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히트작인 블랙라벨 시리즈 초콜릿폰, 샤인폰을 비롯해 프라다폰과 쿠키폰, 아레나폰에 최근에는 크리스털 폰까지. 그리고 드럼(Direct Drive) 세탁기와 스칼렛 TV 등 LG의 혁신적인 디자인과 성능의 제품이 유럽 국가 중 항상 영국에서 가장 먼저 출시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세요? 아니면 새로운 제품들에 대한 영국인들의 관심이 전 세계 LG 브랜드와 제품 인지도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은요? 아마 어렴풋이 들어는 보셨어도 그 이유나 배경에 대해서는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피카디리 광장의 LG 광고판


근,현대 산업의 상징, 영국
안녕하세요. 저는 LG전자 영국법인 마케팅 부서에 근무하는 조상준입니다. 오늘은 제가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영국과 신제품 출시의 므흣한 관계에 대해 설명해 드릴까 합니다.


영국은 일 년 내내 흐리고 비도 자주 내리는 궂은 날씨인데다, 먹을 것 하나도 세계에 자랑스럽게 내놓을 것이 없는 나라입니다. 물살도 약해서 샤워하는 것도 힘든(ㅠㅠ) 이 나라에 왜 최신 제품들이 다른 나라보다 일찍 출시되고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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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산업 혁명의 발생지로, 대부분의 산업에서 선구자와 같은 역할을 해 왔습니다. 근래에 휴대 전화 네트워크(Mobile Phone Network)만 하더라도 전 세계 80퍼센트가 사용하는 GSM을 기반으로 한 보다폰(Vodafone), O2, T-모바일, 오렌지 등이 초기 비즈니스 기반을 구축한 곳도 영국이었죠. 물론 지금은 예전 자동차 산업의 개척자였던 재규어나 롤스로이스 등이 외국에 매각되었고, 모바일 관련 업체들도 외국 M&A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만, 세계적으로 공인받는 산업의 창조지, 영국에서 신제품을 가장 먼저 출시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세계로 전파가 빠른 유럽의 유일한 영어권 국가
LG 휴대폰으로 셀카 찍는 영국인영국이 산업에서 가지는 상징성 외에도 몇 가지 마케팅 차원에서의 이유도 있습니다. 영국은 유럽에서 유일한 영어권 국가지만 전 세계 고객들에게 가장 광범위한 제 2외국어가 영어이므로 많은 기업이 유럽의 전략적인 핵심 본부를 영국에 두려고 합니다. 영어권이라 신제품 론칭 시 뉴스가 타국에 전해지는 속도도 꽤 빠른 편이고요. 무엇보다 영국인들은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이 여느 국민보다 높고 그에 대한 평가도 가장 빠른 편입니다. LG전자도 이러한 이유로 2007년 초, 네덜란드에 있던 유럽 본부를 영국으로 이전했고, 2008년 초에는 이탈리아에 있던 유럽디자인센터도 런던의 중심부인 코벤트 가든(Covent Garden) 근처로 이전하였습니다.

관련 글: 2009/03/30 – [The Global] – 창조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유럽 디자인센터


영국인은 짜고 돈을 잘 안 쓴다?
많은 분이 영국은 물가가 비싸, 정작 소비에는 인색할 것으로 생각하는데요. 오히려 높은 물가 때문에 기업과 정부는 다양한 판매 촉진책을 내놓습니다. 가령 슈퍼에서 물건을 살 때도 하나 사면 하나 공짜(buy one get one free) 같은 프로모션이 자주 있고, 전자 제품이나 생활용품 구매 시에도 대부분 이자 없이 1~2년 분할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무선 단말기(mobile phone)의 경우엔 특정 통신사와 일정 기간 계약 시 월 기본료(monthly tariff)에 따라 새로운 단말기로 쉽게 교체 가능합니다. 선불(pre-paid) 단말기도 구매가 쉬워 소비자가 신제품을 접할 기회가 많은 편입니다. 구매 의지만 있다면 어떤 제품이든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인 셈이죠.


헤롯 백화점에 펄럭이는 태극기
헷롯 백화점에 펄럭이는 태극기LG전자 영국 법인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지엽적인 마케팅 활동보다는 세계 곳곳에 LG 브랜드와 제품을 알릴 수 있는 랜드마크 위주의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런던에 오면 한번씩은 가게 되는 피카디리 광장(Piccadilly Circus)에 2007년 LED 전광판을 설치, 신제품에 대한 메시지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동영상을 24시간 내보내고 있고, 100년이 넘는 헤롯 백화점에 LG Lounge라는 전시관 겸 매장을 운영하고, 한 해에 두 번씩 LG 제품을 백화점 윈도우에 전시하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일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것은 헤롯 백화점 옥상에 태극기가 걸린 일입니다. 헤로즈백화점 옥상에는 여러 국가의 국기들이 걸려 있는데, 워낙 보수적인 곳이라 그동안 우리나라의 국기는 빠져 있었죠. 그런데 LG의 지속적인 로비와 브랜드 영향력으로 대한민국 국기를 달게 되었습니다. 한국인으로, LG 인으로 가슴 벅찬 순간이었죠.


버밍햄 최대 공연장 NEC 속 LG 아레나 공연장
프리미어 리그 경기 모습과 LG 아레나 공연장 모습이 밖에도 전 세계 200여 개국, 5억 이상의 인구가 시청을 하는 프리미어 리그 중 런던이 거점인 풀럼 (Fulham)의 메인 스폰서 활동을 하고 있고, 영국의 제2의 도시인 버밍햄의 최대 문화/전시 공연장인 NEC(National Exhibition Centre)의 주공연장에 LG 아레나(Arena)라는 네임 스폰서를 하고 있습니다. (유명 가수들이나 대중적인 행사에 사용되는 공연장으로 마이클 잭슨이 살아 있었으면 내년쯤에는 여기서 공연을 할 가능성도 있었다고 하네요. ㅜ.ㅠ) 지난 2008년 가을부터 LG 아레나라는 이름이 사용되고 있는 이 공연장은 현재 리모델링 중인데요. 기존의 틀에 박힌(?) 공연장에서 탈피한 새로운 21세기 디자인으로 올해 9월 선보일 예정입니다. LG에서는 지난 2006년 액션 스포츠 (Action Sports) 영국 투어를 스폰서 하였던 장소이기도 하죠.

“자네, LG에서 근무하지?”

피카디리 광장의 LG LED 스크린오늘 아침 출근하려는 데 옆집 영국 할아버지가 신발도 안 신고 나오더니 “자네, LG에서 근무하지? 좀 전에 뉴스에서 LG가 9억 달러 순익을 냈다는데 정말이냐?”고 묻는 거에요. “그렇다.”고 하니 “왜 맨날 늦게 퇴근하는지 이해된다.”면서 “대단한 성과를 냈다.”고 칭찬을 막 하시는 거에요. 4년 전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세탁기 만드는 회사 아닌가” 하는 정도였는데, 그랬던 분들이 이런 뉴스를 보면서 LG를 기억해 주시니, 제 마음이 어찌나 훈훈해졌는지요.

앞으로도 지속적인 브랜드, 제품 인지도 향상을 위해 유럽의 허브인 영국에서 LG를 알리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해 나갈게요. 그리고 재미있는, 기억에 남을 만한 에피소드가 생기면 또 연락 드리죠.


Writer

조상준 과장은 LG전자 영국 법인에서 피카디리 서커스 등 LG전자 마케팅 자산을 관리하는 등
브랜드 마케팅 관련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