨대 미래가 그렇게 진화한다면, 우리가 가장 높은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LG전자는 올 초 1단계로 240MW 규모의 셀-모듈 공장 건설을 천명하였다. 정말 오래 고민하고 내린 결론이라 시기적으로 많이 늦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늦었지만 확실한 한 걸음을 걷고 현명한 방향으로 내디뎠다고 믿는다. 우리보다 늦은 기업보다는 빠르며, 우리보다 먼저 간 기업들보다는 현명하게 투자했다고 생각한다.

인류의 미래를 위한 현명한 답, 태양 에너지
꼭 전쟁이 나야만 영화 <터미네이터2>에 나오는 그런 암울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컴퓨터가 멈춰 서고 컴퓨터로 제어되는 수많은 교통망이 멈춰서고, 가족과의 통화는 안된다면 그것이 “심판의 날”과 다름 아니다. 사실 이런 가정은 상당히 과장된 점이 있다. 그러나 우리의 인내심은 한 시간의 정전도 참지 못하는 수준이다.

나는 어릴 때 오일쇼크를 경험했다. 그 후로 나는 평생 에너지를 아껴야 한다는 잠재의식을 갖게 되었다. 전등 하나 켜놓은 것을 뒤늦게 발견하고 느끼는 “죄책감”이란…
내가 생각하는 태양전지의 미래는 Casual Energy, Affordable Energy라고 생각한다.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 ‘우리의 환경을 얼마나 파괴하며, 우리의 행복을 얼마나 침해받아야 하는가?’, 그리고 ‘얼마나 쉽게 어떤 환경에서라도 전기를 얻어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가?’, 그리고 ‘얼마나 싸게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바닷물을 한 바가지 퍼 쓰는 것에 죄책감을 안 느끼듯이 우리를 에너지의 “죄책감”에서 해결해 줄 해답은- 인류의 미래에 더 나은 해답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현재는 태양광이 가장 현명한 해답일 듯하다.

Writer

윤주환 수석연구원(zval)
은 KAIST에서 재료공학으로 박사를 취득하고, 2000년 입사하여 초전도박막, 가전용 기능성 재료, 센서를 연구하다가, 2007년 태양전지 연구프로젝트를 이끌다가 2009년부터 솔라셀 사업팀 상품기획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