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벌써 10년이 넘은 이야기지만 난 대학 시절부터 영화 감독이 되고 싶었다. 시시한 다큐멘터리도 만들어 봤고 작은 영화사에서 일도 해봤다. 돈을 벌지 않아도, 좋아하는 일만 해도 좋었으니 나름 행복한 시절이었다. 대학 졸업이 다가오면서 현실적인 문제가 생겼다. 연봉 100만원(월급이 아니라 연봉임. 그건 지금도 아마 크게 다르지 않을 거다.)을 받고 영화 일을 하기에는 내 머리가 너무 무거웠던 거 같다.

그래서 나는 적절한 타협점을 찾았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대학시절 수강했던 광고와 마케팅 수업 때문인지 광고 회사라는 곳을 꽤 자유롭고 매력적인 곳으로 생각했다. 그러다 우연히 첫 직장을 광고 대행사의 AE로 시작하게 됐고, 그 인연 덕분에 지금은 LG전자에서 글로벌 광고 업무를 하고 있다.

 


2002년 깐느 광고제 그랑프리 수상작 – Levi’s의 광고 ‘오디세이’ 

 

30초에 마음을 사로잡는 기술 – 광고
리바이스의 ‘오디세이’는 내가 광고업계로 발을 내딛고 나서 인상적으로 본 광고다. 영국에 있는 글로벌 광고대행사인 BBH(Bartle Bogle Hegarty)에서 제작한 광고로 사회적인 억압과 구속을 의미하는 “벽”을 뚫고 나가 중력까지 무시하여 뛰어나가는 젊은 남녀를 통해 ‘젊음’과 ‘자유’라는 메시지를 리바이스 청바지의 브랜드와 훌륭하게 연결해 표현하고 있다.

영상이나 음악 등 전체적인 느낌도 좋지만 디테일이 매우 훌륭하다. 특히 벽을 뚫고 나갈 때 여성의 얼굴을 자세히 보다 보면 이렇게 리얼하고 처절하게 무언가를 갈구하며 울부짖는 여성의 얼굴은 어느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본 적이 없다. LG전자도 얼마 전 이 광고를 제작한 BBH와 LG전자의 글로벌 광고물을 제작할 기회가 있었는데 다음 글에서 그 광고 제작에 숨은 이야기도 풀어보려고 한다.

요즘 들어 느끼는 것이 인생이라는 게 항상 생각대로 착착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는 거다. 내겐 해마다 캘린더를 펼쳐 놓고 계획을 세우는 것조차 매우 불편하고 어색했는데, 내 삶을 돌이켜보면 항상 준비하는 자세로 기다리다가 기회가 왔을 때 잘 포착하는 게 더 중요했던 것 같다. 결정적 순간에 개처럼 달려든다고 할까? 간혹 드는 생각인데 ‘시마과장‘의 시마처럼 사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사실 이  만화는 내 인생의 지침서다.)

앞으로 이 블로그에서 ‘브랜드’와 관련한 나의 포스팅도 정해진 틀이나 주제 내에서 계획적으로 글을 쓰기보다는 큰 범주 내에서 적절한 주제를, 적절한 시기에 찾아내 공유하고 소통해 나갈 생각이다.
좁게 보자면 스타일리시한 광고의 제작에 얽힌 이야기, 넓게 보자면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실제 광고 촬영의 순간에서부터 그 광고가 어떻게, 왜 나오게 되었는지, 글로벌 광고는 국내 광고와 어떻게 다른지, 어떤 광고가 좋은 광고인지 등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물론 내가 사랑하는 영화와 게임 이야기도 함께 가미될 것이다.

 

나는 90년대에 천리안의 ‘영화 동호회’에서 활발히 활동을 했었는데 당시 영화 관련 평들을 꽤 많이 올리고, 회원들과 밤새 대화방에서 떠들며 영화에 대해 토론하고 밤을 새가며 영퀴(영화퀴즈)를 했다. 일요일 아침 명보극장에서 번개 조조 영화모임을 하곤 했던 순수하고 호기심 많은 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아 많이 떨리고 흥분이 되기도 한다. 블로그에 글을 쓴다는 것이 회사의 공식적인 ‘업무’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10년 전의 추억 때문인지 좀 더 설레고 떨리는 10년 만의 외출 같은, 그런 느낌이다.

지금은 회사의 기업 블로그라는 공간에서 글을 올리게 되었지만 일방적으로 내 생각을 말하기보다 방문자들과 즐겁고 재미있는 대화가 되기를 바란다. 나 같은 PC통신 세대가 커뮤니티 안에서 새로운 경험을 공유했듯이 블로그를 통해 나 자신의 부족함이 드러나더라도 재미있고 공감이 가는 이야기들로 서로가 즐겁게 소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선, LG전자의 새로운 글로벌 광고 캠페인을 맛보기로 보시기바란다.

 


LG전자 글로벌 광고 – Steam Direct Drive Washer

* 이 동영상은 음성을 제공하지 않음

 

! 잠깐 소개
LG전자는 최근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스타일리시 디자인(Stylish Design)과 스마트 테크놀로지(Smart Technology)의 완벽한 조화를 통해 고객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새로운 BI(Brand Identity)에 기반한 인쇄광고, TV광고, 인터넷 광고와 마이크로사이트 등 온-오프라인 매체를 아우르는 다양한 광고를 선보이는 공격적인 ‘통합 글로벌 광고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더 많은 광고는 LGE.COM을 참고.

 

Writer

김태민 과장(탬)
은 Global Brand Communication그룹에서 글로벌 브랜드 광고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기업의 브랜드 아이덴터티와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영화와 문화에 관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