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7월초면 유럽의 전자 업체들 사이에서는 희비가 엇갈립니다. ‘EISA(European Image & Sound Association; 유럽영상음향협회) 어워드’의 수상 기업과 수상 제품이 발표되기 때문이죠. 유럽 외의 지역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유럽 소비자들에게 ‘EISA 어워드’는 소위 ‘전자 업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릴 정도로 그 위상이 높습니다. 제품 구매 기준이 무척이나 까다로운 유럽의 소비자들에게 EISA 수상 제품은 하나의 보증서와 같은 역할을 해 주기 때문이죠.

자, 그럼 우리에게는 아직 낯선 ‘EISA’, 그리고 올해 그 EISA 어워드를 품에 안기까지 LG전자가 흘린 땀방울과 그 결실인 완소 제품들을 한번 만나 보시죠.

EISA – 매출과 브랜드 이미지 증대 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EISA는 유럽 19개국의 50개 AV전문지 편집장들이 참여해 결성한 협회로, Hi-Fi News(영국), Hi-Fi Test TV Video (독일), Audio Review(이태리) 등 각국의 AV 전문지들이 이 협회의 회원사죠. 다른 지역에 비해 유럽에서는 전통적으로 인쇄매체의 영향력이 크고, 특히 분야별 전문지(Trade magazine)의 위상이 높다고는 하지만, EISA라는 협회의 출범을 통해 이들 전문지들은 개별 잡지가 누릴 수 없는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습니다.


EISA 협회 단체 사진
1982년에 출범했으니 올해로 27년을 맞은 셈인데, 이 기간 동안 유럽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정 받은 권위는, EISA 어워드를 유럽 전자업체들이 동경하는 최고 권위의 기술상으로 끌어 올려놓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단 EISA를 수상했다는 로고 하나만으로 수상 제품은 유럽 소비자들의 눈길을 받게 되고, 덕분에 유통업체들과의 리스팅 협상에서도 일단 점수를 따고 들어가게 되죠. 한마디로 매출도 높이고 브랜드 신뢰도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니, 해마다 이 맘 때면 업체들마다 EISA 수상 소식에 일희일비하게 되는 것도 당연한 일일 겁니다.


까다로운 유럽 소비자, 어워드 마케팅으로 유혹하라


유럽 소비자, 특히 그 가운데에서도 스웨덴,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등 북부 유럽의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선택하는 데 있어 까다롭기로 유명합니다. 신뢰도가 높지 않은 브랜드는 선택 받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은, 내로라 하는 유럽의 전통 전자업체들에 비해 시장 진출이 늦은 한국의 전자업체들에게는 어찌 보면 불리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다른 시각으로 보면 오히려 희소식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브랜드와 품질에 대한 신뢰도만 높일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브랜드 충성도를 높일 수 있고 이는 고스란히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수단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죠.


실제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부 유럽의 소비자들은 단순히 브랜드 명성에 의존해 제품을 구매하기보다는 제품의 품질을 꼼꼼하게 따져 보고 나서야 구매를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같은 성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북부 유럽에서의 전문지의 영향력입니다. 자기 돈을 주고 전문지를 정기적으로 구독하는 것을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하기가 어려울지 몰라도 실제로 대다수의 유럽 소비자들은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의 전문지를 사서 제품 리뷰 지면을 꼼꼼히 확인하고 제품 간의 특장점을 일일이 밑줄을 쳐 가며 비교합니다.


그 결과, 품질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은 제품은 제 아무리 시장 1위 브랜드의 제품이라고 할지라도 철저히 외면을 받게 되죠. 그만큼 유럽의 소비자들은 냉정하며, 그로 인해 제품의 품질을 평가하여 Rating을 주는 전문지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EISA 어워드는 이 분야에서 가장 인정을 받는 상이니 그 영향력은 짐작이 가시겠죠?


매 순간 피말리는 EISA 프로젝트, 수상의 기쁨도 두배


EISA의 역사는 오래 됐지만, LG전자는 유럽지역본부가 설립된 이듬해인 지난 2005년부터 EISA 어워드에 제품을 출품하기 시작했습니다. EISA(European Image & Sound Association; 유럽영상음향협회)라는 이름이 말해주듯이, EISA 어워드는 비디오, 오디오 & 홈씨어터, 모바일, 포토, In-car electronics, Green 등 모두 6개 분야에서 수상 제품을 선정합니다.


아레나폰과 블루레이 플레이어 제품 사진블루레이 홈씨어터와 LCD TV 제품 사진
매년 한번씩 선정되는 이 상을 수상하기 위해 각 기업들은 1년 내내 온갖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죠. LG전자도 2005년 첫 출품 이후부터 매년 R&D, 마케팅, PBL, 상품기획, 판매 법인 등이 한 팀이 되어 수상을 위한 경쟁에 뛰어 들었습니다. LG전자는 출품을 시작한 이듬해에 3개 제품이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3개 이상의 수상 제품을 배출해 왔는데, 올해는 무려 4개의 제품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그만큼 IT 코리아의 파워가 전자업체의 최대 각축장인 유럽에서도 인정받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죠.

보통 매년 1월에 그 해의 출품 제품을 분야별로 EISA 측에 통보하고, 3월경부터는 출품 제품의 샘플을 각 국의 EISA 패널 기자들에게 발송해 패널들이 직접 제품을 테스트하게 합니다. 그리고, 5월이면 모든 기업이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EISA 패널들 앞에서 자사의 출품 제품을 전시하고 소개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언뜻 듣기에는 심플한 프로세스 같지만, 제품 선정에서부터 샘플 발송, 제품 USP 프리젠테이션까지 EISA 프로젝트에 참여한 인원들에게는 매 순간이 피 말리는 작업들이죠.
 LCD TV 취재 모습ELSA 준비 멤버들 사진
이 과정까지 모두 마치고 7월초면 최종 수상 결과가 개별 기업에게 통보되고, 매년 8월 15일부터 각 기업은 수상 사실을 대외적으로 발표하고 어워드를 활용한 각종 마케팅 활동을 시작할 수 있게 됩니다. EISA 측에서 수상 기업들에게 7월초부터 8월 중순까지 마케팅 프로그램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죠. 


수상의 기쁨도 잠시. 수상 제품을 유럽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하기 위한 활동을 기획하고 실행하고, 그러다 보면 또 새로운 해를 맞게 되고 EISA 프로젝트의 기나긴 여정은 또 다시 시작됩니다. 자, 그럼 저는 까다로운 유럽 소비자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해 다시 마케팅 전선으로 물러갑니다. 다음에 다시 만나요~ 


Writer(guest)

이한승 차장은 1995년에 LG전자에 입사해 2004년까지 한국에서 홍보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담당하다 2005년 유럽지역본부로 이동했다. 잘 나가는 기업이 가장 탁월한 외교관이라는 사실을 몸소 실감하며, 현재 영국에서 유럽 지역의 브랜드 마케팅 업무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