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에서 올해 가장 유행한 핫 키워드가 바로 ‘고객 인사이트’다. 고객 인사이트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알아내 제품에 반영하여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필요로 하긴 하지만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마음 속 깊은 곳의 요구’까지도 반영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고객 인사이트라 할 수 있다. 고객 인사이트를 반영하는 여러 분야 중에서 오늘은 제가 담당하는 매장 디자인 분야의 고객 인사이트가 어떻게 구체화되고 반영되는지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

고객은 언제나 떠날 준비를 한다

매장의 고객접점 이미지근사한 분위기의 레스토랑. 직원들의 서비스도 흠잡을 데 없고 음식의 맛도 수준급이다. 식사를 하는 내내 마음이 유쾌한 것은 물론 함께 온 친구들과 다음에 또 오자는 약속까지 잡는다. 그런데, 후식으로 내온 커피잔에 다른 여성의 것으로 추측되는 립스틱 자국이 묻어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면? 이것으로 상황은 종료된다. 지금까지 이 레스토랑에 대한 좋은 감정들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오직 나에게 이 레스토랑은 한 마디로 정의된다. “불결한 식당!”

아주 극단적인 설명이지만, 이것이 바로 고객과 만나는 모든 순간 순간(MOT : Moment of truth)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다. ‘고객은 언제나 떠날 준비를 한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고객과의 만남에 있어 어느 한 순간도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없다. 지금 LG전자에서는 MOT라는 말이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으며, 특히 많은 서비스가 총체적으로 이루어지는 매장 디자인(in-store design)에 있어서는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眞心’을 알기 위한 노력
다른 문화와 환경을 가지고 있는 해외 각 지역의 경우에는 고객 인사이트를 파악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한국인이 느끼는 정서와 많은 부분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일단 모든 것을 내가 아닌 고객의 입장에서, 전혀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매장에서의 고객 인사이트를 파악하는 데 몇 가지 방법이 있다. 고객과의 심층 면담(in-depth interview), 매장 내 많은 경험을 지니고 있는 점원들과의 인터뷰, 또 고객이 매장에 들어서면서부터 구매할 때까지 계속 따라다니며 모든 패턴을 그대로 기록, 분석하는 쉐도우 쇼핑(Shadow Shopping), 고객(조사 참가자들)에게 특수 장비가 부착된 안경을 착용케 하여 그들의 시선 흐름을 파악하여 고객의 눈길이 어디로 향하는지, 어느 부분에서 오래 머무는지를 파악하는 아이 트래킹(eye-tracking) 기법 등 고객의 숨은 니즈를 알기 위해 동원되는 방법은 실로 다양하다.

인터뷰하며 분석하는 사진
(좌측부터) in-depth interview, Shadow Shopping, eye-tracking 분석 data

숨겨진 니즈, 앉기 편한 부스를 만들어라!
최근 우리는 인도네시아 휴대폰 매장 디자인을 위하여 고객 심층 면담과 쉐도우 쇼핑 등을 통해 ‘의미 있는 고객 요구’를 발견할 수 있었다. 가령, 인도네시아의 고객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반드시 사전에 가격을 흥정하곤 하는데, 이 때문에 부스에서도 상담을 하는 데 시간을 꽤 많이 소요하는 편이었다.

이는 실제 휴대폰 구매와 직접적인 상관 관계는 없었지만, 우리는 여기서 숨은 니즈를 발견하게 되었고, 그것이 바로 ‘앉기 편한 부스’였다. 고객이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에서 나가는 순간까지 그들이 요구는 알게 모르게 발견되었고, 그 결정적 순간들이 쌓여 브랜드는 고객에게 ‘하나의 이미지’로 기억될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앞서 설명한 레스토랑 사례처럼 어느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것이다.

매장 부스 사진
인도네시아 Multi brand shop의 Booth design, Before & After

너무나 당연한, 그래서 또 너무나 중요한 이 순간순간에서의 고객 인사이트 발견을 위하여 나는 또 한번 어깨 위의 묵직함을 느끼며 열심히 MOT Cycle 차트[footnote]MOT Cycle Chart는 고객이 경험하는 MOT(Moment of truth)를 원형 차트의 1시 방향에서 시작하여 순서대로 기입하는 것으로 고객의 입장에서 무엇이 중요한 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고객 서비스의 어떤 부분에서 잘못될 수 있는지 미리 파악하고 대비하는데 유용하다. [/footnote]를 들여다 본다. 어느 한 순간도 놓치지 않기 위해!

주연옥 사진Writer(guest)

주연옥은 디자인경영센터 CED 디자인실에서 In-store communication design을 담당하고 있으며, 고객과 직접 소통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디자인한다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며 작업하고 있다.